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저자는 류정호. 천주교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의 생명사목연구회와 가톨릭대학교 가톨릭 생명윤리연구소 연구위원으로 활동 중이며, 저서로 《스토리텔링으로 떠나는 꽃차여행》 《여행길에 찻집》 《마음 하나 챙겨 떠나는 찻집여행》 등이 있다.
투석만큼은 피하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한 번 망가진 콩팥은 되돌리기 어렵더군요. 환우들이 한쪽 필을 내놓은 채 투석줄에 자신을 맡기고 있는 인공신실은 형장과도 같았습니다. 투석기에서 연신 돌아가는 붉은 피가 어찌나 처연하던지요. 시간이 지나면 형장도 익숙해지는 모양인지, 삶의 난관을 배회하는 남편 곁을 지키며 짧은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틈이 날 때마다 끄적여온 글이 점점 부풀어 올라, 이식 후 여섯 달이 지나는 동안 예상치 않게 책으로 엮였습니다. (7쪽)
이 책은 총 2부로 구성된다. 1부 '기꺼이 내어주다'에는 산다는 것은 조용히 우는 것, 이식 전 검사 건사 검사, 장기 하나에 담긴 한 사람의 생애, 나로 인해 누군가 웃을 수 있다면, 사랑은 두려움을 밀어내지, 이식의 마지막 관문 서류 서류 서류 등이, 2부 '겸허히 받아들이다'에는 내어주고 받아들던 순간, 내 배에도 왕(王)자가,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기적은 현재진행형, 공연한 공치사는 NO!, 산다는 게 말이야, 고통을 받아들이는 방식 등의 글이 담겨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