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캉탱은 구토를 인식하고 체험하며 그 영역이 확장된다. 이렇게까지 생각을 이어간다는 것이 언제나 이해되지는 않는다. 어쩌면 지금, 새벽 시간에 어떤 방해도 받지 않으며 존재에 대해 사색하는 시간에 이해의 문이 열리는지도 모르겠다.
조금 전에 나는 공원에 있었다. 마로니에 나무의 뿌리가 내가 앉은 벤치 바로 아래의 땅에 박혀들고 있었다. 나는 이것이 뿌리라는 사실이 더 이상 생각나지 않았다. 말들은 사라져버렸고, 그것들과 함께 사물들의 의미와 사물들의 사용법, 또 사물들의 표면에 인간이 그어놓은 희미한 표지들도 사라져버렸다. 나는 너무나 생경하고 공포스러운 이 검고 울룩불룩한 덩어리 앞에 머리를 숙이고 약간 구부정하게 앉아 있었다. 그러다가 퍼뜩, 모든 게 분명해진 것이다.
나는 숨이 멎었다. 지난 며칠 동안의 일들이 있기 전에는, 나는 '존재한다'라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전혀 몰랐다. 난 다른 사람들 같았다. 봄옷을 입고 해변을 산책하는 사람들과 다를 바가 없었다. 나는 그들처럼 "바다는 녹색이야"라고 말했다. 또 "저 위에 있는 하얀 점은 갈매기야"라고 말했지만, 그것이 존재함을, 갈매기는 '존재하는 갈매기'라는 사실을 느끼지 못했으니, 평소에 존재는 숨어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여기에 있다. 우리 주위에, 우리 안에 있고, 그것은 바로 우리다. 우리는 무슨 말을 하든 항상 그것에 대해 얘기하지만, 그것에 접촉하지는 못한다. 나는 그것에 대해 생각한다고 믿었지만, 장담하건대 난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았고, 내 머릿속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머릿속에 딱 하나가 있었다면, 그것은 바로 '…이다'라는 단어였다. (29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