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
다나베 세이코 지음, 양억관 옮김 / 작가정신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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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작품이 있다. '그렇게 좋다는데 언제 한 번 봐야지~ 봐야지~!' 하면서 미루다가 결국에는 안 봐놓고, 그렇게 잊어버려 놓고는 정말 내가 본 줄로 착각하고 있는 그런 작품 말이다. 나에게는 이 작품이 그렇다. 영화든 책이든 뭐 하나는 보았다고 생각했지만 알고 보니 처음 접하는 작품이었던 것이다. 이런 말도 많이 들었다. 이누도 잇신 감독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이 '내 인생 잊지 못할 사랑 영화 1위'라고 말이다. 그리고 얼마 전에는 한국판 리메이크 한지민, 남주혁 주연, 김종관 감독 영화 <조제>도 나왔고, 2020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작으로 일본 애니메이션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도 있다는 것이다. 이 모든 것들의 원작 소설 다나베 세이코의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을 이번에 드디어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다나베 세이코. 1928년 오사카에서 태어나 2019년 6월, 향년 91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그녀는 유머와 애잔함 가득한 연애소설에서 역사소설, 에세이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에 걸쳐 많은 작품을 썼다. (책날개 발췌)



이 책은 2004년 8월 초판 1쇄를 발행했고, 이 책은 2020년 12월 개정판 1쇄다.

아쿠타가와상 수상 작가 다나베 세이코 대표작

빛나는 감각으로 그려낸 사랑과 연애의 본질

(책 뒤표지 중에서)

이 책은 다나베 세이코의 단편소설 모음집이다. 영화로 만들어졌다고 해서 당연히 장편인줄 알았는데, 한 편 읽고 보니 내용이 끊겨져서 이상하다는 느낌에 옮긴이 후기를 보고 나서야 단편소설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뭐 상관없다. 이렇게 아무 정보 없이 읽어본 것이 오히려 나에게는 이 책이 특별하게 다가온다. 예상치 못한 데에서 문득 쿵 하고 마음을 두드린다. 뒤흔들어버린다.

그래도 가장 관심 가는 작품은 역시 이 책의 제목과 동명의 소설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이다. 역시 본문을 읽어나가다보니 처음 접하는 소설이다. 너무 유명한 작품이었지만 지금껏 제목만 알고 있었다니. 그래서 이 소설을 읽어가며 하나씩 알아가는 시간을 보냈다. 내가 지금껏 제목만 가지고 상상하던 내용과 너무 달랐다. 약간의 충격과 모든 의미가 다가온 마지막의 전율이 있는 소설이다. '조제'라는 이름, '호랑이'를 보는 것의 의미, 그리고 '물고기'… 사랑과 죽음과 이별은 모두 같은 맛이라는 그 싸한 사랑 앞에서 한참을 생각에 잠긴다.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은 수수께끼와도 같은 미묘한 여성의 심리와 달관을 그린 단편소설집이다. 그동안 여러 작품들을 번역해왔지만, 이렇게 여자(인간)의 비밀을 밝혀줄 많은 단서들을 도처에 깔아놓은 묘한 맛을 내는 단편모음을 대하기는 처음이 아닌가 싶다. (301쪽, 역자후기 중에서)

이 책은 일본소설이다. 일본소설을 읽을 때의 나의 반응은 두 가지였다. 아주 공감하거나 전혀 공감하지 않거나. 그런데 이 책은 그 중간 어디엔가로 나를 이끌어준다. 덤덤하게 읽어나가다가 문득 어느 장면에서 인간의 내면 심리를 한 박자 늦게 깨닫고는 고개를 끄덕이는 것이다. 소설 속에 담긴 사람들의 심리와 행간의 의미를 나중에야 깨닫고는 한참을 생각에 잠긴다. 문득 '사랑과 연애의 본질'이라는 설명에서 '본질'이라는 단어가 크게 다가온다.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 소설에 한동안 여운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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