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와 50년째 살고 있습니다만
이유진 지음 / 예미 / 202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빠와 50년째 살고 있습니다만'이라는 이 책의 제목을 보며 생각에 잠긴다. '50년'이라는 세월은 결코 적지 않은 시간이다. 상당히 길게 느껴진다. 들려줄 이야기가 많을 것이다. 그 세월동안 가족으로 함께 살아간 시간을 돌아보며, 어떤 이야기를 풀어낼까. 저자는 '아버지를 위한 사부곡'을 쓰겠다고 결심하고 이 책을 출간한 것이다. 거기에서 궁금증이 생겼다.

이 책의 저자는 딸 넷의 둘째로 자란 70년생 이유진이다. 특히 이 나이면 아이가 몇 살이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데, 저자는 말이 길어지는 것이 싫어서 초등학생 딸 둘을 가진 엄마라고 하기도 했단다. 결혼에 대해, 아이에 대해, 남들과 다르게 사는 것에 대해, '사회통념'에 맞서지 못하고 머릿속으로만 벗어나겠다고 생각하는 그 모습…. 첫 번째 글만 읽어보아도 이 책에 실린 글에 대해 호감이 상승한다.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궁금해서 이 책 『아빠와 50년째 살고 있습니다만』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이유진. 오십이 가까운 어느 날 아버지를 위한 사부곡을 쓰겠다고 마음먹었다. 딸 넷의 아버지로서 감당해야 했을 무게와 시간을 오십이 되어서야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된 것이다. 남들과 다른 아버지가 곁에 있음에 감사하며 아버지와 함께한 시간들이 내게 준 의미를 글로써 정리하고 있다. (책속에서)

이 책은 총 4부로 구성된다. 1부 '70년생 이유진' 2부 '신념에 관하여', 3부 '아빠와 50년을 살았다', 4부 '딸 넷은 이렇게 자라고'로 나뉜다. 70년생 이유진, 나는 어딜 가도 상무 딸, 그 시절, 벽장 속 하얀 가루, 나이 쉰에 금주를 해보니, 아빠와 50년을 살았다, 슈퍼맨의 눈물, 우리 집 맥가이버, 아빠도 남자다, 난생 처음 본 아빠의 글, 아빠가 '싫어'라고 했다, 당신의 얼굴은 백퍼 가꾼 것이다, 할아버지의 자식들, 엄마 아빠는 팔순 등의 글이 담겨 있다.



인생이라는 것은 길다면 길지만, 뭉텅이로 놓고 보면 후딱 지나가버린다. 스쳐지나가서 흩어져버리는 시간 중에서도 글로 남기고 기억을 떠올리며 생생하게 살려내는 것이 바로 책이다. 특히 가족에 대한 이야기는 평범한 듯 특별하고, 또한 이 안에서 공통점을 찾으며 나의 기억을 떠올리는 시간을 갖는 것이니, 이 책을 읽으며 그런 시간을 보낸다.

이 책은 네 자매의 둘째 딸이 50년을 함께 살아온 아버지께 보내는 사부곡이다. '사부곡'이라니 무언가 거창할 것 같은 생각이 들지만, 사실은 지나온 인생의 순간과 생각을 담은 에세이다. 이 책을 읽으며 70년생 이유진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보기를 권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