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본 RE:BORN - 가장 어려운 순간, 다시 태어나다
홍사라 지음 / 치읓 / 2020년 12월
평점 :
품절


이 책의 제목은 '리본'이다. 처음에는 그냥 장식하는 리본인가보다 생각했다. 제목 옆에 있는 영어 단어를 보기 전까지는 말이다. 리본을 '다시 태어난다'는 의미로 바라보니 또 다르게 보인다. 그리고 저자가 암 완치 판정을 받은 사람이라는 것을 보니 '리본'의 의미가 더욱 크게 다가온다.

인생이 처음부터 봄이었으면 봄의 아름다움과 따사로움에 감탄하지 못했을 것이다. 긴 겨울을 지나 봄이 왔기에 나는 더 찬란하고 행복한 봄을 맞이했다. 인생의 모든 계절은 저마다 의미와 섭리가 담겨 있다. 지금 한 계절의 모습으로 자신의 인생을 불행하다 단정하지 않아도 된다. 나무와 사람은 모든 계절을 겪은 후에야 비로소 결실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힘든 계절만으로 자신의 인생을 단정하고 판단하지 않아도 된다.

겨울이 지나면 머지않아 찬란한 꽃이 피는 봄이 올 것이니까.

힘든 겨울도 언젠가는 내 삶을 선물로 아름답게 장식해 주는 리본이 될 테니까. (19쪽)

이 문장을 읽고 보면 문득 이 책의 저자가 궁금해질 것이다. 그동안의 아픔과 '인생의 겨울도 의미 깊은 선물'이라는 그 깨달음을 풀어내는 글이기에 이 책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홍사라(본명 홍선주). 교육지도자이자 진로 컨설턴트이다.

누군가를 진정으로 위로하는 방법은 같은 아픔을 가진 사람의 존재를 보여주는 것이었다. 암 환자가 되어보니 가장 큰 위로가 되는 것은 나와 같은 수술 자국을 지닌 사람의 존재다. 5년이 지나 암을 완치 받고 회복이 된 나는 또 다른 암 환자에게 상처 입은 치유자가 된다. 나의 살아있는 존재만으로 누군가에게 작은 희망과 위로가 될 수 있음에 감사한다. (8쪽)

이 책은 총 다섯 장으로 구성된다. 프롤로그 '삶이 내게 긴 겨울을 줄 지라도'를 시작으로, '첫 번째 리본(RE:BORN)_전환점: 다른 방향이나 상태로 바뀌는 계기, 또는 그런 고비', '두 번째 리본(RE:BORN)_나는 네 온도가 필요해', '세 번째 리본(RE:BORN)_사랑, 할 수 있을까', '네 번째 리본(RE:BORN)_뚫고, 나오다', '다섯 번째 리본(RE:BORN)_활짝, 피어오르다'로 이어지며, 감사의 글 '우리는 더 활짝 피어나도록 만들어졌다'로 마무리 된다.



내가 병들었어도 남편은 변함없이 사랑하는 아내를 필요로 했다. 내가 쓸모가 없어졌으나 두 아이는 여전히 사랑하는 엄마를 필요로 했다. 병들고 쓸모가 없어져도 나를 사랑하는 가족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아내 역할을 하든 못하든, 엄마 역할을 하든 못하든 가족에게는 여전히 소중한 존재로 사랑받고 있음을 처음으로 깨닫게 된 것이다. 발 딛고 살아왔던 모든 곳에서 쓸모없는 존재가 되었을 때 나를 보호해 주는 따뜻하고 튼튼한 울타리가 바로, 가족이었다. 가족의 의미와 소중함을 격리의 시간을 통해 깨닫게 되었다. (50쪽)

혹시라도 이 문장이 지금은 그냥 무덤덤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 그리고 이런 느낌을 절절히 느낄 일은 사실 없는 것이 좋다. 하지만 우리는 왜 평범한 일상과 건강을 잃고 나서야 그 소중함을 뼈저리게 느끼는 것일까. 어쩌면 함께 아픔을 딛고 일어서서 더욱 단단해지지 않을까. 가족은 그렇게 진정한 가족이 되어간다.



내 삶은 메마른 사막일 때가 많았다.

하지만 오아시스 같은 만남 덕분에

걸었던 모든 여정이 찬란하게 아름다웠다.

오아시스 덕분에 길고 길었던 메마른 사막도

무사히 안전히 건널 수 있었다. (87쪽)

인생을 살아가면서 한 번은 마주치게 되는 전환점에 대해 이 책을 읽으며 생각해본다. 어느 순간, 특히 고통의 핵심으로 들어갈 때, 사람에게 상처를 받기도 하지만 사람의 힘으로 버텨내기도 한다. 그때 함께 하는 사람들이 진정한 인연이다. 이 책을 읽으며 이런저런 순간들이 떠오르는 것은 나에게도 그런 시간이 있어서인가보다. 저자가 책을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풀어내어 읽는 이의 마음 또한 움직인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동안 '리본'을 떠올릴 것이다. 고통을 승화시켜 어느 순간 다시 태어나는 단단함, 그리고 내 삶을 선물로 아름답게 장식해 주는 리본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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