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저자는 장 미셸 우구를리앙. 프랑스 출신 신경정신의학자이자 심리학자이다. 현재 파리 아메리칸 병원 의사협회장이다. 르네 지라르의 모방 이론 연구에 앞장서고 있으며 정신과, 심리학 및 정신병리학 분야에서 모방 이론에 대한 임상적 관점을 발전시켰다. (책날개 발췌)
이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된다. 서론 '인간의 뇌는 하나일까?'를 시작으로, 1장 '모방하는 뇌', 2장 '모방은 정신에 어떻게 작용할까', 3장 '세 개의 뇌와 삼단논법', 4장 '세 번째 뇌를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하여'로 이어지며, '책을 마치며'로 마무리된다.
먼저 이 책의 띠지에 있는 말을 보며 생각에 잠긴다. "당신의 욕망은 그저 타인의 욕망을 흉내낸 것에 불과하다!"라는 것이다. 생각해 보면 그렇다. 어떤 때에는 내가 진짜로 원하는 게 뭔지 모를 때가 있다. 아니, 그런 순간은 솔직히 많다. 어쩌면 내가 아닌 타인이 원하는 것을 내 욕망으로 착각하며 보내는 순간도 많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말 하나로도 생각할 거리가 충분히 많으니 이 책에 더욱 호기심이 생겼다.
첫 번째 뇌와 두 번째 뇌, 다시 말해 대뇌피질과 대뇌변연계는 인간의 모든 심리 작용의 유일한 주체가 되었고, 정상적이거나 병리적인 모든 심리 현상은 이성과 감정의 일치 혹은 대립, 조화 혹은 부조화를 통해서만 설명되었다. 하지만 나는 제3의 뭔가가 인간의 정신현상에서 중요한 기능을 한다고 확신했고, 아직 충분히 논의되지는 않았지만 중요한 역할을 하는 관계, 상호성, 모방 같은 또다른 변수를 도입해, 정신현상에 대한 시각을 확장할 시점이 되었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1990년대부터 생각이나 감정이 작동하기 전 기본적인 수준에서 타인과의 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신경 장치가 인간에게 존재한다는 사실이 속속 밝혀졌다. 이 신경 장치가 바로 거울신경체계이다. 거울신경세포는 해부학적으로는 첫 번째 뇌와 두 번째 뇌 모두에 위치해 있지만 나는 그것을 '세 번째 뇌'라고 부르고자 한다. 거울신경세포는 타인의 뇌와 관계를 구축해주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모방에 바탕을 둔 이러한 자아 간 관계(이 용어에 대해서는 뒤에서 자세히 설명하겠다)를 '모방의 뇌' 혹은 '세 번째 뇌'라고 이름 붙여 따로 연구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17~18쪽)
'세 번째 뇌'에 대한 호기심에 이 책을 집어 들었다면, '서론'을 읽으며 세 번째 뇌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구체적으로 알게 되고, 특히 르네 지라르가 약 50년 전에 출간한 첫 저작 『낭만적 거짓과 소설적 진실』에서 르네 지라르는 위대한 소설가들이 심리학자들보다 먼저 모방 욕망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글로 썼다고 설명했다는데, 그 점이 인상적이다. 과학자들보다 한발 앞서 모방에 대해 연구한 것이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