쿡언니의 방구석 극장
양국선 지음 / 지식과감성# / 2020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는 주로 책을 읽고 아주 가끔 영화를 본다. 극장에 간 지는 정말 오래되었다. 책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덮어버리면 되지만, 잘못 선택한 영화는 혹시나 나중에 재미있어질까 하는 마음과 시간과 비용을 투자했다는 것 때문에 꾸역꾸역 참고 다 보다가 그냥 다음에 영화 안 보는 걸로 결론을 내기도 한다. 그러면 나는 왜 영화를 보았던 것일까. 정성일 영화감독의 추천사에서 그 답을 얻었다.

누군가는 영화를 보고 펑펑 울겠지만 또 다른 누군가는 펑펑 울기 위해서 영화를 보러 간다. 같은 말이지만 누군가는 영화를 보고 깔깔대고 웃겠지만 또 다른 누군가는 깔깔대고 웃기 위해 영화를 보러 간다. 양국선은 우리에게 영화의 감정사용법 입문이라고 불러야 할 이상한 책을 썼다. 종종 이 영화에서 저 영화에로 자유자재로 건너뛰기 위해서 당신이 지금 준비해야 할 유일한 낙하산은 감정이라고 일러준다. (정성일 영화감독,영화평론가)

그러고 보니 요즘은 영화를 본지 한참 되었지만, 그래서 어떤 영화가 새로 나오고 있는지 어떤 영화가 명작인지에 대한 정보를 접해본 지도 오래되었지만, 그래도 내 마음은 늘 준비가 되어 있다. 영화를 보며 울고 웃을 준비 말이다. 어쨌든 시간 들여 영화를 고르고 실패하는 일보다는 이 책을 읽는 것을 선택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 책 『쿡언니의 방구석 극장』을 읽어보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양국선. 영화가 좋아서 영화관에서 일하고 영화를 공부하고 영화를 만들었다. 방송국과 문구회사, 서점, 화장품 브랜드 등 다양한 직종을 거쳐 얼마 전 '언니네 잡화점'이라는 감성 소품숍을 론칭했다. 좋아하는 영화를 함께 볼 수 있는 사람들과 오래 영화 이야기를 하고 싶어 이 책을 썼다.

이 책은 총 5장으로 구성된다. 1장 '영화는 어떻게 인간을 치유할까', 2장 '내가 좋아하는 나로 성장시키는 영화의 힘', 3장 '진정한 나를 마주하기 위한 영화 사용법', 4장 '인생 여행자를 위한 일곱 가지 영화 목록', 5장 '영화는 아무것도 아닌 동시에 그 모든 것이다'로 나뉜다. 에필로그 '모든 순간이 영화였다'로 마무리된다.



저자의 글 속에는 영화 장면이 있고, 영화 속 대사가 있다. 우리는 누구나 자신이 관심을 가지는 소재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데, 저자에게는 그 소재가 영화다. 가볍게 부담 없이 풀어내는 이야기를 읽어나가다 보면 때로는 잊고 있던 영화를 떠올리게 되기도 하고, 모르던 영화지만 호기심이 생기기도 한다.

<카모메 식당>에는 고마운 마음이 있고, 배려가 있고 따뜻한 위로가 있다. 마음이 지치는 순간 <카모메 식당>을 찾아보는 이유다. 영화의 주인공 세 사람은 어떤 아픔을 가진 인물인지는 자세히 모르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이제 그녀들은 각자의 공허함과 아픔을 극복하기 위해 도전하는 인물들이라는 것이다. 그 과정이 여느 액션 영화처럼 스펙터클하진 않아도 스스로 그 행복에 닿아간다는 점에서 내겐 큰 힘이 되는 영화다.

"하기 싫은 일을 하지 않을 뿐이에요."

<카모메 식당>에서 가장 좋아하는 대사다. 사치에처럼, 나도 순간을 믿으며 스스로에게 온전히 충실한 삶을 살고 싶다. (67쪽)



한때 영화감독이 꿈이었던 저자 자신의 이야기도 인상적이다. '꿈이란 당신이 잠에서 깨어나며 잊어버리는 그 무엇이 아니라 당신을 잠에서 깨우는 그 무엇이다.'라는 찰리 헤지스의 말과 함께 저자는 자신의 꿈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글을 읽는 독자는 저자의 꿈을 읽어나가며 자신의 꿈은 무엇이었는지 되돌아보게 될 것이다. '내 꿈이 죽지 않고 내 안에 살아 있는 한, 또 다른 나의 꿈을 위해…….(118쪽)'라는 마무리는 저자만의 독백이 아닐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저자가 얼마나 영화를 사랑하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저자가 풀어내는 크고 작은 이야기 속에는 영화가 있다. 삶의 순간에 영화가 어우러져 풍성하게 담긴 느낌이다. 단순히 누군가의 에세이를 읽고자 선택하든가, 이 책을 읽으며 영화를 건져내고자 하든가, 이 책을 펼쳐들면 일상과 영화의 세계로 안내해 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