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언의 철학 여행 - 소설로 읽는 철학
잭 보언 지음, 하정임 옮김, 박이문 감수 / 다른 / 2020년 10월
평점 :
절판


나에게 이 책을 '한 번 읽어봐야지' 생각하게 만든 것은 이 추천사의 영향이 컸다.

『소피의 세계』보다 성숙하고 철학적인 책이다.

-철학자 박이문

그 느낌 기억하고 있었고, 무엇보다도 '소설로 읽는 철학'이라는 콘셉트가 나를 더욱 흥미롭게 만들었다. 어떤 책일지 궁금한 마음에 일단 이 책 『이언의 철학 여행』을 펼쳐들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잭 보언. 미국 스탠퍼드 대학교에서 인체생물학을 전공하고 캘리포니아 주립대학교에서 철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캘리포니아주 멘로스쿨에서 철학과 윤리학을 가르치고 있다. 대표작 『이언의 철학 여행』은 열네 살 소년과 신비한 노인의 지적 모험을 독특한 구조의 소설로 풀어낸 작품으로, 미국 유수 대학의 철학과 교수들이 그 탁월함을 인정한 책이다. (책 속에서)

이 책에는 총 13가지 이야기가 담겨 있다. 내 눈 앞에 보이는 것이 실제라고 믿을 수 있을까?, 아기 때의 나와 지금의 나는 똑같은 사람일까?, 내일도 태양이 뜰 거라고 확신할 수 있을까?, 내가 그곳에 있는 너에게 갈 수 있을까?, 나의 목적은 신의 목적과 같아야만 할까?, 악을 허용하는 신도 신일까?, 생각으로 고통을 지울 수 있을까?, 당신은 왜 나를 사랑할까?, 모든 것이 결정된 세계에서 나는 자유로울까?, 내가 하는 모든 행동은 나를 위한 것일까?, 믿음에도 정도가 있을까?, 나는 언제 지배받는 것을 허락했을까?, 꼭 올바르게 살아야 할까? 등의 내용으로 철학을 생각하는 시간을 갖는다.



철학박사 안광복은 '이 책을 제대로 읽고 활용하는 법'을 알려준다. 독자는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 책은 빠르게 훑어보는 '소설'이 아니라, 영혼의 근력을 키우는 정신 운동에 가깝다는 것이다. 즉, 근육을 다지기 위해서는 힘들어도 이를 악물고 버텨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글을 읽을 때까지만 해도 이 경고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하지만 소설 속 내용에 빠져드는 데에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이언 너는 모르고 있구나. 너의 여행은 방금 시작됐어. 이제 종종 대답을 찾기보다는 질문을 하게 될 거야. 그리고 의문이 너의 호기심을 꺾어 놓지 않는 한 더 많은 호기심을 가지게 될 거야.' (111쪽)

'소설'이라는 틀에 각종 철학적 사고를 할 수 있는 다양한 소재를 적절히 곳곳에 심어놓았다. 호기심 어린 소년의 눈으로 질문에 질문을 더하며 함께 철학 여행을 떠난다.



철학자 박이문의 추천사에 보면 이 책을 보니 몇 권의 책이 떠올랐다고 하는데, 그 중 19세기 중반에 발표되어 세계적 고전으로 자리 잡은 루이스 캐럴의 동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있었다. 철학적 소설인 동시에 소설 형식을 갖춘 철학 교양서라는 것이다. 그 말에 부합하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재미있게 읽으며 철학적 사색을 할 수 있도록 부족함 없이 계속 소재를 공급해주는 느낌이었다.



특히 이언의 모험을 따라가다 보면 책 가장자리에 있는 주석을 발견하게 되는데, 이또한 꼼꼼히 읽어나가게 된다. 저자는 순전히 자신의 지적 호기심을 만족시키기 위해 정리한 내용이지만 독자들을 위해 참고가 될 것이라 생각하여 실었다고 한다. 하지만 나에게도 이 구성이 마음에 든다. 따로 찾아보면서 공부하기는 귀찮고, 소설만 읽으며 '나중에 찾아봐야지' 생각만 하다가 잊을 수 있으니 말이다.

또한 마지막에 '더 깊은 질문들'이 이 책의 새로운 시작이 될 수 있다. 그 질문들에 대한 답을 찾는 것은 나만의 새로운 여행이 될 것이다. 순서대로 해봐도 좋을 것이고, 그날의 기분에 따라 눈길이 멈추는 질문에 대한 답변을 찾아보아도 의미 있을 것이다.



이 책의 매력은 소설 형식으로 흥미롭게 풀어낸 철학 이야기라는 점에 있다. 그러면서도 철학 이론도 함께 정리할 수 있도록 꾹꾹 눌러담았다는 점도 높이 평가할 수 있다. 이 책의 서문을 쓴 철학박사 안광복은 이 책을 책상 책꽂이에 꽂아 두고 수업에 필요한 아이디어가 절실할 때마다 펼쳐본다고 말한다. 소설 이야기도, 본문 옆 각주도, 책 곳곳에 등장하는 철학자들의 명언 등 어느 하나도 놓칠 수 없다. 여운이 남는 책이면서 나만의 답변을 하기 위해서라도 곁에 두고 틈틈이 펼쳐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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