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다이어트 주치의가 있다 - 다이어트와 폭식을 반복하는 사람들을 위한 맞춤 해결법
전승엽 지음 / 라온북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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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으로 매운 것을 먹으며 스트레스를 푼 것이 3년 남짓 되었다. 극도의 스트레스로 밥조차 넘기기 힘든 시기를 지나고 나니, 매운 것만 먹혔다. 보름 아니 그 이상이었던 것도 같다. 정확히 기억은 안 난다. 비빔면만 해먹었다. 그 이후 한동안 매운 것을 못 먹었는데, 요즘은 일이 좀 고되거나 힘들 때 떡볶이를 먹으면 힘이 난다. 얼마 전에는 다이어트 해야한다고 그거 참았다가 오히려 체해서 된통 고생했다. 몸이 이상해졌거나 마음이 덜 회복되었거나, 나도 나를 잘 모르겠다.

이 책에 보이는 한 마디 설명에 이 책을 읽기로 결심했다. '다이어트와 폭식을 반복하는 사람들을 위한 맞춤 해결법'이라는 설명을 보며 이건 꼭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딱 나에게 필요한 것 아니겠는가.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열일 제치고 얼른 이 책 『나는 다이어트 주치의가 있다』를 펼쳐들었다.



이 책의 저자는 전승엽. 비만의 대가보다는 다이어트 주치의를 자처하는 가정의학과 전문의다.

이 책은 다이어트를 시작하게 되는 동기부여와 다이어트 전략, 그리고 실제 진료실에서 있었던 사례와 다이어트 클리닉에 대해 다룬다. 이 책은 검증되지 않은 방법이 아닌, 의학적인 지식을 응용한 다이어트 내용을 담았다. 부디 이 책이 당신을 인생의 마지막 다이어트로 안내하길 바란다. (6쪽, 프롤로그 중에서)

이 책은 총 6장으로 구성된다. 1장 '살찌는 원인부터 분석하라', 2장 '유행하는 다이어트에 흔들리지 마라', 3장 '습관을 분석하면 살이 빠진다', 4장 '체질을 개선하면 요요가 두렵지 않다', 5장 '타입별 맞춤 다이어트 처방', 6장 '병원 다이어트, 이것이 궁금해요'로 나뉜다. 부록 1 '비만 원인 분석표', 부록 2 '인바디 결과지 해석법', 에필로그 '보기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은 욕망도 인정해 주어야 한다' 등으로 마무리 된다.

이 책의 차례를 보다보니 1장 '살찌는 원인부터 분석하라'에 음식문제로 '죽음의 충동도 이기는 떡볶이'라는 소제목이 눈에 띈다. 얼른 그 부분부터 읽어보았다. 당연히 떡볶이는 다이어트에 도움이 안 되는 음식이다. 이 정도의 캡사이신으로는 열량을 태우기를 기대하기는 힘들다. 설탕도 생각보다 많이 들어가는 데다가 떡 자체도 쌀가루나 밀가루를 밀도 높게 재가공한 것으로 같은 포만감에 훨씬 많은 칼로리를 섭취한다는 단점(36쪽)이 있으니 고칼로리, 고지방, 고탄수화물 삼박자가 갖추어져 있는 슬픈 이야기이다.



다이어트 진료 중에 흔히 접하는 식이 문제가 스트레스성 폭식, 일면 '스폭'이다. 이런 경우 대부분 자신의 의지력을 자책하는데 스트레스성 폭식은 개인의 의지나 노력의 문제가 아니라 원인이 명확히 밝혀진 매우 흔한 현상이다.

우리가 무엇을 먹을지 결정할 때는 필요한 영양분을 섭취하기 위한 '식욕' 외에도 쾌감을 느끼기 위한 '식탐'이 작용한다. 식탐에는 중독, 보상 등과 연관된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이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뇌의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I)을 보면 단 음식을 먹을 때 쾌락 중추가 활성화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22쪽)

식이 행태는 감정과 강하게 결부되어 있으니, 스트레스에 능숙하게 대처하기 어려운 사람들일수록, 그리고 이런 상황에서 적절히 개입할 사람이 없는 1인 가구일수록 식이 문제 발생이 쉽고 이것이 방치되면 비만으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스스로 자책하며 괴로워할 것이 아니라 다른 부분에서 해결책을 찾는 방법을 모색해볼 필요가 있다. 비만은 개인의 의지만이 중요한 문제가 아니니 말이다.

이 책의 장점은 다이어트에 관해 카더라 통신에 의학 검증 안된 정보가 아니라 비만클리닉 전문의가 알려주는 건강 밸런스 다이어트라는 점에 있다. 한꺼번에 살을 쪽 빼고 싶은 욕심은 버린지 오래 되었기에 꾸준한 건강 습관을 위해 이 책을 읽었고, 이 책에서 도움을 얻을 수 있었다. 어쩌다가 다이어트에 적이 되는 음식을 먹는다고 해도 다시 방향을 틀어서 건강식으로 돌아오기 위해서라도 이 책이 마음을 다잡아준다 .



아직까지 다이어트는 운동 절반, 식사 절반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다이어트하면 헬스장이 먼저 떠오르고 힘든 PT가 생각난다. 또 누가 다이어트 병원에 간다고 하면 '열심히 운동할 생각 안 하고 편하게 다이어트하려고 저런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나는 진료실에서 운동방법을 묻는 분들에게 당분간은 운동을 하지 말라고 말한다. 체중감량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식사량 조절이며 운동 잘못했다가 괜히 식욕이 올라서 체중감량에는 도움이 안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59쪽)

이 책을 읽으며 그동안 다이어트에 대해 생각하던 것 고정관념이 있다면 시각을 약간 틀어보는 계기를 마련해본다. 다이어트 하면 '운동'도 기본적으로 생각했지만 오히려 다이어트에 실패했던 원인을 거기에서 찾을 수도 있겠다. 또한 그동안 '다이어트' 문제로만 생각했던 것이 어쩌면 '감정 조절 문제'로 해결될 수 있겠다는 식으로 방향 전환을 해본다. 나에게는 의외의 큰 수확이다.

주기적으로 허기는 찾아오고 음식만큼 강력한 쾌락을 제공하는 것이 없다 보니 '빨갛고 화끈한 음식' 혹은 달달한 커피와 치즈 케이크'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사람들이 더 많은 것이다. 따라서 많은 경우 식욕 억제가 잘 안 된다고 표현하지만 식욕 억제의 문제보다는 감정 조절의 문제 혹은 적절하게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을 찾지 못했다는 것이 좀 더 정확한 표현이다. (91~92쪽)



6장에는 병원 다이어트에 대한 설명도 해준다. 다이어트 약, 살 빼주는 주사, 다이어트 기계, 다이어트 보조제 등 병원에서 일어나는 비만 치료에 대해 궁금하다면 이 책에서 비만클리닉의 시술을 알려준다.막연히 궁금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치료들을 병행하는지 살펴볼 수 있다.



이 책은 다이어트를 하기 위해서 기본적으로 짚어보아야 할 문제들을 살펴보는 데에 도움이 된다. 특히 이 책을 읽으며 지금껏 다이어트 상식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시간이 걸리고 돌아가는 듯해도 꾸준히 건강하게 다이어트를 하고 싶다면 이 책을 읽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에게나 일률적으로 부작용 없이 살을 쏙 빼주는 기적의 명약은 없으니, 건강하게 다이어트하기 위해서는 읽어봐야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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