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보통의 감성
이어진 지음 / SISO / 2020년 10월
평점 :
절판


먼저 이 책의 표지에 시선이 갔다. 종이가 구깃구깃한 질감에 살짝 당황했다. 봉투에서 꺼내들어 표지가 구겨진 줄 알고 좍좍 펴보다가 이내 웃었다. 책을 대하는 내 마음을 들킨 듯했다. 흔한 종이를 흔치 않게 만들어 표지부터 시선을 고정시킨다.

부담없이 짤막한 에세이라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커피 한 잔 마시면서 문득 펼쳐들었을 때 내 감성을 끌어내는 시간을 가져보리라 기대하며, 이 책 『가장 보통의 감성』을 읽어보게 되었다.



감성을 이야기하는 책이어서 당연히 저자가 여성이라고 생각했던 것일까. 읽어나간지 얼마 되지 않아서 '군대 훈련소' 얘기에 살짝 당황했다. 어쩌면 '군대' 이야기가 나온다고 다 남성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고정관념일까. 이런 저런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이다. '보통'이라는 단어가 주는 난해한 느낌을, 그래서 오히려 거리감이 느껴진 부분을, 이 책을 읽어나가면서 좁혀보는 시간을 갖는다.

요즘 생각하던 문장을 발견할 때 반가운 느낌이 든다.

놀라운 사실 하나, 생각보다 우리는 타인의 삶에 무관심하다. 그 말은 타인 역시 우리의 삶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는 것이다. 왜 그럴까? 우리는 자신의 삶을 살기에도 바쁘고 신경 쓸 것이 많기에 다른 이의 삶을 들여다볼 여유가 없다. 그렇게 생각하면 우리는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 그러면 삶에 조금은 여유가 생긴다. (12쪽)



'맞아, 맞아' 하면서 공감하게 되는 문장들도 눈에 띈다.

주위의 믿을 만한 사람들이 모두 하고 있다는 걸 알았을 때 들어가는 투자는 최악의 타이밍이다. 최고의 투자 타이밍은 주위에 하고 있는 사람이 없을 때이다. 결론적으로 리스크를 감당하고 들어가는 사람이 소수이기에 투자에 성공하는 사람도 적다. (87쪽)



글에는 호흡이 있다. 학술적이고 어려워도 그럴 수밖에 없는 긴 글도 있고, 무심코 펼쳐들었다가 짤막한 글속에서 감성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는 에세이도 있다. 이 책은 후자다. '보통'이라는 것이 무엇일까. 다 개별적이고 특별한 무언가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이 시대를 함께 살아나가는 사람으로서 문득 느껴지는 공감 글귀에 생각에 잠겨본다.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에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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