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한 관계 걷어차기 - 사람에 휘둘리지 않고 나를 지키는 법
장성숙 지음 / 스몰빅라이프 / 2021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은 자존감을 지키며 건강한 인간관계를 맺는 10가지 방법을 알려준다고 한다. 하긴 인간관계를 바꿀 사람은 나 자신이니 이 책을 읽고 마음을 다잡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에 대한 존중은 상대가 알아서 해 주지 않는다'라는 이 말이 마음에 와닿으며 정신이 번쩍 든다. 인간관계를 위한 팁을 얻고 싶어서 이 책 『불행한 관계 걷어차기』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장성숙. 가톨릭대학교 심리학과 상담 전공 교수로 30년간 재직한 후 명예교수로 추대되었으며, 현재는 극동상담심리연구원 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서양 문화에 기초한 상담접근 방법들이 동양권인 한국 문화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것을 발견하고, '한국에서는 한국인에 맞는 상담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후 한국인의 정서에 부합하는 '현실역동상담'을 발전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으며, 한국적 상담의 대가로 불리고 있다. (책날개 발췌)

이 책에는 실제 상담 이야기가 여러 편 소개되고 있다. 일상에서 겪는 갖가지 아픔을 다루고 있는데, 그 모든 내용이 부분적으로는 우리 자신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독자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에서 문제가 어떻게 발생했는지, 또 어떤 식으로 해결해 나갔는지를 상세하게 기술하고자 했다. 그러므로 주의 깊게 읽으면 당면한 갈등이나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 수 있을지에 대한 방향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11쪽)

이 책에는 열 가지 원칙이 수록되어 있다. 첫 번째 원칙 '감정의 찌꺼기를 남기지 마라', 두 번째 원칙 ''어쩔 수 없었다'는 말은 던져버려라', 세 번째 원칙 '수줍다는 것을 핑계로 삼지 마라', 네 번째 원칙 '악마는 디테일에 숨어 있음을 직시하라', 다섯 번째 원칙 '내면만큼 외면도 중요하게 생각하라', 여섯 번째 원칙 '생각을 흑과 백으로 나누지 마라', 일곱 번째 원칙 '불가능한 상황에서도 고개를 들어라', 여덟 번째 원칙 '지나친 배려로 자신을 힘들게 하지 마라', 아홉 번째 원칙 '친구되기 싫다고 적이 되지는 마라', 열 번째 원칙 '모든 행복은 사람에게서 비롯됨을 기억하라'로 나뉜다.



먼저 이 책의 차례를 찬찬히 읽어보면 고개를 끄덕이게 되기도 하고, 뜨끔하기도 한다. 눈에 들어오는 소제목들이 있다. 눈물도 죄가 될 수 있다, 시원하게 말하지 못하는 태도, 서로 책임을 넘긴다는 것, 적당한 선을 그어주지 않으면, 건강한 분노는 필요하다, 수줍음이라는 핑계, 어정쩡한 태도에서 벗어나는 법, 나약함도 때로는 죄가 된다, 방심하다 '아차'하는 사람들, 형식도 진심만큼 중요하다, 그 어디에도 옳고 그름은 없다, 자식을 상전으로 만들지 않으려면, 어리석음이 불러일으키는 갈등, 상대에게 흠뻑 맞춰주기 등 먼저 눈길을 사로잡고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소제목이 있어서 본문이 더욱 궁금해진다.



첫 상담부터 집중해서 읽어나갔다. 정확히 말하면 프롤로그에 나오는 상담 사례부터다. 상담이 무엇인가. 그들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문제를 누군가가 중재해서 변화를 일으키는 것이다. 그런데 나는 그동안 상담자는 온화한 태도로 이야기를 들어주고 친절하게 조곤조곤 이야기해 주는 이미지만 생각했던 것이다. 때로는 단호한 단어 선택으로 적절한 때에 대화 속에 파고들어가 감정의 변화를 일으키는 모습을 보며 의외의 느낌이었다.

정말 어려운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누군가를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그 말이 충격이 될 수도, 상처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해야 변화한다. '아, 이건 아니다. 이건 잘못된 것이구나'라는 생각을 평소 일상에서는 전혀 못하다가도, 그렇게 제3자의 말을 듣고서야 잘못을 알게 되고 변화의 마음을 먹을 수 있는 것이다. 그래야 변화한다는 것을 느끼고 보니 이 책에 담긴 상담 사례들이 다르게 다가온다. 사람은 잘 안 바뀐다고들 하는데, 그건 생각의 변화가 일어날 수 없는 상황에서인가 보다. 방식에 따라 바뀔 수도 있고, 스스로 바꿀 마음도 먹을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해서 더욱 집중해서 이 책을 읽어나간다.



일상에서 우리가 염두에 둘 것은 공존의 법칙이다. 한쪽에서 무리한 요구를 하거나 나의 경계를 침범하는데도 덮어놓고 참는 것은 좋다고 볼 수 없다. 무엇보다도 자신에게 억울함이라는 찌꺼기가 쌓이지 않게 해야 하고, 아울러 중구난방으로 행동하는 상대방도 어느 정도 제지하는 게 바람직하다. 이런 것이야말로 서로 좋은 관계인데,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부당할 때 분명하게 화를 낼 힘을 지녀야 한다. (55쪽)

이 책을 읽으며 우리네 사는 모습을 보는 듯하다. 찰리 채플린이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고 했다. 우리네 삶이 그렇다. 어느 가정이든, 특히 아무 문제가 없어 보이는 행복한 가정의 모습도 실상 그렇지 않은 부분이 있다. 깊이 들어가 보면 삐거덕거리며 불협화음을 내거나 한 쪽에서 무조건 참아내거나 반응을 하지 않는 등의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다. 그 문제점에 대해 바꿔볼 가능성을 이 책에서 찾아볼 수 있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우리는 가족, 연인, 친구, 직장 관계에서 희생을 강요받으며 불행에 빠져 허우적거린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스트레스나 고통을 어쩌지 못해 곁에 있는 사람을 괴롭히는데, 이때 아무런 말도 안 하고 피하다 보면 그러한 나쁜 습관을 바로잡기 어려워진다. 그러므로 상대가 무리한 요구를 하거나 나의 경계를 침범한다면 아닌 것은 아니라고 단호히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새로운 질서가 만들어지고 그 속에서 건강한 관계가 형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불행한 관계를 걷어찰 것인지 그대로 끌어안고 살 것인지는 전적으로 당신의 선택에 달려 있다. (책날개 중에서)

이 책을 읽으며 사람 사이의 문제는 한쪽만이 원인은 아니라는 것을 본다. 아무런 말 안 하고 꾹 참고 피하는 것도 나쁜 습관을 방치하는 것이니 피해자라 생각하지 말고 개선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에 담긴 다양한 삶은 복잡하고 제각각이다. 그리고 '이 사람들은 바뀌기 힘들겠어'라는 생각이 드는 경우, 상담을 통해 마음이 움직이는 것이 신기했다. 다양한 인간사를 보면서 인간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힌다. 몰입도가 뛰어난 책이니 이 책을 읽어보기를 권한다. 의외로 풀리지 않는 인간관계의 해결책을 찾을 수도 있으리라 생각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