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체의 아름다운 옆길 - 천경의 니체 읽기
천경 지음 / 북코리아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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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인데 가볍고 재미있고 울림까지준다고?' 이 책을 읽어보고 싶다고 생각한 데에는 이거면 충분했다. 나에겐 '가을=사색=니체'라는 생각이 드는 건지, 요즘 자꾸 니체가 눈에 띈다. 아마 출판사들도 지긋지긋한 여름이 지나고 사색하기 좋은 계절이 되어서인지 독자들에게 니체를 다양한 각도로 보여주고 있나보다. 이번에는 이 책 『니체의 아름다운 옆길』에서는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가는지 궁금해서 읽어보기로 했다.



이 책의 저자는 천경(본명 천미경). "피로 써라. 그러면 피가 곧 넋임을 알게 될 것이다."라는 니체의 문장을 좋아한다. 현재 서울 홍대 인근에 위치한 대안연구공동체에서 미셸 푸코, 질 들뢰즈, 프리드리히 니체, 레비스트로스 등의 저서를 읽고 공부하는 <잡종의 책 읽기> 모임을 진행하고 있다.

이 책을 쓰게 된 동기를 밝혀야겠다. 니체의 전작(全作)을 읽는 데 약 2년이 걸렸고 현재는 유고를 읽고 있다. 전문가들의 해설서도 꽤 읽었다. 책을 읽는 어느 순간 쓰고 싶어졌다. 그러던 참에 내외뉴스통신으로부터 칼럼 제의를 받았다. 나는 니체칼럼을 쓰겠다고 말했다. 내외뉴스통신 측은 흔쾌히 허락했다. 이렇게 해서 2017년 10월 중순부터 매주 한편씩 《천경의 니체 읽기》 칼럼을 기고하는 무모한 용기를 낼 수 있었다.

니체는 마약 같았다. 내 욕망의 화로에 불씨를 던져준 프로메테우스, 그 느낌을 말해야 했다. 그러나 나의 주관적 느낌을 다 끄집어내지는 않았다. '유일무이한' 내 독법을 내놓으려고 '창조적 오독'을 하고 싶지 않았다. 나는 전공자들의 해석과 동떨어진 세계를 만들지 않으려고 애썼다. 다만 내 느낌의 색을 표현하려고는 노력했다. (6쪽_서문 중에서)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된다. 1부 '인식은 슬픔이다. 아니다. 인식은 웃음이다', 2부 '공부하기 좋은 날', 3부 '아모르파티'로 나뉜다. 당신을 침략하고 싶다, 여행자와 개똥, 방귀와 웃음과 니체와 나, 신은 죽었는가?, 위대한 망각의 힘, 영원회귀와 죽음 체험, 그리스의 신들과 그리스도교의 신, 아모르파티, 자기를 비웃을 수 있는 자, 무기력과 권태 돌파하기, 진리라는 번개, 동정과 우정 사이, 머무르지 않기 등의 글이 담겨 있다.



'철학' 하면 경건하고 조용하고 사색하는 그런 분위기가 떠오를지도 모르겠다. 특히 '니체'는 더욱 그렇다. 이 책은 일단 그런 고정관념을 깨는 데에 의미가 있다. 이 책에서 말하는 '재미있다'는 짐작하겠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이 책을 집어들면 막 멈추지 못하고 웃는다는 말은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니체를 이야기하는 책 중에서 접근성은 뛰어나다. 수많은 니체 서적 중 부담을 덜어내려고 노력했다는 점을 인정한다. 일단 부담이 적고 재미 있어야 읽을 생각을 하게 되니 말이다. 나도 마찬가지로 가볍고 재미있다는 설명에 이 책을 읽어보겠다고 생각했으니 말이다.



이 책은 '천경의 니체읽기'이다. 저자 천경의 경험담을 비롯하여 삶의 다양한 이야기가 녹아들어 니체를 풀어낸다. 니체가 중심이지만 니체가 전부는 아닌 책이다. 그러니 니체에 대해 알고 싶지만 너무 어렵고 방대해서 살짝 발을 뺐던 사람도 가볍게 에세이를 읽어나가는 느낌으로 이 책을 읽어보면 괜찮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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