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픽테토스의 인생 수업
오기노 히로유키 지음, 황혜숙 옮김, 가오리.유카리 만화 / 삼호미디어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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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에픽테토스는 스토아 학파를 대표하는 철학자이며, 노예이면서 진정한 자유인이었고, 위대한 황제의 멘토였다.'라는 설명에 이 책을 선택하여 읽은 것은 아니었다. 그저 에픽테토스가 어떤 철학적 내용을 들려줄지 궁금해하며 이 책의 목차를 쓱 살펴보다가 '꽃이 진다고 마음이 황폐해지는가'라는 문장이 나에게 화두처럼 다가와 내 마음을 건드렸기 때문에 '이 책이다'라는 생각을 하며 읽어보게 된 것이다. 때로는 무언가 선택할 때에 커다란 이유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아주 사소한 무언가가 행동에 옮기도록 이끌어준다.

어쨌든 그 문장을 보며 본격적으로 구체적인 내용을 읽어보고 싶었다. 어쩌면 이 책이 나에게 제대로 철학의 시간을 맛보게 할지도 모르겠다고 기대하면서 말이다. 특히 요즘처럼 머릿속이 복잡할 때에는 아예 뜬눈으로 밤을 지새보는 것도 차라리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이 책 《에픽테토스의 인생수업》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오기노 히로유키. 일본 조치대학 문학부 철학과 교수이다. 만화는 가오리&유카리. 일본 치바 현에 살고 있는 쌍둥이 자매다.

근세 이후 스토아철학은 실천적인 금욕주의의 대명사로 여겨지지만, 사실 스토아철학은 학설이나 이론보다도 삶의 방식으로 집약됩니다. 이러한 이해를 위해서는 창시자인 제논이나 뒤이은 대표자인 크리시포스 이상으로, 《엥케이리디온》에 그려진 에픽테토스를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25쪽)

이 책에서는 《엥케이리디온》 중에서 인상적인 부분을 선별해 27가지 에피소드로 나누어 실었습니다. 여기에 독특하고 위트 넘치는 만화와 필자의 해설을 곁들여 독자의 이해를 도왔습니다. 자, 이제 그럼 에픽테토스의 이상한 세계로 떠나볼까요. (27쪽)

이 책은 총 4부로 구성된다. 1부 '인식을 바꾸는 법', 2부 '감정의 노예에서 벗어나는 법', 3부 '인간관계의 굴레에서 자유로워지는 법', 4부 '진정으로 성장하고 잘 사는 법'으로 나뉜다. 부록으로 《엥케이리디온》 원전 번역문이 수록되어 있다.

일단 이 책을 펼쳐들면 지은이의 말에 에픽테토스에 대해 설명해준다. 간단한 배경지식을 알고 본문으로 들어가본다. 에픽테토스는 해방 노예 출신의 철학자다. 에픽테토스의 일생은 이른바 '학자'의 삶이었지만, 엘리트 특유의 삶과는 거리가 멀었으며, 노예라는 억압된 신분, 만성적인 신체 장애, 국외 추방, 작은 사립 학교의 운영자로서 불안정한 경제적 여건 등 수많은 시련 속에서 스토아철학을 현실적인 삶의 방식으로 몸소 실천하고 발전해나갔다는 것을 알고 보면 그의 철학이 보다 입체적으로 다가오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여기에 실린 27가지 에피소드는 먼저 만화를 통해 쉽게 메시지를 전달해주고, 《엥케이리디온》 몇 장에 나오는 내용인지 구체적인 문장과 함께 알려준 후에 저자가 그에 대한 해설을 담았다. 이 책은 누구나 쉽게 에픽테토스의 철학을 접할 수 있도록 접근성이 뛰어나게 구성되어 있다. 이 책을 집어들면 에픽테토스와 《엥케이리디온》을 알아가는 시간을 보낼 것이다.



처음 접하면 자칫 의문이나 반발심을 느낄 수도 있는 에픽테토스의 말을 우리 생활 속에서 천천히 곱씹어보고 잘 소화할 수 있도록 길잡이 역할을 하고 싶었습니다. 자신만의 관점에만 사로잡히지 말고 여러 방향에서 대상을 바라본 뒤 가장 잘 보이는 각도를 찾아보는 것. 평소에 닥치는 대로 뻗어 나가던 욕구를 정말 소중한 것만으로 한정하고 그 밖의 불필요한 욕구를 버리는 것. 피할 수 없는 인간관계를 타협이나 추종과는 다른 진정으로 원활한 방식으로 맺어가는 것……. 이러한 주제에 관해 스토아철학을 단도직입으로 제시하기보다는 에픽테토스가 언급한 사례를 쉽고 흥미롭게 공감할 수 있도록 만화 형식으로 먼저 소개한 후, 원문 번역과 해설을 실음으로써 생각을 심화시키는 접근 방식을 시도해보았습니다. (231쪽)

이 책을 읽다보면 '엥? 이건 좀…'이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약 이천 년 전의 글이기에 그 시대상이나 다른 배경도 충분히 감안하고 보아야 한다. 이 책을 읽으며 에픽테토스의 철학을 알아가는 시간을 가져본다. 무엇보다 에픽테토스라는 철학자에 대해 알려주며 《엥케이리디온》 원전 번역문을 실었다는 점이 인상적인 책이다. 에픽테토스 철학의 입문서라고 생각하고 읽어보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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