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저자는 벤 크레인. 사진작가이자 매 훈련사이고, 미술 교사다. 유럽, 미국, 파키스탄 전역을 돌아다니며 참매, 새매, 독수리 등을 훈련했다. 사회적응이 어려운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고 있다. 겉으로는 정상처럼 보여도 '머릿속에는 형편없이 조율된 그래픽 이퀄라이저가 들어 있는 기분'이라고 말한다. 가까운 인간관계는 늘 실패하면서도 자연 세계와는 성공적으로 관계를 맺는다. 그는 새의 깃털, 비행 패턴, 사냥, 죽음, 부패 등 자연에서 일어나는 모든 순간을 마치 세밀화 그리듯 찬란하고 섬세하게 묘사해간다. 상처 입은 새를 치유하고, 훈련하고, 다시 자연으로 돌려보내기까지, 하나의 대상에 대한 인내와 사랑은 저자 자신과 아들과의 관계 회복으로 이어진다. 매 훈련서 외에 정식 출간은 처음인데도 영국 출판 에이전트가 스십만 달러 규모로 두 권을 연달아 계약할 만큼 자연과학 및 에세이 작가로서 그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책날개 중에서)
매와 함께 그리고 매를 위해 살았던 삶은 늘 진화했고, 늘 놀라웠다. 무엇보다 그것은 자연의 순환 주기를 토대로 한 감각적 경험이었으며, 잠재력을 일깨워주는 늘 활기찬 삶이었다. 나를 기꺼이 풍경 속으로, 자연 속으로 들여보내 언제나 생각하고, 느끼고, 궁금해하도록 이끄는 삶. (21쪽)
사람 사는 거 다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 때면 대리경험을 하는 심정으로 책을 읽기도 한다. 하지만 그 사람만이 경험할 수 있는 이야기를 보면 그 자체만으로도 새로운 경험이 되기도 한다. 이 책이 그렇다. 그 누구도 저자가 경험한 세계를 이야기할 수 없다. 저자만의 특징과 성향이 사람보다는 자연에서 의미를 찾을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프롤로그부터 매료되는 책이다.
내가 맹금류를 발견한 것은 계시였다. 처음 매를 잡았을 때의 그 놀랍도록 강렬하고 선명한 느낌은 충격적이었다. 내면에 금이 가는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내가 그토록 찾아 헤매던 그 느낌이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매의 세세한 특징들이 서서히 눈에 들어왔다. 내가 느꼈던 강렬한 유대감이 이해가 되었다. 매는 매우 순수한 생명체다. 대단히 예민하고, 지능이 높고, 경계심이 많으며, 생의 대부분을 고독하게 살아간다. 매는 매 순간 현재를 살며, 어중간하게 애매한 면이 없으며, 태고난 본능에 따라 행동하고 반응한다. 일관성과 조심성 없이 매를 대하면 매는 자연으로 돌아가버린다. 매와 인간 사이의 좋은 관계에는 명확하고 내밀한 척도가 있는데 이 척도는 인간이 아니라 매가 정한다. (15~1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