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의 도약 - 부와 나를 연결하는 돈 공부의 힘
박정선 지음 / 원앤원북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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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이런 말이 있다. "그저 착실히 살면 되는 줄 알았습니다" 아니라는 소리다. 원래 세상은 불공평한 곳이었다. 착실히 노력하고 열심히 일해 저축하면 된다는 생각은 산타클로스를 믿는 어린아이처럼 순진무구한 것인지도 모른다. 이런 세상에서 살아나가려면 정신을 번쩍 차려야 한다.

하지만 주먹 불끈 쥐고 결심한다고 해도 어떻게 해야 할지 솔직히 잘 모른다. 지금 하던 것에서 더욱더 노력하면 되는 것은 절대 아니다. 방법을 바꿔야 한다. 그러면 어떻게 할까. 이 책이 그것을 알려준다는 것이다.

돈이 스스로 불어나는 시절은 다시 오지 않을 것이다. 부모 세대의 성공 방정식이 이제는 통하지 않는 시대가 되었다. 착실히 노력하고, 열심히 일해 저축하면 집 한 채 정도는 마련할 수 있을 거란 바람은 점점 멀어져만 가고 있다. 돈 공부를 통해 새로운 성공 방정식을 습득하는 것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시장과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을 배우지 못한다면 우리의 삶은 점점 피폐해질 것이다. 이 책이 부를 향한 당신의 도약에 도움닫기가 되어줄 것이다.

(책 뒤표지 중에서)

늦었다고 생각할 때 물론 많이 늦은 거라지만, 그래도 손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 이 책 『부의 도약』이 어떤 방식으로 도움닫기를 도와줄지 궁금해서 읽어보기로 한다.



이 책의 저자는 박정선. 패션지 기자, 커머스 스타트업, 유통 회사, 미디어랩을 다니며 그저 열심히 직장생활을 했다. 직장생활을 하며 주식, 펀드, ETF, 외국채 등등 투자도 열심히 했다. 직장생활도 투자도 그렇게 그저 열심히, 착실히 하다 보면 집 한 채 정도는 장만할 수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그런 바람은 보기 좋게 무너졌다. 그제서야 '자본주의'라는 녀석의 생리가, '돈'이라는 녀석의 본질이 궁금해졌다. 마흔 넘어 뒤늦게나마 시작한 돈 공부, 앎의 차이가 삶의 차이가 되지 않는 세상을 바라며, 그 공부 내용을 조금이라도 함께 나누고자 이 책을 썼다. 금융과 경제를 일반인의 시선으로 풀어내고자 금융 콘텐츠 미디어 푼푼의 편집장으로 활동했다. (책날개 중에서)

그가 난생처음 주식 계좌를 만들었을 때는 일주일 후에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터지고, 그해 봄에 가입한 중국펀드는 결국 수익률 -50%를 찍고 손절했다. 친구 따라 제주도에 땅을 보러 갔다가 그냥 왔더니 두 달 후에 연예인이 그 동네로 이사를 오면서 그 땅값이 10배로 뛰기도 했다. 언젠가는 나라가 망하겠다 싶어서 인버스 ETF를 사 모았더니, 갑자기 대통령이 탄핵되고 주가가 쭉쭉 올랐다. 그가 도대체 누구냐고? 그래, 그 남자가 바로 나다. (22쪽)

이 책은 총 5부로 구성된다. 프롤로그 '부의 도약을 꿈꾸며'를 시작으로, 1부 '부의 출발선: 우리는 우리를 모른다', 2부 '돈 공부의 시작: 부자들만 아는 자본주의 생존 금융', 3부 '부의 도움닫기: 무엇을 어떻게 사는가', 4부 '부자의 속도로 달려라: 투자는 나의 힘', 5부 '부와 나의 연결: 부를 향해 도약하는 우리의 자세'로 이어지며, 에필로그 '우리의 목표는 완주'로 마무리된다.

회사는 늘 다니기 싫고, 돈은 늘 많이 벌었으면 좋겠고, 언제부턴가 서걱거리는 무릎은 좀 안 아프면 좋겠고. 하지만 그런 것들이 일상에 촘촘히 치고 들어오더라도 그리 깊이 고민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금방 익숙해질 만한 불편함이니까요. '무릎이 시린 거지 암에 걸린 건 아니니까.' 절박함을 느끼지 못하기에 그렇게 그 불편함들을 불안해하면서도 묵혀두곤 합니다. 그런데 나이 마흔을 넘어서니 '돈'이라는 녀석이 처음으로 뒤통수를 후려칩니다. 이렇게 살다가는 집 한 채 없이 전세만 전전하게 될 것 같다는 불안감, 나중에는 전세금도 마련하지 못해 월세로 허덕이다가 노후 대책 같은 건 꿈도 못 꾸겠구나 싶은 두려움. 그제서야 돈이라는 녀석이 처음으로 궁금해졌습니다. (6쪽)

