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에도 지지 않고 시 그림이 되다 1
미야자와 겐지 지음, 곽수진 그림, 이지은 옮김 / 언제나북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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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미야자와 겐지의 시 <비에도 지지 않고>를 그림작가 곽수진이 그림을 그려 출간한 국내 첫 출간 기념 특별판이다.

일본을 대표하는 시인 미야자와 겐지와 유럽이 주목한 그림 작가 곽수진의 시대를 초월한 만남,

그들이 지친 당신의 마음에 전하는 강인하면서도 따뜻한 메시지! (책 띠지 중에서)

어른을 위한 그림책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시그림책, 시화… 또 뭐가 있을까? 명칭은 중요하지 않다. 이 책을 펼쳐들면 느끼게 될 것이다. 시 한 편을 이렇게 읽는 것도 참 좋구나,라고 말이다. 미야자와 겐지의 시를 그림과 담은 이 책 《비에도 지지 않고》를 비 오는 날 펼쳐들어본다.



*일러두기

이해를 돕기 위해 원문 일부는 다르게 표현했습니다.

<비에도 지지 않고>는 미야자와 겐지가 1931년 11월 3일에 작성한 미발표 유작 시로,

처음 발견된 수첩에 적혀있던 제목은 <11월 3일>입니다.

지은이 미야자와 겐지는 1896년 일본 이와테현에서 태어났다. 일본 애니메이션 <은하철도 999>의 원작인 《은하철도의 밤》을 비롯해 《비에도 지지 않고》 《바람의 마타사부로》 《첼로 켜는 고슈》 등 많은 유작을 남겼으며 현재까지도 일본에서 가장 사랑받는 작가 중 한 명이다. 그린이 곽수진은 이탈리아 볼로냐 사일런트 북 콘테스트에서 1등을 수상한, 세계적으로 떠오르는 신예 동화작가이다.

그러니까 이 책은 미야자와 겐지의 시 <비에도 지지 않고>를 신예 그림 작가 곽수진이 그림을 입혀 독자에게 보여주는 책이다. 먼저 이 시의 발견부터 언급해야겠다.

겐지가 살았던 당시 일본은 제1차 세계대전으로 인한 전체주의와 제국주의가 팽배하던 때였습니다. 그랬기에 소박한 삶, 타인을 위한 삶을 노래했던 겐지의 작품은 주목받지 못했습니다. 그는 살아생전 가난과 굶주림에 시달렸고 결국 1933년 서른일곱이라는 젊은 나이에 급성 폐렴으로 생을 마치게 됩니다. 그 뒤 겐지의 동생이 유품을 정리하던 중 발견한 수첩에 그가 생전에 썼던 100여 편의 동화와 400여 편 시가 담겨 있었습니다. 그중 <비에도 지지 않고>는 그가 죽기 2년 전 수첩에 담담하게 적어둔 것이었지요. (42쪽)

미야자와 겐지가 일본 애니메이션 <은하철도 999>의 원작 《은하철도의 밤》의 작가라는 점 외에는 잘 알지 못했는데, 그의 미발표 유작 시라는 점에서 더욱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이 책에 담긴 그림을 보면 '따뜻하다'라는 느낌을 준다. 지금 나에게 있는 근심 걱정이 무엇이든 상관없이 다 흩날려버리는 듯한 느낌이다. 아니, 그런 걱정 따위는 원래 없었던 듯 마냥 마음이 맑아진다. 이 책을 펼쳐들면 그렇게 된다.

한국보다 유럽에서 먼저 그 진가를 인정받고 데뷔하게 된 그녀가 이제 자신의 나라 한국에서 세 번째 책을 선보입니다. 바로 미야자와 겐지의 시인 <비에도 지지 않고>에 그녀의 다채로운 그림들을 입힌 그림 에세이입니다. 이번 그림에세이는 동양화와 일러스트레이션을 모두 공부한 그녀에게 더없이 시너지가 되는 작품입니다. 잔잔한 서사에 그녀 특유의 다채로운 색감과 선의 표현으로 어린이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많은 감동을 선사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45쪽)



겐지의 정신은 100여 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여러 언어로 번역돼 사람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고 있습니다. 그의 글이 지닌 보편적인 힘은 시공간을 초월해 현대 사회에 피로를 느끼는 사람들에게 따뜻한 용기를 주고 있습니다. (43쪽)

이 책을 보면 그림과 글이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며 마음에 울림을 준다. 오도 가도 못하는 팬데믹 시대에 마음마저 움츠러들고 나만 손해 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열패감에 더욱 황폐해지고 있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이런 책이 힘을 발휘하리라 생각된다. 이 책에서는 상상의 나래를 펼 수 있는 그림과 글을 선택했다. 자연 속으로 들어간 느낌의 그림이다. 초록의 세상에서 우주를 내려다보는 기분이다.

다양한 색깔로 표현한 세상이 아름답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고, 외롭기도 하고 포근하기도 하며 다채로운 느낌으로 다가온다. 어린 시절 종이비행기를 날렸을 때의 느낌이랄까. 그 비행기를 타고 하늘을 날며 숲을 보는 듯한 느낌이다. 미야자와 겐지의 시와 곽수진의 그림이 상상 속으로 훅 들어가게 해주는 느낌이어서 끌림이 있는 그림에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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