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거절하기 - 너무 많은 물건으로부터 해방된 어느 가족의 도전기
산드라 크라우트바슐 지음, 박종대 옮김 / 양철북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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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환경을 생각하고 행동에 옮기고자 하는 마음에 읽어볼 생각을 하게 되었다. 특히 이 가족이 2009년, 플라스틱을 쓰지 않겠다고 선언했다고 한다. 쉽지 않은 일이다. 아니,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그것도 혼자도 아니고 가족 모두가 한마음으로 행동에 옮긴다는 것이 가능한 일일까? 그래서 이들의 이야기가 더 궁금했다. 이들의 이야기를 보면서 앞으로 좀 더 적극적으로 환경을 위해 행동하기로 하고 이 책 《쓰레기 거절하기》를 읽어보기로 했다.



이 책의 저자는 산드라 크라우트바슐. 오스트리아의 작은 마을에서 물리치료사로 일하며 남편과 세 아이와 평범하게 살았다. 2009년 9월, 다큐멘터리 영화 <플라스틱 행성>을 보고 난 뒤 지구를 뒤덮어 버린 플라스틱을 그대로 보고 있을 수 없어 딱 한 달만 플라스틱 없이 살아보는 실험을 해보기로 했다. 재미있을 거 같다는 호기심으로 시작한 플라스틱 제로 실험이 가족의 일상을 바꾸었고, 드디어 쓰레기 제로 생활에 도전하게 되었다. (책날개 발췌)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 이 책은 여러분에게 무슨 충고나 하자고 쓴 책이 아니다. 게다가 본래는 나올 필요도 없는 책이다. 그런데 나왔다. 이건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한 한 가족의 이야기이다. 필요한 건 모두 갖고 있는, 아니 보기에 따라선 필요 이상으로 너무 많이 갖고 있는 가족의 이야기이자, 그것을 깨닫고 스스로 좋은 삶을 살아 보기로 결심하면서 다른 가족들도 그랬으면 하는 바람을 담은 한 가족의 소박한 이야기이다. 그 가족은 바로 우리다. (5쪽_들어가며 중에서)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된다. 1부 '질문'에는 우리 가족은 플라스틱 없이 살기로 했다, "정말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실험에 동참했나요?", 플라스틱 없이 사는 것만으로 충분할까?, 쓰레기의 출발점은 어디일까?, 2부 '실험'에는 7년의 실험 '반쪽짜리 자동차', 강제적 채식주의자?, 고쳐쓰고 덜 사고, 포장 용기에 대한 새로운 제안들, 냉장고 절반 채우기 그리고 식품 구조 운동, '공짜 가게'로 물건의 수명 연장하기, 3부 '해결책'에는 실험에서 운동으로 이웃과 함께, 거부 포기의 즐거움, 먹을거리의 가치와 푸드 셰어링, 교환학생 제도의 생태 결산표, 슬기로운 디지털 기기 사용법, 지혜롭게 비우기, 물건의 새로운 가치 업사이클링, 물건과 정보의 공유로 모두 함께, 우리 실험에 대한 짧은 총평, 내 몫의 책임을 지다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이들 가족은 다큐멘터리 <플라스틱 행성>을 본 후 더 이상 이렇게 살지 않겠다고 결심한 것이 계기가 되었다. 사실 현실을 인식한 것은 꽤나 오래전부터였지만, 무슨 일이든 특별한 계기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 덕분에 실행에 옮기게 된다. 이 책을 읽어나가기 전, 먼저 내 주변을 돌아본다. 플라스틱이 없을 수가 없다. 수돗물로 요리하면 특유의 냄새가 나서, 게다가 수돗물에서 유충이 나왔다는 뉴스 이후에는 더더욱 돌아갈 수가 없다. 생수병은 꾸준히 나오고 딱히 재활용하지 않고 쓰레기장으로 바로 간다. 플라스틱 용기에 담겨 나오는 식재료들도 주기적으로 구입한다. 집에 옮겨진 후 바로 쓰레기장으로 가는 신세지만 어찌할 수 없다. 그런데 플라스틱 없는 생활을 어떻게 할까? 대책이 안 서는 것, 대안이 반드시 좋은 대안이 아니라며 생각을 이어간다. "그런 물건들을 그냥 '쓰지 않는 것'이 이 실험의 승패를 가리는 가장 본질적인 부분임을 재빨리 깨달았다(17쪽)"는 것이다.

이 책을 읽어나가며 나도 그들의 생각에 동참하며 '그래, 이건 괜찮겠다'라고 생각하거나, '이건 나에게는 무리다'라며 대안을 생각해 보는 등 머릿속이 복잡했다. 사회적 인식과 시스템이 우리도 가능하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이런 글을 보면 말이다.