어쩌면 비슷비슷한 마음으로 돈을 대하며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많겠구나, 생각된다. 그런 점이 이 책에 더욱 몰입해서 읽어나가도록 만드는 계기가 된다. 평범한 우리들의 이야기다. 어려서는 돈에 관심을 가지면 안 되는 것으로 배웠고, 커서는 그냥 가장 만만한게 예적금에 펀드 정도로 하지만 그것도 잘 모르고 그냥 은행에서 권하는 대로 했고, 그래도 공부해야겠다고 생각하며 막상 시작해보았지만 경제기사는 무슨 말인지 도통 모르겠고 생소한 느낌이 드는 것 말이다. 그러니 조금 관심을 갖다가 다시 잊고 원위치하기를 여러 번, 시작만 있고 꾸준함은 없었던 것이다. 이자가 너무 적으니 은행 이용에 한숨이 나지만, 그렇다고 투자 잘못했다가 원금마저 날린 사람들의 뉴스를 보면 주저하게 되고, 너무 어렵고 힘들다는 생각만 든다.

계좌만 놓고 보면 아무것도 안 하는 게 차라리 나은 수준이다. 아니면 뭐라도 하나 사놓고 그냥 잊는 게 오히려 재테크였을 수도 있다. 요점이 뭐냐면, 어차피 아무것도 몰랐고 여기저기 기웃거리기만 했지, 경험에서 아무것도 배우지 못했다는 것이다. 벌어도 요행이었고 벌지 못한 것은 무지했으니 당연한 결과였다. (22쪽)

저자는 열심히 재테크를 해보겠다고 했으나 열심히 잃고 있었다. 그런데 거기에서 깨달음을 얻고 본격적으로 돈 공부를 시작한 것이다. 누구든 잘 모르고 하면 마이너스의 손이 될 수 있다. 어쩌다 운이 좋아서 초심자의 행운을 누리게 되어 벌더라도 그게 화근이 되어 더 크게 잃을 수도 있다. 어쨌든 이 책은 같은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저자가 들려주는 돈 이야기인데, 같은 일반인으로서 이제야 돈에 관해 조금씩 알아가며 하나씩 배워나가는 입장에서 듣기에 생생하고 쏙쏙 들어오는 책이다.



나란 인간은 어떠했는가?

1.공부를 하지 않았다.

적어도 재테크나 금융, 경제와 관련해서는….

2.요행을 바란다.

그러고도 막연히 '어떻게든 잘되겠지.'라고 생각한다.

3.남이 좋다고 하니까 산다.

그러고 나선 확신이 없으니 가지고 있는 내내 마음을 졸인다.

그러니까 이것은 일종의 게으름이었다.

(45쪽)

'어떻게든 잘되겠지'라는 생각이 그저 요행을 바라는 것이며, 남들이 좋다고 하는 것에 '나도' 하는 우유부단함이 그저 책임을 전가하는 게으름일 뿐이라는 것을 느끼고는 뜨끔한 마음으로 읽어나간다.

이 책은 저자가 돈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하며 알아나간 정보를 담아낸 책이다. 일반인이 돈 공부를 시작한다면 어떤 부분을 알아갈 수 있을지 이 책을 통해 살펴본다. 일반인의 시선으로 돈에 대해 하나씩 알아가며 지식을 채워나가는 책이어서 몰입감이 있으면서도 접근성이 뛰어나다.




 

주식을 하면서 직접 알아낸 '주식의 비밀'은 바로, 초보 주식 투자자에게는 세상에 딱 두 가지의 주식만 있다는 것이다. 바로 '내가 사면 내리는 주식'과 '내가 팔면 오르는 주식'이다. (152쪽)

저자에게는 열심히 한다고 했지만 마이너스 손을 경험한 이야기가 풍부하다. 그래서 약간의 자조 섞인 이야기가 현실적이면서도 재미있게 다가온다. 특히 주식에 대한 경험담은 생생했다. 마음의 중심을 잡지 않고 한다면, 아니 그렇더라도 결국 흔들리고 말 것이라 느껴진다. 나는 그 상황에서 흔들리지 않고 굳건히 버틸 재간이 못 된다. 자신의 경험담을 묵묵히 들려주는 것이 주식을 해라, 하지 말아라, 말하는 것보다 더 설득력 있다.

