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체 1~3 세트 - 전3권
류츠신 지음, 이현아 외 옮김 / 자음과모음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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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3권의 중국 SF 소설 『삼체』가 출간되었다. 이 소설은 류츠신의 장편소설이며, 아시아 최초로 2015년 휴고상을 수상한 작품이기도 하다. 먼저 '삼체'란 무엇인가. 제목 옆에 보면 The Three Body Problem 이라고 적혀 있다. 요즘처럼 눈 앞의 문제로 아웅다웅할 때에는 시선을 우주로 돌리는 것이 필요하다. '가상현실 게임, 천체물리학, 문화대혁명, 그리고 외계인에 관한 멋진 소설'이라는 켄 리우의 추천사를 보면서 기대감을 가지고 소설 속 세상에 빠져드는 시간을 보낸다.


 



 


이 책의 저자는 류츠신. 중국을 대표하는 과학소설가다. 1999년부터 2006년까지 8년 연속으로 중국 과학소설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SF 은하상을 수상했다. 주로 중국 현대사에 대한 깊은 성찰을 바탕으로 근미래의 중국 사회를 묘사함으로써 중국 과학소설의 지평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삼체 1부 - 삼체문제』를 시작으로 연이어 발표한 '지구의 과거' 3부작은 문화대혁명에서부터 수백 년 후 외계 문명과 인류의 전면전으로까지 이어지는 SF 대서사시로, 중국 과학소설을 세계 수준으로 올려놓은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이 시리즈는 과학소설로서는 이례적으로 평단의 극찬과 독자의 열광적인 반응 속에 300만 부라는 판매고를 기록하며 제18회 SF 은하상 특별상을 수상했다. (책날개 발췌)




 

먼저 이 책의 1권을 읽으려고 펼쳐들었다. 왕먀오에게 경찰 두 명에 군인 두 명이 찾아오면서 소설은 시작된다. 이 소설을 읽다보니 익숙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되짚어보니, 다른 출판사에서 출간된 소설을 2013년에 읽어본 적이 있었다. 워낙 강렬하고 충격적인 이야기가 앞부분에 담겨 있어서 금세 기억을 떠올렸다. 이왕 솔직한 김에 어떤 장면이었냐면, 이 대화에서였다. "생선도 범죄에 이용할 수 있지요. 내가 맡은 살인사건 중에 어떤 여자가 남편 거시기를 잘라버린 사건이 있었지. 뭘 가지고 그런 줄 아쇼? 바로 냉장고에 있던 생선이었다니까! 생선을 꽝꽝 얼리면 등에 있는 지느러미가 예리한 칼처럼 되거든……." (14쪽). 그때는 '실제로 그런 사건이 있었을까, 작가의 상상일까, 잘랐다고 죽기까지 한 건가' 등등 갖가지 추측을 했던 기억이 어렴풋이 떠오른다. 물론 지금도 궁금하지만.

그때 처음으로 중국 SF를 접하는 시간을 보냈다. 겉모습이 중요한가, 내용이 중요한가, 그런 질문을 했을 때, '둘 다'라고 해야한다. 적어도 책의 경우에 솔직히 내용만 좋다고 눈길이 가는 것은 아니다. 이 소설을 대하는 나의 마음도 깔끔한 표지와 양장본이어서 달라졌다는 것을 솔직히 인정한다. 예전 판본에서는 생소하고 낯선 느낌이었는데, 이번 책은 소장용으로도, 즉 인테리어용으로도 마음에 들었으니 말이다. 책장 한 켠에 깔끔한 자태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모습이 어찌나 흡족한지, 책의 외모도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적어도 나에게는 말이다.


 


나노 소재 연구자인 왕먀오가 어느 날 필름카메라 사진을 인화하니 숫자가 보였다. 필름에 문제가 있나 생각했지만, 자세히 살펴보니 카운트다운 같은 것이었다. 유령 같은 카운트다운이 계속 되고 있었다. 그것도 다른 사람이 찍은 것은 모두 정상이고, 자신이 찍은 사진에만 유령 같은 카운트다운이 나오는 것이다. 이 카운트다운은 무슨 의미인지, 왕먀오에게 어떤 일이 일어날지, 집중하며 읽어나간다.

와우, 삼체 세계라니! 요즘같은 때에는 이 정도의 스케일로 시공을 초월해보는 것도 괜찮겠다. 삼체는 1960년대 문화 대혁명에서 시작해 중국 현대사의 굵직한 사건들을 거쳐 수백 년 후 외계 함대와의 마지막 전쟁까지 이어지는 '지구의 과거' 연작의 서곡에 해당하는 작품이라니, 그 스케일이 상당하다. 현재와 과거를 넘나들며, 중국과 게임 속 삼체 행성을 오가며 이야기를 펼치니, 오바마가 '삼체를 읽을 때 작품 스케일이 워낙 커서 백악관의 일상사가 사소하게 느껴졌다'고 느낄 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케일이 어마어마해서 읽는 데에 도통 속도를 낼 수 없었다. 솔직히 쉽지는 않았다. 그래서 이 책은 소장해두고 천천히 읽는 방법이 낫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왕 구매한다면 알라딘에서 이벤트를 하고 있으니, 신비로운 텀블러 하나 마련해두는 것도 좋을 것이다. 아니, 텀블러를 사면 책이 부록으로 딸려온다고 생각해도 괜찮겠다. '우주 텀블러' 상당히 매력적이다. 우주적 스케일에 겉모습도 신비로운 양장본으로 개정 출간된 류츠신의 삼체를 이번 기회에 읽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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