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저자는 황천춘. 중국 푸젠성에 있는 샤먼대학 중문학과에서 문학공부를 했다. 주요 저서로는 『중국의 신화와 이야기』, 『이집트의 신화와 이야기』, 『인도의 신화와 이야기』 등이 있다.
이 책은 고대 인도의 기록 중에서 가장 아름답고도 중요한 신화를 고대 작가, 특히 시인의 작품을 참고하여 새로 엮었다. 간결하고 정련된 필치로 예술적인 화려한 수사를 대신하지만 원작의 독특한 언어를 최대한 그대로 사용해 소개하니 이 위대한 민족이 인류 문명을 위해 남긴 훌륭한 작품을 피부로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 (7쪽)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된다. 서문 '갠지스 강의 모래처럼 셀 수 없이 많은 것'을 시작으로, 1부 '신들의 이야기', 2부 '전기담', 3부 '영웅 서사시'로 나뉜다. 1부에는 창조신 브라흐마, 천둥과 번개의 신 인드라, 태양의 신 수르야, 불의 신 아그니, 달의 신 소마, 위대한 파괴의 신 시바, 여신들-데비, 전쟁의 신 쿠마라, 코끼리 머리를 한 신 가네샤, 사랑의 신 카마, 인류의 조상 마누, 마하비슈누, 데바의 적 아수라, 인간의 적 락샤사, 망령의 세계 등 신들의 이야기를 15장의 이야기로 풀어나간다. 특히 3부에는 인도 2대 영웅 서사시인 『라마야나』와 『마하바라타』를 들려준다.
태초의 세상은 그저 캄캄한 어둠이었다. 아무런 특징도 없고 인식할 수도 없는, 한없이 깊은 잠에 빠진 상태였다. 그러던 어느 날, 우주에서 가장 위대한 영혼이 나타났다. 그는 어둠을 몰아내고 우주가 모습을 드러내게 하였다. 무한한 힘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그는 느낄 수도, 상상할 수도 없지만 분명히 존재했다. 브라흐마는 세상 만물을 창조하고자 하였다. 그는 명상을 통해 가장 먼저 물을 창조한 다음, 자신의 씨앗을 끝없이 펼쳐진 물속으로 던져 황금알로 변모시켰다. 그리하여 브라흐마는 우주의 왕인 '범천'으로서 황금알 속에서 태어났다. (17쪽)
힌두교의 신은 트리무르티라고 하여 창조신 브라흐마, 유지신 비슈누, 파괴신 시바 삼신일체를 기본으로 하는데, 창조신 브라흐마에 관해서는 인도 여행을 할 때 잘 들을 수 없다. 이미 창조는 다 끝났으니 더이상 중요하지 않다는 설명을 들어볼 수는 있었으나 그야말로 '믿거나 말거나'다. 이 책에서는 인도에서 잘 듣지 못한 '창세'부터 시작하니 방 안에서 인도 여행을 하는 듯한 느낌으로 흥미롭게 읽어나갈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