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컷의 인문학 - 거대한 지식을 그림으로 잘게 썰어보기
권기복 지음 / 웨일북 / 2020년 11월
평점 :
절판


'한 컷' 인문학이라니 쉽게 읽을 수 있을 것이라는 느낌이 팍팍 오지 않는가. 그런 느낌에 이 책을 읽어보았다. 부담없이 펼쳐들어 한 컷의 인문학을 공부하는 시간을 보내고 싶었으니 말이다. 특히 '거대한 지식을 그림으로 잘게 썰어보기'라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이 책 『한 컷의 인문학』을 읽으며 지식의 그림을 심어주는 시간을 보낸다.



이 책의 저자는 권기복. 현재는 읽고 쓰고 그리는 생활인문인이다. 인문학 콘텐츠 기획자로 일했다.

인문학 공부를 통해 내가 얻고자 하는 바는 하나의 자명한 진리나 결론이 아니다. 오히려 내 안에서 파생되는 수많은 인문학적 명제들을 만나기 위함이다. 우리가 살면서 맞닥뜨리는 어려움은 그간 정성스레 마련해둔 명제들을 주섬주섬 꺼내 대입해보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극복할 수 있다. 더불어 우호적이거나 길항하는 명제들이 내 안에서 각축을 벌이는 동안 나도 모르게 나만의 관점이 형성된다. 그 치열함이 흔적으로 남아 '지성'이 되는 것은 보너스다. 이 책에서 나는 평소 내가 궁금했던, 더불어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고민하면 좋을 주제와 이론을 정리해 소개했다. (5~6쪽)

이 책은 총 5장으로 구성된다. 서문 '인문학이라는 밥에 그림이라는 고명을 얹어서'를 시작으로, 1장 '지금 시대에 사랑은 가능한가', 2장 '지금 시대에 돈이란 무엇인가', 3장 '개인, 자유, 욕망의 발견 - 자유주의', 4장 '계급이라는 필터로 세상을 바라보기 - 마르크스주의', 5장 '공공의 것을 위하여 - 공화주의'로 나뉜다. 마지막에 참고문헌이 수록되어 있다.



이 책은 설명도 되도록 쉽게 하려고 애를 쓰면서 그림까지 곁들이니 바쁜 현대인에게 부담없이 한 컷의 생각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예를 들어 '돈이란 무엇인가?'란 질문에 앞서 이런 말을 건넨다. '어쩌면 탕수육 부먹, 찍먹을 고민할 동안에 한 입이라도 더 먹으라는 말처럼, 그런 질문에 대한 답을 고민할 시간에 돈 한 푼 더 버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흔히 하는 말처럼 돈의 노예가 되지 않기 위해, 또 경제적 인간으로서의 본성을 이해하기 위해서라도 '돈' 그 자체를 탐구해보는 건 의미 있는 일이다.(68~69쪽)' 이렇게 설명을 해나가니 시선을 고정하며 함께 생각을 이어간다.

독자에게 인문학적 사고를 할 여백을 준다고 할까. 그림과 함께 인문학을 한다는 것은 입문서 같이 부담을 덜어주고 편안하게 접근하도록 도움을 준다. 그야말로 책 뒷표지의 말처럼, "인문학의 드넓은 대지에 어떻게든 첫 삽을 뜨게 한다!"



목차를 보면 알겠지만 꽤 거창한 주제들이다. 거대해 보이기는 하나 살면서 한 번쯤은 마음먹고 파볼 만한 주제이기도 하다. 한 번에 깊게 파지는 못하더라도 어떻게든 첫 삽을 떠 놓으면 인생 어느 지점에서 반드시 다시 마주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아! 예전에 파 놓았던 것이 있었지?' 하며 두 번째 삽을 뜰 수 있다. 중요한 것은 파 내려간 만큼 내 경험과 사유를 채워 넣을 수 있다는 점이다. (6쪽)

목차를 보면 다소 무게감 있는 주제들이어서 '이것을 쉽게?'라는 의구심이 살짝 생길 수 있는데, 막상 본문으로 들어가면 그게 가능하다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다. 글자로만 구성된 것보다 그림이 함께 있으니 쉽게 접하면서 생각에 잠기는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이 소재를 이렇게도 접할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 것이다. 그러면서 한 컷 한 컷 멈춰서 인문학적 사색에 잠겨본다. '한 컷의 인문학'이라는 제목에서 기대하는 것을 충족시키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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