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저자는 양성우. 글 쓰는 내과 의사이다. "오늘 말을 나눴던 이가 다음 날 죽어도 일상처럼 받아들여야 한다"는 내과 의사의 숙명 앞에서, 그럼에도 보통의 일상을 받아들이기 위해 삶을 응시하는 글을 쓴다.
생각해 보면 내 환자들이야말로 내게는 가장 큰 스승들이었다. 진심으로 그들이 낫길 바랐고, 환자의 회복은 내게 허락된 가장 큰 기쁨이었다. 《당신의 아픔이 낫길 바랍니다》는 그런 경험을 엮은 기록이다. (12쪽)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된다. 1부 '이렇게 의사가 된다', 2부 '삶과 죽음의 온도차', 3부 '아픔을 지나는 길'로 나뉜다. 바이탈 잡는 의사, 의사는 신이 아니에요, 삶의 마지막 순간에 갖추는 예의, 그때 그 전염병, 나쁜 소식을 전하는 방법, 집에서 죽고 싶다, 오직 퇴원뿐, 부모는 자식의 아이가 된다, 가난한 사람의 입원, 목숨을 걸어야 비로소 엄마다 된다, 친구 K를 추억하며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환자나 보호자가 되어 병원에 입원하게 되면 너무나도 차가운 말투의 의사에 상처를 입기도 한다. '조금 친절하게 이야기해주면 안될까?' 속상해하며 의사들이 책임지지 않으려고 그런다고들 생각한다. 하지만 이 책의 책장을 넘기며 매일 같이 마음에 생채기가 나는 그들이 일상을 살아나가는 방법이 아닐까, 그들 또한 인간임을 떠올린다.
의사가 되어 셀 수 없이 많은 죽음을 겪었다.
이렇게나 많은 죽음을 볼 줄은 몰랐다.
내과 의사는 오늘 말을 나눴던 이가
다음 날 죽어도 일상처럼 받아들여야 한다. (2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