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간편식 사용설명서 - 든든하고 간편한 한 끼에서 미슐랭 메뉴와 유명 맛집 요리까지
배성은 지음 / 라온북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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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밥을 먹고 살아야 하니, 하루 세끼 식사를 위해 준비하고 먹는 시간까지 합치면 세월이 더 빨리 흘러가는 듯 하다. 한때는 억지로라도 요리에 취미를 붙이려고 했는데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 시간 들이지 않고 맛있는 식사를 차리고자 하는 건 솔직히 욕심이긴 하다. 요리에 관해서는 주눅들어 있는 요리왕초보인 내게 이 책은 '간편하지만 맛과 영양은 제대로!'라는 표지의 글부터 시선을 끌었다. 이왕이면 최소한의 시간 투자로 맛도 있고 영양도 놓치지 않는 식사를 하고 싶어서 이 책 《가정간편식 사용설명서》를 읽어보게 되었다. 가끔은 맛없고 질리는 나의 식탁에 구세주가 되어줄 것 같은 기대감으로 이 책을 읽어나갔다.


 

 



이 책의 저자는 배성은. 식품 회사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다.

'가정간편식'은 이제 '효율성'과 '가성비'라는 이름 아래 우리 곁에 매우 친근하게 다가와 있다. 간편식으로 사람들은 간편하게 식사 준비를 할 뿐 아니라 부족한 영양소도 챙길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가정간편식 시장은 소비자의 욕구와 시대의 흐름에 맞추어 점점 커지고 이에 따라 신제품도 다양하게 쏟아져 나온다. 그러면 이 많은 간편식 중에 어느 것을 선택해야 할까? 가정간편식의 선택 기준은 무엇이 되어야 하고 어떤 점을 유념해서 먹어야 할까? 더 나아가 편리하면서 맛도 있고 건강도 고려할 수 있는 가정간편식이 존재하기는 하는 걸까? 이 책은 이같이 근본적인 고민의 지점에서 쓰게 되었다. (7쪽_프롤로그 中)

이 책은 2부로 구성된다. 1부 '집밥이라 가정식, 간편해서 간편식'과 2부 '간편하게 도전하고 조리하는 가정간편식 활용법'으로 나뉜다. 1부에는 1장 '집밥이 기가 막혀', 2장 '가정간편식으로 대충 때운다고? 천만의 말씀', 3장 '가정간편식, 제대로 알고 제대로 먹기'가 수록되어 있다. 2부에는 1장 '바쁜 아침 식사 챙겨 먹기', 2장 '우리 아이 간식 준비하기', 3장 '한 그릇 뚝딱 간편식 요리', 4장 '특별한 날 즐기는 요리'를 알려주는데, 죽부터 국, 간식, 5첩 반상 및 안주까지 다양하게 담겨 있다.

책 앞부분을 읽다보면 세상이 변하고 시대가 달라졌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사실 요리에 취미가 있는 사람들이야 시간투자해서 요리하고 사람들이 맛있게 먹어주는 것을 보며 뿌듯하겠지만, 난 취미도 능력도 없다. 그래서일까. 늘 무언가 부족하다는 죄책감이 마음 한구석에 자리잡고 있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말한다. "내 특기는 노래입니다. 하지만 운동은 잘 못해요"처럼 요리도 잘 할수도 있고 못할 수도 있는 개인의 취향이나 관심사의 차이라고 생각한다(23쪽)라고 말이다. 마음을 위로해주고 힘을 북돋워준다고 할까. 뭉클하다. 미안한 마음과 죄의식을 갖지 않았으면 한다며 어떻게 하면 가정간편식을 현명하게 선택할 수 있을지 공유하고자 한다니 더욱 집중해서 읽어나간다.

사실 채소의 경우 다양하게 먹기 위해서 간편식으로 구매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런데 가정간편식으로 나온 채소에 대한 대표적인 궁금증 두 가지를 소개해준다. 그 중 'Q1. 가정간편식 채소, 먹기 전에 씻어 먹어야 하나요?'에 대한 답변도 전체적인 과정을 들려주니 이해가 간다. 답변은 한 번 더 세척해주는 것이 좋다는 것. 세척이 어려운 경우에는 포장재를 뜯어 열어두어 혹시나 남았을 살균제 잔여물을 마저 휘발시키라는 것이다. 그외에도 도움되는 정보가 많다. 가정간편식을 건강하게 먹을 수 있도록 되도록이면 정보를 주려고 애쓴 흔적을 이 책을 보며 쉽게 찾을 수 있다.


 

"예전에는 한 끼 식사라고 하면 엄마가 해주는 집밥의 이미지가 강했지만 요즘 그런 엄마는 더 이상 집에 없다. 개인의 라이프스타일이 중요해지고 또 가족 구성원 각자의 개인 생활이 바빠진 현대인들에게 '음식은 엄마의 정성이자 손맛'이라고 했던 말은 오래전 일이 되고 말았다. (7쪽)"라는 문장에 어느덧 고개를 끄덕이는 시대가 왔다. 그렇다고 맛있는 한 끼를 포기할 수는 없지 않은가. 이 책의 2부에서 가정간편식 활용법을 몸소 익힐 수 있을 것이다. 가정간편식 자체만으로 한 끼 때우는 개념이 아니라, 여기에도 부가 재료를 이용하는 레시피가 있다. 다른 재료들도 준비하고 레시피에 따라 근사한 가정간편식으로 탄생하는 과정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실제 제품과 함께 어떤 것을 준비해서 풍성하게 할지 하나씩 살펴보니 새로운 세계를 맛보는 듯 든든한 기분이다.

우리는 1년에 1,095번의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그 선택이 힘들어 아무거나 대충 먹자고 하기에는 우리 몸이 너무나 소중하다. 피할 수 없으면 현명하고 똑똑하게 선택하고 즐기자. (9쪽)

'가공식품이 해롭다고? 그건 옛날이야기!'라고 이 책에서는 당당하게 이야기한다. 워낙 그동안 들어온 가락이 있어서 그런지 솔직히 막 믿음이 가는 발언은 아니지만 그래도 개발자들이 많은 노력을 하고 있겠구나, 짐작은 해본다. 또한 이 책에서 알려주는 레시피로 준비하면 약간의 도움으로 풍성한 식탁을 차릴 수 있을 것이다. 요리에 취미를 붙이지 못해 요리왕초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데다가 요리하는 시간은 아까운 나에게 죄책감에서 벗어나도록 든든하게 힘을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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