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저자는 인중 이정화. 서예는 달빛에 우주를 담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갓 서른의 청년 서예가. 서예가이신 아버지를 따라 일곱 살에 붓을 잡았다. 그녀가 사랑하는 서예는 좋은 글귀를 따다 쓰며 그저 심신을 안정시키는 것이 아니라 넓고 깊은 세상을 바라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친구이다. 스쳐 지나칠 수 있는 작은 것들에게서 예술을 발견하고, 붓끝에 옮기며 점차 성숙해져 가기를 고대한다. 그녀에게는 '서예'가 있는 것처럼, 독자도 자신만의 '서예'를 발견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붓이 아닌 키보드를 잡았다. (책날개 발췌)
붓을 잡은 지 스무 해가 훌쩍 넘었다. 나는 일희일비를 마음껏 하면서도 세상을 단단히 키워내는 자연을 닮은 서예가가 되고 싶었다. 글씨를 쓰면서 작은 점 하나에 크게 웃기도 하고, 퍼지는 먹 번짐에 눈물도 지었다. 그 덕분에 서예 속에 번져있는 세상과 길거리에 흩뿌려져 있는 예술까지도 만날 수 있었다. (10쪽)
이 책은 총 5부로 구성된다. 1부 '봄'에는 나의 작은 선생님, 당연한 향기, 발이 빛나는 밤 춤추는 빗속의 여인 등이, 2부 '여름'에는 미생의 봄, 마음 인서트, 별들의 뒤태, 내가 가는 이 길이 어디로 가는지, 양날의 붓 등이, 3부 '가을'에는 여백의 눈빛, 꽃은 한 때 꽃이었던 흙이 키워준다, 다름의 닮음 등이, 4부 '겨울'에는 처연한 아름다움, 이미 알고 있잖아, 다 너를 위한 나의 생각이야, 달을 위해 빛을 내어 주는 작은 별 등이, 5부 '다시 봄'에는 한 줌의 우주, 순간의 흔적, 잘못된 측은지심, 끝부터 시작까지 등이 수록되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