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읽다보면 여행을 하는 것보다 먼저 필요한 것을 파악해본다. 내 공간에서 내 마음을 들여다보고 최대한 집에서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활용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외딴 휴가지에서 직장 일에 대해 걱정해 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머나먼 호텔의 스파에서 마사지를 받으면서도 스트레스 때문에 느긋하게 즐기지 못한 경험을 하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함께 보낸 첫 휴가의 고단함으로 인해 그토록 위대하게 여기던 사랑을 견디지 못한 연인이 왜 없겠는가? 아무리 멀리 가더라도 벗어날 수 없다. 그런데 왜 항상 여행만을 갈망할까? 그냥 집에서 우리가 가진 것을 최대한 활용해 보는 건 어떨까? (25쪽)
특히 여행을 하지 말아야 할 이유 중 하나는 환경문제도 있다.
여행은 그 자체만으로 생태계에 엄청난 재앙이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얼마전, 유럽에서 가장 큰 온실가스 배출기 순위에서 저가 항공사인 라이언에어가 10위 자리에 올랐는데, 9위까지는 모두 석탄 화력 발전소가 차지했다.(그중 7개가 독일에 있다.) 그런데도 여행을 취소할 정도로 이러한 상황을 염려하지는 않는다. 기후 보호 단체인 아트모스페어는 2050년까지 지구의 온도가 2도 이상 상승하지 않도록 하려면 한 사람이 연간 생산하는 탄소의 양이 2.3톤을 넘지 말아야 한다고 계산했다(독일의 경우 현재 국민 1인당 연평균 탄소 생산량은 11.63톤이다). (37쪽)
사실 이 문장에서 그렇게 와닿지 않는다면 다음 문장은 어떨까. 좀더 구체적으로 다가와 경각심을 불러 일으킨다.
베를린에서 인도의 케랄라까지 비행기를 타고 가면, 아유르베다(인도의 고대 의학 체계로 서구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휴양지에서 채식으로만 이루어진 아침 뷔페의 첫 스푼을 뜨기도 전에 당신은 비행기를 탄 것만으로도 이미 평균적인 인도인이 1년간 소비하는 양보다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한 셈이다. (3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