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시그널 - 돈의 현재와 미래를 읽는 10가지 신호
경제브리핑 불편한 진실 지음 / 흐름출판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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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제목보다 부제가 마음을 쿵 울리며 치고 들어왔다. '돈의 현재와 미래를 읽는 10가지 신호'라는 문장 말이다. 알고 싶다. 격하게 알고 싶다. 왜냐면 지금은 격변의 시기이고, 이 시기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다른 미래가 펼쳐질 것이 눈에 뻔히 보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알고 있지 않은가. 어렵다 어렵다 하던 시기 또한 지나갔고, 그 시기에도 돈을 벌 사람들은 다 벌었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런데 왜 나는 여전히 '돈의 현재와 미래를 읽는' 능력이 현저히 부족한 것일까.

반복되는 위기를 거친 후 이제는 이 기간에 망연자실하지만 말고 딛고 일어서야 한다는 것쯤은 알고 있다. 그래서 정신 차리고 툴툴 털고 일어서며 책을 손에 집어 들었다. 이번에 읽은 이 책은 《경제 시그널》이다. 통계, 금리부터 일코노미, 중고 시장까지 10가지 신호로 경제의 속살을 읽는다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을 들려줄지 궁금해서 읽어보게 되었다.



<경제브리핑 불편한진실>은 지난 5년 동안 우리 경제의 불편한 진실을 파헤치며 부의 흐름을 읽는 10가지 신호를 찾아냈다. 통계, 금리부터 일코노미, 중고 시장 등 일상이 보내는 신호를 통해 경제에 대한 기존의 상식을 검증하고 새로운 질문을 던져보자. 당신도 경제의 오늘과 내일을 읽을 수 있다.

책 뒷표지 中

이 책의 저자는 경제브리핑 불편한진실. 누적 다운로드 1억, 10만 정기 구독자의 경제 팟캐스트다. 2015년부터 경제 전문 기자 출신의 두 피디가 분배의 불평등, 취약한 노동환경, 갑질 기업의 꼼수 등 주류 언론이 외면하는 불편한 진실을 파헤치고 평범한 시민들을 위한 경제 지식을 소개하고 있다. (책날개 발췌)



이 책은 총 3부 13장으로 구성된다. 1부 '어제의 상식으로는 내일을 예측할 수 없다'에는 1장 '오래된 거짓말, 만들어진 진실', 2장 '상식이 더 이상 상식이 아닌 시대가 온다', 3장 '돈의 현재와 미래를 읽는 10가지 신호와 질문'이, 2부 '돈의 현재를 읽는 신호 5'에는 4장 '통계: 숫자는 진실할까', 5장 '금리: 왜 대출 금리는 적금 이자보다 높을까', 6장 '부동산: 부동산은 계속 오를까', 7장 '재정: 정부가 빚을 지면 정말 큰일이 날까', 8장 '인구: 인구는 꼭 늘어야 할까'가, 3장 '돈의 미래가 보이는 신호 5'에는 9장 '일코노미: 뭉치면 망하고 흩어져야 성공한다', 10장 '비즈니스 플랫폼: 성공하는 플랫폼의 조건', 11장 '중고 시장: 중고라고 무시마라', 12장 '인공지능: 인공지능과 인간은 상생할 수 있을까', 13장 '제로 금리: 완벽에 가까운 투자'가 수록되어 있다.

이 책은 경제에 관한 것이니 솔직히 비슷비슷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펼쳐들었다. 하지만 처음부터 반전에 흥미로운 이야기가 펼쳐진다. 1장은 〈오래된 거짓말, 만들어진 진실〉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된다. 서양에서는 무려 2000여 년 동안이나 '남녀의 치아 개수는 다르다'고 믿어왔다는 것부터, 우리가 알고 있는 '애덤 스미스 = 보이지 않는 손'의 충격적인 진실은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에 '보이지 않는 손'이 달랑 한 번만 언급됐다는 것까지, 상식이라고 알고 있던 것을 깨부수며 글이 시작된다. 시작부터 상식 파괴, 상상 초월의 즐거움을 주어 열린 마음으로 이 책을 읽어나간다.




첫 시작부터가 눈길을 사로잡았는데, 그 느낌 그대로 끝까지 끌고 가는 힘이 있다. '나는 왜 그 생각을 못했을까?'라고 이제야 깨닫는 부분이 많았다. 각종 통계 자료와 숫자가 난무하는 뉴스를 보며 오류가 있을 것이라 생각지 못하고, 나또한 순진(?)하게 받아들였다. 이런 정보들을 읽어나가며 쏙쏙 캐내니, 광산에서 보석을 채굴하는 듯하다.

예를 들어, '부산 3대 짬뽕집', '서울 5대 빵집', '전국 10대 한정식집' 등 맛집 순위를 매긴 뉴스나 정보가 TV나 신문에 자주 등장한다. 그런데 여기서 3대, 5대, 10대란 순위는 도대체 누가 정한 것일까? 전문가들의 의견이나 설문조사를 통해 결정된 것일까? 솔직히 아무런 근거가 없다. 누가,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선정했는지에 대한 설명은 거의 없이 일방적으로 주장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냥 받아들인다. 'TV나 신문이 알아서 확인했겠거니' 여긴다. 막상 이 정보들을 믿고 '전국 oo맛집'이라는 곳을 찾아가보면 생각보다 별로인 경우가 꽤 있다. 많은 언론들이 이런 점을 악용한다. (68쪽)



풍부한 예시를 들어 다양하게 이야기해주어 흥미를 끌어올리는 데다가 따박따박 근거를 제시하며 글을 풀어내어 설득력이 있다. 처음에 언급한 여성의 치아 개수나 보이지 않는 손에 대한 이야기부터 미니스커트, 립스틱 효과 등등 조금만 생각해봐도 현실적이지 않은 것을 그동안 왜 들은 그대로 '그렇다더라' 하고 비판 없이 동의해왔던 것일까. 그런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에어서 더욱 몰입해서 읽어나간다.

경제를 보다 큰 틀에서 바라보며 10가지 신호에 귀 기울여보는 시간을 갖는다. 단편적인 재테크 방법을 알려주는 책은 사실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그 방법이 괜찮은 것인지는 시간이 지나봐야 알 수 있는 것이고, 세상에 어떤 것이든 100% 확신을 가지고 바라볼 수 있는 일은 없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 책은 오히려 나에게 맞는 현실적이면서 지금 내가 찾던 경제 서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펼쳐들면, '통계, 금리부터 일코노미, 중고 시장 등 일상이 보내는 신호를 통해 경제에 대한 기존의 상식을 검증하고 새로운 질문을 던져보자'는 의도에 충실한 책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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