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주로 책을 읽고 아주 가끔 영화를 본다. 극장에 간 지는 정말 오래되었다. 책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덮어버리면 되지만, 잘못 선택한 영화는 혹시나 나중에 재미있어질까 하는 마음과 시간과 비용을 투자했다는 것 때문에 꾸역꾸역 참고 다 보다가 그냥 다음에 영화 안 보는 걸로 결론을 내기도 한다. 그러면 나는 왜 영화를 보았던 것일까. 정성일 영화감독의 추천사에서 그 답을 얻었다.
누군가는 영화를 보고 펑펑 울겠지만 또 다른 누군가는 펑펑 울기 위해서 영화를 보러 간다. 같은 말이지만 누군가는 영화를 보고 깔깔대고 웃겠지만 또 다른 누군가는 깔깔대고 웃기 위해 영화를 보러 간다. 양국선은 우리에게 영화의 감정사용법 입문이라고 불러야 할 이상한 책을 썼다. 종종 이 영화에서 저 영화에로 자유자재로 건너뛰기 위해서 당신이 지금 준비해야 할 유일한 낙하산은 감정이라고 일러준다. (정성일 영화감독,영화평론가)
그러고 보니 요즘은 영화를 본지 한참 되었지만, 그래서 어떤 영화가 새로 나오고 있는지 어떤 영화가 명작인지에 대한 정보를 접해본 지도 오래되었지만, 그래도 내 마음은 늘 준비가 되어 있다. 영화를 보며 울고 웃을 준비 말이다. 어쨌든 시간 들여 영화를 고르고 실패하는 일보다는 이 책을 읽는 것을 선택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 책 『쿡언니의 방구석 극장』을 읽어보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