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 편의점 : 생각하는 인간 편 - 지적인 현대인을 위한 지식 편의점
이시한 지음 / 흐름출판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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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 편의점'이라니. 무언가 색다르고 산뜻한 느낌이 들었다. 편의점을 생각해보자. 물건이 필요한 때에 아무 때나 부담없이 들를 수 있다. 게다가 너무 많지도 않고 너무 적지도 않은, 딱 적당하고 부담없는 양의 물건들이 있지 않은가. 이 책을 대하는 내 마음이 그러했다. 어쩌다 한 번 시간 내서 마트나 시장에 들르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가고 싶은 때에 집앞 편의점에 슬리퍼 끌고 가는 그런 느낌 말이다. 일단 부담이 없어야 아무 때나 자주 갈 수 있지 않겠는가.

그런데 거기에 더해 tvN <책 읽어드립니다> 도서 선정 위원 이시한이라는 띠지의 설명에 눈길이 간다. 해당 방송을 관심 있게 보았고 시즌 2를 기다리는 애청자 입장으로서, 해당 프로그램의 도서 선정 위원이 집필한 책이라면 꼭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 『지식 편의점』을 읽어야만 하는 이유를 금세 채우면서 궁금한 생각에 책장을 넘기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이시한. 현재 성신여자대학교에서 겸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전국 각지의 대학교 100여 곳에서 강의했으며, EBS 방송을 통해 로스쿨 지원자를 대상으로 추리와 언어에 대해 가르치기도 했다. (책날개 발췌)

환영합니다. 이 책을 보시는 여러분은 지금 막 지식 편의점의 문을 열고 들어왔습니다. 불철주야 문을 닫지 않고 쉽게 원하는 것을 구할 수 있는 곳이 편의점이잖아요? 여기가, 바로 그곳! 지식에 목마른 여러분들이 찾던 현대인을 위한 지식 편의점입니다. 이제부터는 안심하고 여기에 있는 지식을 마음껏 가져가세요. 여러분이 필요한 지식만 쏙쏙 뽑아갈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어려운 지식을 쉽고 빠르게 채득할 수 있는 곳, 이곳이 바로 지식 편의점입니다. (5쪽_들어가며 中)

이 책은 레벨 3으로 구성된다. '들어가며'와 '이 책의 안내도'를 시작으로, 레벨 1 '질문하는 인간'에는 유발 하라리 『사피엔스』, 재레드 다이아몬드 『총 균, 쇠』, 토머스 불핀치 『그리스, 로마 신화』, E.H.카 『역사란 무엇인가』, 레벨 2 '탐구하는 인간'에는 플라톤 『국가』, 움베르토 에코 『장미의 이름』, 니콜로 마키아벨리 『군주론』, 토머스 홉스 『리바이어던』, 대니얼 디포 『로빈슨 크루소』, 몽테스키외 『법의 정신』, 장 자크 루소 『에밀』, 헨리 데이비드 소로 『월든』, 존 스튜어트 밀 『자유론』, 조지 오웰 『1984』, 레벨 3 '생각하는 인간'에는 마이클 샌델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 리처드 도킨스 『이기적 유전자』, 올더스 헉슬리 『멋진 신세계』, 칼 세이건 『코스모스』가 수록되어 있다.

먼저 이 책의 목차에 나오는 책들의 목록을 살펴보며 무겁다거나 불편해 할 필요가 없다. 편안한 마음으로, 지식 편의점에 발을 들여놓았으면 일단 내용을 한 번 들여다볼 일이다. 가장 먼저 소개되는 책이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

『사피엔스』는 이야기꾼이 썼다는 생각이 드는 책이에요. 이런 거대 역사를 다루는 책들은 대개 진지하기 마련입니다. 이른바 '엄근진'이라고 하죠. 엄격, 근엄, 진지의 준말인데요. 역사나 인류, 민족 등을 건드리는 책들은 '엄근진'에 충실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면에서 보자면 『사피엔스』는 정통에서 벗어나 있습니다. 그렇다고 가벼운 것은 아니고, 경쾌하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네요. (54~55쪽)

일단 읽기 시작하면 그 다음부터는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집중하기만 하면 된다. 조곤조곤 풀어나가는 이야기를 보면서 '어쩜 이렇게 설명을 잘 해주는지!' 감탄하며 읽어나가고, 완전 나의 지적 호기심을 채워주는 책이라는 생각에 만족도가 상승한다. 또한 솔직함 앞에서 '나만 그런 것은 아니었구나' 생각해보며, 여러 모로 공감하며 풍요로운 마음으로 읽어나가게 된다.

『역사란 무엇인가』를 읽기 전, 저는 이 책이 그다지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왜냐하면 '역사란 과거와 현재의 대화이다'라는 이 글의 핵심 결론이 이미 너무 유명했기 때문이었죠. 그런데 『역사란 무엇인가』를 읽고 난 다음에는 그렇게 생각한 제가 아주 부끄러워졌습니다. 상당히 어려운 책이어서 쉽게 이해하기 어려웠거든요. 그런데 다행인지 불행인지 우리 시대 대표적 지식인 유시민 작가도 『역사의 역사』란 책에서 "『역사란 무엇인가』는 열 번을 읽어도 내용을 다 이해할 수 없다"라고 얘기했더라고요. 쓸데없는 동질감에 안심하고 있습니다. (92쪽)





이미 읽은 책도 달리 보이고, 아직 읽지 않은 책은 관심을 갖고 기어이 찾아보고 싶게 만드는 마성의 매력이 있는 책이다. 이 책의 제목도 내용에 알맞게 잘 지었다는 생각이 들고, 무게감도 적당한 책이다. 특히 tvN의 <책 읽어드립니다>를 관심 있게 본 사람이라면 더욱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지적인 현대인을 위한 지식 편의점』 시리즈는 지금 이 책이 생각하는 인간편이고, 앞으로 성장하는 인간 편, 신이 된 인간 편이 계속해서 출간 될 예정이라고 한다. 일단 재미있게 몰입해서 읽을 수 있고, 특히 부담 없는 시간 투자로 지적인 현대인으로 한 단계 성장할 수 있으리라 생각되어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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