10년 전 내가 장 보러 가면서 유리병이나 스테인리스 통을 따로 챙기기 시작했을 때 그건 퍽 낯설고 특이한 모습이었다. 누군가는 찬사를 보냈지만 누군가는 코웃음을 쳤다. 요즘은 그사이 다 큰 우리 아이들만 자연스럽게 통을 챙겨 가는 것이 아니라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우리를 따라 하고 있다. 대형 마트들도 그것에 호응하고 있다. 예를 들어 어떤 마트는 고객이 가져온 통에 식료품을 채워 주는 것을 공식으로 허용하고, 위생 규정에 맞는 판매 시스템을 끌어들였다. (19쪽)



우리 가족이 플라스틱 소비를 줄이려고 하는 작은 노력도 처음에는 개인적인 작은 발걸음에 지나지 않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차츰 하나의 큰 사건이 되었다. 나는 경제와 낭비의 사회적 구조에 큰 관심을 갖게 되었고, 이후 그것을 바꾸려는 욕구가 점점 커져 갔다. 나는 플라스틱 없이 장 보기를 1년 동안 실천하면서 사회적 구조가 다수의 사람이 생태 사회적으로 지혜롭게 행동하는 것을 막고 있음을 명확히 깨달았다. 쉽게 버리는 문화와 낭비의 일상화는 하늘에서 그냥 뚝 떨어진 것이 아니었다. 이는 물건을 만들 때부터 쉽게 고장 나거나 고쳐서 쓸 수 없게 만들고, 그래서 잠깐 쓰고 버리는 과정으로 이익을 보는 경제 시스템의 결과였다. 나는 이런 버리기 문화와 낭비가 우리의 경제 시스템을 돌아가게 하는 전제조건임을 확신하게 되었다. 다시 말해 이 경제 시스템은 필수적으로 점점 더 많은 소비를 필요로 하고, 소비를 자기 목적으로 고착화하고, 질보다 양을 앞세우고 있었다. (83쪽)

이 책은 읽어나가며 끊임없이 무언가 떠오르고 생각하고 고민하게 만든다. 저자는 식기세척기에 관한 이야기를 한다. 10년 이상 쓰던 것이 작동하지 않아 고쳐 쓸 생각으로 수리점에 전화했더니, 출장비와 점검비, 수리비를 모두 합쳐 250유로 정도 예상해야 한다면서 그 돈이면 새것을 사라고 권하는 것이었다. 새로 나온 세척기도 300유로면 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일화는 정말 익숙하다. 나에게도 세탁기 AS를 불렀던 기억이 있다. 되도록이면 고쳐서 쓰고 싶었는데 잘 안되었다. 단종되어 부품이 없다는 것이다. 그렇게 새 물건을 사도록 권유하는 사회다.

거의 10년 이상 사용한 브라운관 텔레비전이 지지직 하면서 고장이 났을 때에도 마찬가지였다. AS 센터에 가지고 갔다가 "요새 이런 거 쓰는 사람 없어요. 그냥 버리세요."라는 말만 들었다. 오래된 물건을 사용하면 이상한 취급을 받는다. 핸드폰도 그렇다. 사실 그 안에 기능을 다 익힐 틈도 없이 벌써 단종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냥 하나 사시죠." 그런 말은 새 물건을 많이 팔아야 이득을 보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하는 거겠지만, 환경을 위한 작은 노력을 하는 사람들을 유별나게 만들어버린다. 그렇게 사람들의 욕망을 살살 건드리며 '쉽게 버리는 문화와 낭비의 일상화'는 사람들 틈에 파고들고 있었다. 예전부터 죽.



이 책을 읽으며 어떤 부분은 공감하고, 어떤 부분은 좀 과하다는 느낌도 받았다. 그냥 이런 활동을 하고 있고, 이 책을 통해 알리고 있으니, 이 중에서 내가 실천해볼 수 있는 것을 건져내어 함께 할 수 있다면 나의 작은 발걸음이 그것만으로도 힘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미국의 환경 운동과 제로 웨이스트 운동은 오래전부터 3R을 신조로 내세웠다. Reduce, Reuse, Recycle, 덜 쓰고 다시 쓰고 재활용하자는 것이다. 나 혼자의 생각은 아니지만, 여기다 한 가지 더 보탤 것이 있다. 어쩌면 이 세 가지에 앞서 실천해야 할 것인데, 바로 Refuse(거부)가 그것이다. '과잉'을 거부하자는 말이다. (151쪽)

과잉을 거부하고 3R을 신경 쓰면서 환경을 생각해야겠다. 사실 한동안은 매일 정리를 생각하며 마음을 다잡았건만, 요즘은 조금 해이해지고 있었다. 그래서 이 책이 더욱 마음에 들어왔다. '조금 귀찮거나 힘들면 어때, 환경을 생각하고 작은 발걸음이라도 함께 해야지.' 잊고 있던 마음에 불을 지펴본다. 이도 저도 아니라면 옮긴이의 말처럼 '최소한 미안해하며 살자!'라는 생각을 하면서 신중하게 꼭 필요한 소비를 하며 한 번 더 생각해 보기로 한다. 플라스틱 소비뿐만 아니라 환경에 대해서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책이니 읽으면서 동참하는 마음이 든다. 함께 하는 사람이 많아지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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