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는 그대로의 글쓰기
니콜 굴로타 지음, 김후 옮김 / 안타레스 / 2020년 9월
평점 :
절판


글쓰기에 도움을 받고 싶어서 주기적으로 글쓰기 책에 관심을 갖고 읽어보고 있다. 글쓰기 책은 다양하다. 어떤 책은 정보 제공, 어떤 책은 교훈적이고, 어떤 책은 막연하다. 읽다보면 글쓰기야 말로 어느 한 권을 붙들고 그 책에서 하란대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책을 읽고 그 책 속에서 나의 글쓰기에 적용할 만한 것을 잘 뽑아서 나의 글에 녹여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도 그런 의미에서 읽어보게 되었다.

그런데 이 책은 읽기 전에 기대감이 있었다. 그런 것 있지 않은가. 그냥 첫인상이 좋은 책 말이다. 이 책이 그랬다. 나에게 무언가 커다란 의미로 다가올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읽어보지 않을 수 없는 글쓰기 책 『있는 그대로의 글쓰기』는 나에게 그렇게 다가왔다.



이 책의 저자는 니콜 굴로타. 자신이 쓴 글이 '있는 그대로의 삶'에서 '있는 그대로의 행복'을 발견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작가이자 칼럼니스트, 강연가, 블로거, 콘텐츠 개발자, 요리 레시피 연구가, 녹차 애호가이며, 매일매일 손수 빵을 구워 저녁 식탁을 차리고 싶지만 그러지 못해서 때때로 우울해하는 아내이자 엄마다. 이 책의 바탕이 된 글쓰기 커뮤니티 '와일드워즈'를 만들어 작가로서의 삶을 살고자 하는 사람들의 내적, 외적 성장을 돕고 있다. (책날개 발췌)

이 책은 총 10장으로 구성된다. 프롤로그 '작가의 삶은 계절로 이루어진다'를 시작으로, 1장 '시작의 계절', 2장 '의심의 계절', 3장 '기억의 계절', 4장 '불만의 계절', 5장 '돌봄의 계절', 6장 '양육의 계절', 7장 '문턱의 계절', 8장 '눈뜸의 계절', 9장 '피정의 계절', 10장 '완성의 계절'로 이어지며, 에필로그 '언젠가 사라지기에 소중한 삶'으로 마무리 된다.

이 책의 프롤로그를 읽으며 무릎을 탁 쳤다. '아, 나는 지금껏 무엇을 쓴 거지?' 이렇게 흩어져버리는 일상을 아쉬워하면서도 왜 거기에 대해서는 관찰도 기록도 하지 않았던 걸까. 프롤로그에서는 메리 올리버의 <아침>이라는 시와 거기에 대한 생각을 이야기한다.

아침

메리 올리버

유리병 속 반짝이는 소금.

파란 그릇에 우유. 노란 리놀륨.

베개에서 까만 몸을 펴는 고양이.

앙증맞고 상냥한 몸짓은 곡선미.

자기 그릇을 깨끗이 닦는다.

그러고는 세상 속으로 나가고 싶다.

훌쩍 뛰어올라 이유도 없이 잔디밭을 가로지르더니.

완벽하게 가만히, 풀 위에 앉는다.

그 모습을 보고 나는 생각한다.

있는 그대로의 말로써 무엇을 더할 수 있을까?

차가운 주방에 서서, 나는 녀석에게 인사한다.

차가운 주방에 서서, 나를 둘러싼 온통 멋진 것들을 둘러본다.

아침에 날이 밝았을 때 고양이가 돌아다니는 단순한 풍경을 어쩌면 이렇게도 아름답게 묘사할 수 있을까? 잠에서 깬 고양이가 기지개를 하더니 파란 그릇에 담긴 우유를 마신다. 유유히 정원에 나가 잔디밭을 거닐다가 앉는다. 그리고 시인은 마지막 무렵에 질문 하나를 던진다.

"있는 그대로의 말로써 무엇을 더할 수 있을까?" (5쪽)

프롤로그부터 내 마음은 들뜬다. 내 주변에 흑백사진처럼 배경으로 자리잡고 있던 온통 멋진 것들이 갖가지 색상으로 되살아나는 느낌이다. 글도 마찬가지다. 항상 소재가 부족한 듯하고 무언가 특별한 것을 쓰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생각부터 바꿔야 한다. 누군가의 일상, 그리고 나의 일상, 그 안에서 미처 인식하지 못했던 가치 있는 것들을 발굴해내는 것이 글쓰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상처 입지 않는 방법에 대해서도 이야기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문학상 등의 공모라든가 출판사에 원고를 제출했다가 거절 당하면 마음의 상처를 입을 것이다. 또한 블로그를 하다보면 누군가의 부정적인 댓글에 하루 종일 기분이 언짢을 수도 있다. 그 부분에 대해서 짚어주는 것도 기억에 남는다.

우리의 글이 항상 머물 곳을 찾을 수는 없을 것이다. 우리의 메시지가 모든 사람의 공감을 얻지는 못할 것이다. 그러므로 당신의 에세이가 선택받지 못했다고 해서, 당신의 시가 채택되지 않았다고 해서, 또는 블로그에 올린 글에 익명의 독자가 부정적인 댓글을 남겼다고 해서 모두 당신의 글쓰기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거절 통보를 받았을 때 그것이 당신의 내면에 상처를 입히지 않도록 하는 몇 가지 방법이 있다. (65쪽)



이 책을 읽다보면 글로 쓸만한 소재가 없다는 말은 못 하겠다. 이 책을 읽으며 우리의 삶을 들여다보고 행복을 찾는 시간을 보내게 된다. 계절에 따른 구성도 흥미롭다. 차분하게 독자를 이끌어준다. 그리고 독자 스스로 글을 자신 안에서 끄집어낼 수 있도록 용기를 준다.



글을 쓰면서 겪게 되는 상황을 '10가지 계절'에 비유해 풀어나간다. '글 쓸 시간이 없다'고 말한 적이 있다면, 그러면서도 '글을 쓰고 싶다'고 바란 적이 있다면, 이 책을 꼭 읽어야 한다. 실용적이면서 감동적인 글쓰기 책은 이 책 말고 어디에도 없다.

_제프 고인스, 《당신은 작가다》 저자

우리의 삶은 각자 자신이 바라보는 시각에 달렸다. 흩어져 사라져버리는 일상을 자신만의 시각으로 글쓰기를 통해 되살리면 그것이 특별한 인생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이 그 방법을 알려준다. 살림 때문에, 육아 때문에, 나를 힘들게 하는 모든 일 때문에 글쓰기를 할 시간이 없다고? 이 책에서는 시간이 없어서 글을 쓰지 못한다는 핑계는 당장 사라지게 만들어준다. 그리고 열정이 샘솟을 것이다.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행복을 찾아가는 여정을 시작하게 될 것이다. 글쓰기를 어렵게만 생각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표현하도록 의욕을 북돋워주는 책이다. 여운이 남는 글쓰기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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