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 수프 - 삶이, 우리를 향해 돌을 던질 때
아잔 브라흐마.궈쥔 선사 지음, 남명성 옮김, 각산 감수 / 해냄 / 2020년 9월
평점 :
절판


'아잔 브라흐마'라는 이름만으로 이 책에 대한 기대가 상승했다. 이미 『술 취한 코끼리 길들이기』와 『시끄러운 원숭이 잠재우기』로 나에게는 기억되는 이름이니 말이다. 그러니 이 책 『개구리 수프』도 당연스레 읽어보게 되었다. 그런데 이 책은 이전의 책들과는 조금 다른 느낌의 책이다. 이 책은 아잔 브라흐마와 궈쥔 선사가 불교 수행을 하면서 경험한 에피소드를 들려주고 있다.

왜 그런 생각 한 번쯤 한 적이 있지 않을까. 어떤 종교든 종교인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을 볼 때, 그들의 경험담과 생각이 궁금해지는 경우 말이다. 예를 들어 템플스테이를 한다면 담당 스님이 전반적인 불교 교리를 이야기해주는 것보다, 그 절에서 지내면서 일어난 에피소드라든지 스님 개인의 생각을 이야기해줄 때 더욱 집중해서 듣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이 책도 마찬가지의 생각이 들었다. 좀더 생생하게 살아있는 현실을 만나는 느낌으로 이 책을 읽어나갔다.



이 책은 아잔 브라흐마, 궈쥔 선사 공동 저서다. 아잔 브라흐마는 영국 런던에서 태어나 케임브리지대학에서 이론물리학으로 학위를 받고, 학자 생활에 환멸을 느낀 후 아잔 차를 스승으로 모시며 태국의 정글에서 승려가 되는 수련을 쌓았다. 30년 넘게 승려 생활을 이어왔다. 아잔 브라흐마는 마음을 끄는 위트와 지혜의 조화를 통해 다양한 언어로 번역한 자신의 저서들을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려놓았고 그가 강연 여행을 할 때마다 세계 각국에서 수천 명의 사람들이 찾아오고 있다. 궈쥔 선사는 싱가포르의 마하보디사의 쑹녠법사로부터 구족계를 받았으며 선불교에서 명성이 높은 성옌 스님의 가장 젊은 후계자 가운데 한 사람이다. 궈쥔 선사는 1997년부터 명상을 통해 수련하고 있으며, 티베트 불교와 테라와다 불교는 물론 마하야나 불교의 다양한 면까지 연구하고 있다.

악감정, 흠 잡기, 죄책감, 처벌, 두려움으로 마음을 다스리려 애쓰는 대신, 훨씬 더 강력한 힘을 사용하세요. 바로 아름다운 친절, 다정함, 삶과 화해하는 용서입니다.

_ 아잔 브라흐마

낙하할 때에는 붙잡을 것이 없습니다. 이 상황을 통제할 방법이 없지요. 그저 상황에 순응하면서 내려놓는다면 자유의 기쁨을 맛볼 수 있습니다.

_궈쥔 선사

(출처) 『개구리 수프』 중에서

이 책은 2부로 구성된다. 1부 '삶에 다가서기: 아잔 브라흐마'와 2부 '비백의 아름다움: 궈쥔 선사'로 나뉜다. 1부에는 삶에 다가서기, 치료 아닌 돌봄, 바람과도 같은 바람, 가장 중요한 건 다정함, 아무것도 없다, 개구리 수프, 베푸는 기쁨, 하하야나, 과거에 가정은 없다, 2부에는 파멸의 원인, 비백의 아름다움, 헤헤야나, 특별할 것 없다, 흘러가는 대로, 마음 밭 갈기, 잔재의 냄새, 불확실성 받아들이기, 하늘 111, 선의 일곱 가지 놀라움, 한 끼 식사, 그저 있는 그대로, 자극으로 성장하기, 여시아문, 사물의 속 들여다보기, 세상 깨우기가 담겨 있다.




