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저자는 최태정. 이 책은 총 4부로 구성된다. 1부 '삶은 지속되고 일상은 반복된다', 2부 '아무도 몰랐던 이야기', 3부 '세상은 넓은 숲, 나는 외로운 나무', 4부 '혼자 살아도 혼자는 아니야'로 나뉜다. 잘하고 있고 잘될 거라는 말, 시간을 맞춰간다는 것, 삶의 질을 높이는 방법, 지나친 자책은 독이 된다. 사람이 하늘도 보고 살아야지, 쓴맛이 단맛으로 느껴지던 날, 너는 별로여도 나는 좋을 수 있습니다, 때로는 좋아하는 것과 정반대로, 마음에 여유가 없다고 느껴질 때, 제대로 숨을 쉰다는 것, 내 목소리를 낸다는 것, 점쟁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일부러 걷고 싶은 날, 계절의 뒷배를 타는 사람들, 어디에나 있지만 어디에도 없는 나, 꽃도 저마다 피는 시기가 다르다, 우울할 땐 청소를 해요, 가끔 그럴 때가 있어 등의 글이 담겨 있다.
이 책을 읽다보면 '내 마음이 그 마음'이라고 느껴지는 문장이 보인다. 그 앞에서 멈춰서서 생각에 잠긴다. 하긴 세상살이는 누구에게나 고된 법이다. 잘 지내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에게도 그늘 하나쯤은 있는 법이니까. 그냥 조금 솔직하고 민낯 그대로의 나를 만나도 된다. 애써 포장하지 말고 말이다. 사실 그러기에는 나중에 후회되기도 하고, 차라리 책을 보며 혼자 생각에 잠기는 편이 낫긴 하다. 그럴 때에 이 책이 '맞아' 소리내며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들려줄 것이다.
영화 <엑시트>에 이런 대사가 나온다. "요즘 유행이야? 밑도 끝도 없이 잘될 거라고 하는 거?" 나는 그 말에 전적으로 공감했다. 언젠가부터 SNS상에는 잘하고 있고, 잘될 거라고 하는 글귀들이 일종의 전염병처럼 퍼져 나갔다. 그때마다 '아니, 사람들이 정말 저런 뻔한 말에 힘을 얻고 위로를 받는다는 거야?'라는 생각을 자주 했다. 그 무렵 나는 전례 없던 침체기를 겪고 있었는데도 그런 말들이 힘이 된다거나 와닿지 않아서였다. 그때는 나조차도 내가 낯설 만큼 삶의 전반에 걸쳐 권태가 왔고 일상도 엉망이었다. 그럼에도 정작 힘들 때면 누구에게든 힘든 일을 속 시원하게 털어놓을 수 없었다. (15쪽)
이 책을 읽다보면 남의 글을 보는 것이 아니라, 내 얘기인가 생각되는 부분이 많아서 깜짝 놀랐다. 나도 잘 모르는 내 마음을 어느 순간 글에서 발견했을 때, 글을 통한 공감의 시간을 갖는다.
삶에 지쳐 미각을 잃었나, 도통 사는 맛을 느끼지 못한다. 매일이 똑같아 감각을 잃었나, 당최 재밌거나 즐겁지 않다. 뒤죽박죽 엉망으로 뒤섞인 것 같다. 해도 안 한 것 같고 하지 않아도 한 것 같다. 일상에서 쓴맛이 나니 달달함은 낯설기만 하다. 그래도 억척같이 잘 살아가고 있구나 싶어 헛웃음이 나기도 한다. (6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