미인에게 - 하루에 한 번은 당신 생각이 나길
임유나 지음 / 하모니북 / 2021년 2월
평점 :
절판


이 책의 제목을 보며 다른 누군가를 떠올린다. 자신을 '미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하지만 책을 펼쳐들면 멀리 있는 누군가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 책의 저자는 말한다. '세상의 모든 이의 얼굴은 아름답다 생각한다. 세상 모든 이는 미인이라 생각한다'라고 말이다. 이 책을 펼쳐들면 이런 말이 있다.

책이 주인을 제대로 만났네요.

이 책은 미인(美人), 당신을 위한 책이니까. (책 속에서)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궁금해서 이 책 『미인에게』를 읽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 책에는 4장에 걸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이별 통보, 미인에게, 초겨울의 골목은 어둡다, 눈물은 얼마입니까, 사춘기 블루스, 잔향, 나쁜 길, 계절 앓이, 연애편지, 달을 믿어, 눈의 동경, 마음 편식, 그리움은 비를 타고, 촛불 인연, 당신의 손길이 닿은 자리에 꽃이 피어났다, 욕심 등의 제목으로 이야기를 펼쳐내는 에세이다.



「미인에게」라는 제목의 글을 보면 저자의 마음이 짐작된다. 어린 시절 언니와 함께 다니면 항상 사람들의 시선은 언니의 예쁜 얼굴로 향했다는 것이다. "너 정말 예쁘게 생겼구나! 이목구비가 어쩜 그렇게 또렷하니?" 언니가 듣는 말이다. 그 옆에 있던 동생인 저자에게는 "동생? 그런데 언니랑 안 닮았네?"라고 했다는 것이다. 형제자매가 있는 집 아이들은 당연스레 비교당하면서 커나간다. 언니의 입장에서는 자신이 어쩔 수 없는 부분에서 비교하는 어른들 때문에 동생에게 미안한 마음이었을 것이고, 동생 입장에서는 그런 상황마다 열등감을 키워나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어른들이 나빴다. 그렇게 대놓고 외모 비교를 하면 상처받을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 것인가? 그 이야기를 들은 아이들은 난감하고 둘 다 상처가 될 것일 텐데 말이다. 세상살이 참 어렵다. 아무렇지도 않은 말에 누군가는 마음에 상처를 품으며 살아가는 것이다. 이 책을 읽다 보니 전형적인 미의 기준을 벗어나 있는, 그대로의 존재 하나하나에 의미를 두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믿음'이라는 단어는 아이러니하게도

세상에서 가장 '못 미더운' 단어라고.

그래서 나는 저 달조차도 못 믿는

순수하지 못한 사람이 되었나 봐.

그런데

나는 왜 몰랐을까.

내가 달을 믿지 못하고

거짓 소원을 빌었듯이.

사람들을 의심할수록 나도 점점

거짓으로 그들을 대했다는 걸.

그렇게 결국

나조차도 나를 믿지 못하는

거짓말쟁이가 되었다는 걸. (100쪽)

이 책은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적막한 시간에 읽어보기를 권한다. 별 기대 없이 펼쳐들기 바란다. '미인'이 남 이야기라고만 생각했다면 이 책을 읽어나가며 '미'의 기준을 다시 세워보기도 하고, 지난날 어느 순간의 내 마음을 다독이는 시간을 보내기도 할 것이다. 문득 나도 잘 몰랐던 내 마음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미처 인식하지 못했던 생각도, 스쳐 지나가버린 바람 같은 생각도, 잘 다듬고 어루만져 만들어낸 조각 같은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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