 

이 책의 제목과 동명의 글이 궁금했다. 80쪽에 「개구리 수프」라는 글이 나온다. 탁발을 통한 공양의 중요한 점은 받은 걸 먹는다는 것, 즉 골라서 먹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방식은 동시에 역겨운 일일 수도 있다며 경험담을 들려준다. 태국 북동부에 있을 때 마을 사람들이 너무 가난해서 개구리 수프를 줄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개구리 수프에 들어가는 개구리 한 마리의 크기가 중국집 숟가락에 딱 한 마리 들어갈 정도라고 한다. 소금, 간장, 칠리소스 등의 어떤 조미료 없이 개구리들을 물을 삶아 내어주는데, 개구리 수프는 숟가락으로 개구리 한 마리와 약간의 국물을 함께 떠서 먹는 것이다. 눈을 감고 개구리를 입에 넣은 다음 씹어 삼키는 것이다.

부처님께서는 날개의 무게만을 지탱하며 이 나라 저 나라를 넘나드는 새처럼 승려도 승복과 공양 발우만 소유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여행용 가방을 들고 하늘을 나는 새를 본 적이 있는가? 마을 사람들은 근근이 먹고사는 농부들이었다. 그들은 모두 쌀농사를 지었다. 우리는 채소를 먹을 일이 없었다. 과일도 없었다. 망고도 바나나도 없었다. 우리는 쌀을 먹었고, 땅바닥을 기어 다니거나 펄쩍거리며 뛰는 건 뭐든 먹었다. 우기에는 작고 가시가 있는 물고기들도 먹을 수 있었다. 물에 삶아서 먹었다. 소금이나 간장도 없이. 이런 식의 고행을 견디며 우리는 어떻게 해야 평화롭게 살아갈 수 잇는지 본능적으로 배웠다. 삶은 개구리? 훌륭했다. 개미로 끓인 수프? 못 먹을 것 없지. 우리는 불자들이 주는 것만 먹고 만족하는 법을 배웠다. 추가로 요구하지 않는 법을 배웠다. (84쪽)



에피소드 위주로 읽어나가다가 문득 나에게 다가오는 문장 앞에서 깨달음을 얻는 듯하다. 한동안 '이럴 걸, 저럴 걸' 하면서 나 자신을 괴롭히며 살았는데, 이제 더 이상 그것을 하지 말아야겠다고 결심한다. 특히 나의 결정에 자신이 없었는데, 다른 사람들의 말에 휘둘리지 말고, 나 자신의 결정을 믿고 제대로 이행하는 데 에너지를 사용하기로 한다. 그 생각으로 이끌 수 있도록 글에서 힘을 얻는다.

모든 과거는 가정이 불가능하다. 가정을 하면서 과거를 생각하지 말라. 괴로움을 자초하는 일이며 철저한 시간 낭비일 뿐이다. 혹시 이랬을까, 저럴 수 있었을까, 이래야만 했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삶이 평화로울 방법은 어디에도 없다. 결정을 내릴 때는 자신의 가슴을 믿어라. 그리고 내린 결정을 제대로 이행하는 데 에너지를 사용해야 한다. (111쪽)



유명한 불교계 스승 두 분의 개인적 경험을 바탕으로 한 이 매력적인 책은 누구나 마주하는 가장 평범한 문제들 중에서 하나에 대한 조언을 선사한다. 열린 마음과 맑은 정신을 어떻게 유지할지, 사람들과 주변 상황이 우리에게 등을 돌린다고 느낄 때 어떻게 차분해질 수 있는지에 대한 가르침이다.

_잰 초즌 베이, 그레이드 보 수도원장

아잔 브라흐마와 궈쥔 선사가 절반씩 채워나간 책이다. 이 책을 읽는 독자는 이들의 에피소드를 편안한 마음으로 읽어나가다가 그들의 생각을 들으며 문득 자신에게 와닿는 이야기에 집중하게 될 것이다. 무언가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애쓴 것이 아니라, 일화 속에서 느낀 것을 툭 던져주듯 들려주는데 오히려 마음에 와닿는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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