뭐든 잘 모르겠을 때는 반반이다. 워런 버핏의 스승이자 현대적인 의미에서의 증권투자이론을 확립한 벤저민 그레이엄조차도 방어적인 투자자에게는 주식과 채권을 5:5로 구성한 포트폴리오를 추천했다. (294쪽)

'투자도 양념 반 후라이드 반'이라는 제목이 쏙쏙 들어온다. 이 책에는 저자 자신의 경험과 공부한 내용이 정리되어 담겼는데, 그냥 이쪽에 재능이 있거나 아주 노력형이라기보다는 나처럼 이제야 공부해나가는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듯해서 더욱 몰입해서 읽어나갔다. 그런 거 있지 않은가. 선생님에게 배우는 것보다 같이 공부하는 친구가 설명해주는 게 더 쏙쏙 이해되는 그런 것 말이다. 그런 느낌의 책이다.




 

주식 시장이 한창 폭락할 때 인터넷에 떠돌던 사진이 하나 있다. 모 증권사에서 개최한 약 1,500명 가까운 이들이 참가한 모의 투자 대회의 순위표였다. 그런데 유독 눈에 띄는 참가자가 있었다. 그의 순위는 1,500명 중 50위였는데, 그가 눈길을 끈 이유는 아무런 매매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냥 원금 그대로 갖고만 있었는데 그것만으로도 50위가 되었다. 참가 신청을 하고서 까먹었을 수도 있고, 변동성 강한 시장을 바라보며 매매를 하고 싶은 욕구를 참고 타이밍을 지켜본 인내심 강한 투자자였을 수도 있다. 후자라면 그는 50위를 차지할 만한 자격이 있다. (304쪽)

'때로는 투자를 하지 않는 것이 투자다'라는 글에서 말하는 일화도 인상적이다. 우리는 항상 무언가 하면 열심히 온 힘을 다해 몰입하며 철저하게 무너진다. 아니다 싶을 때에는 쉬어가기도 하고, 무엇보다 마음을 다잡는 인내심 강한 투자자가 되어보는 것도 필요하다. 많은 부분에서 다양하게 짚어볼 수 있는 책이다. 특히 주식을 하는 그 '마음'에 대해 기준점을 삼을 수 있는 말이 인상적이다.



사놓은 주식 때문에 잠이 오지 않는가? 그렇다면 팔아라. 1시간에도 몇 번씩 호가창을 보느라 업무에 집중하지 못하는가? 그렇다면 팔아라. 그렇게 노심초사한다면 이미 자신의 능력을 넘어 무리하고 있다는 의미다. 누군가는 초단기 매매로 돈을 벌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직장인이 그런 투자를 자신의 생활과 병행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니 어떠한 형태가 되었든 일상을 망치지 않는 투자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 시작은 정기적인 자산 배분일 것이고, 그보다 더 나아간다면 좋은 종목을 찾아서 장기 투자하는 방법이 될 수도 있다. 투자를 하다 보면 돈을 잃을 수는 있다. 하지만 돈을 잃는 것도 억울한데, 일상까지 잃으면 더 억울한 일이지 않을까?

(343~344쪽)



이 책은 일종의 가이드북입니다. 여행을 가기 전에 미리 알아두면 좋을 관광지 몇 군데 정도를 알려주는 책입니다. 실제로 그 여행지에서 골목골목을 거닐며 즐기는 것은 어차피 여러분들의 발걸음에 달려있기 때문입니다. 금융상품에 대해 아는 것도, 경제가 굴러가는 것에 대해 아는 것도 물론 필요합니다. 하지만 결국 투자를 하는 것은 '나'입니다. 그렇기에 스스로의 체력이 어떠한지를 파악하거나 자신만의 관점을 제대로 세워두는 것이 더욱 중요합니다. (353쪽)

이 책의 에필로그 제목은 '우리의 목표는 완주'이다. 특히 투자에 있어서는 일희일비하지 않고 자기 페이스대로 완주를 목표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게다가 저자가 "1년 금융 공부하며 수익률 몇 %"라고 내세우며 마치 다이어트 한 달에 몇 킬로 감량이라며 광고하고 나오는 느낌을 주지는 않아서 좋다. 저자는 이 책을 준비하는 1년 동안 수익률은 그리 나아지지도, 그리 나빠지지도 않았다고 솔직하게 고백한다. 함께 완주를 목표로 자연스레 시장을 대하는 그 마음을 알려주어서 더욱 신뢰가 간다. 완주하려면 지금 당장 뭐라도 사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조급한 마음부터 내려놓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만으로도 이 책에서 얻는 바가 크다. 지인에게 직접 듣는 살아있는 생생 금융 정보라는 생각이 들고, 성공한 투자자가 아니라 우리 같은 평범한 일반인이기에 더욱 값어치가 있는 생존형 금융 지식이어서 읽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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