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와 함께 티테이블 위 세계정복 - 스물아홉 개의 디저트로 기억하는 스물아홉 번의 여행
길정현 지음 / 빈티지하우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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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보고자 집어들면 표지에 있는 고양이 '감자' 사진에 먼저 눈이 간다. 그 다음으로는 어떤 내용의 책인지 파악한다. '스물아홉 개의 디저트로 기억하는 스물아홉 번의 여행'이라는 부제가 눈에 들어온. 디저트와 고양이, 그것만으로도 이 책을 읽는 시간이 행복할 것이라 생각되었다. 여행이 힘든 시기인 만큼, 이 책을 읽으며 여행과 맛을 떠올리며 기분 좋은 상상을 하기로 했다. 그런 기대감에 휴식 시간에 간식 대신 이 책을 집어들었다. 이 책 《고양이와 함께 티테이블 위 세계정복》을 읽으며 달콤하고 포근한 여행에 초대받는 시간을 보낸다.

 


 

 

 

이 책의 지은이는 길정현. 홈카페에서 Me Time을 즐기며, 감자와 요롱이(닥스훈트,8세)와 함께 서울에 살고 있다. 고양이 감자는 페르시안 종의 수컷이며 네 살이다.

작정하고 멀리 떠나는 여행 외에 일상적인 바깥출입은 그닥 즐기지 않는다. 그렇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커피는 마셔야 하는 커피형 인간. 그렇기에 나는 커피 수혈을 위해 억지로 슬리퍼를 끌고 바깥으로 나가는 대신 홈카페를 충실히 꾸리는 쪽을 택했다. 그리고 그 홈카페에는 항상 감자가 있어, 내 별명과 감자의 이름을 따 '라미감자카페'로 이름을 붙였다. 어느 날 문득, 라미감자카페라는 이름을 단 기억 속에 내가 경험했던 세계, 특히 나의 지난 여행들이 고스란히 담겨있다는 점을 깨달았다. 티테이블 위에서 감자와 함께 세계여행을 떠날 수 있다는 것. 그렇게《고양이와 함께 티테이블 위 세계정복》은 시작됐다. (6쪽_프롤로그)

고양이를 기르고 싶었다. 하지만 그러지 못하는 이유 중 커다란 부분은 여행을 갈 때 어찌할 수 없다는 점이었다. 언제든 불쑥 떠나고 싶을 때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하다가, 고양이를 기르지 않는 것을 선택하기로 했다. 물론 여전히 고민은 계속되고 있다. 이 책의 저자도 여행할 때 고양이 감자와 함께 가기도 힘들고 혼자 두고 가자니 그것도 마음이 편치 않아서 요즘은 티테이블 위에서 감자와 함께 세계여행을 떠나는 자신만의 방법을 찾았다고 고백한다. 집에만 있다고 단조롭고 심심하게 보낼 수는 없지 않은가. 꽤나 괜찮은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고양이도 디저트도 좋아하는 독자의 입장으로서도 이 책을 읽으면서 미소짓는 시간을 보낸다. 아는 맛 vs 모르는 맛, 포근한 고양이의 나른한 오후, 차 한 잔과 달콤한 디저트…… 상상의 세계 속으로 초대받는 느낌이 들어서 기분 좋은 시간을 보낸다.

이 책에는 세계 각국의 차와 디저트가 소개된다. 먼저 차례를 살펴보며 입맛을 다신다. 요즘처럼 활동량이 적은 때에는 특히 더욱 상상으로만 맛보아야 할 음식들, 칼로리 풍부한 디저트들을 머릿속에 떠올리며 달콤한 상상을 해본다. 밀크티, 터키 차이, 마카롱, 와플, 아포가또 등 여행 중에 맛본 아는 맛과 멘보샤와 새우 토스트, 크림티, 프로슈토와 하몽, 벨기에 와플, 말렌카 등 경험하지 못한 맛을 떠올리며 달콤한 휴식을 해본다.


 


한 손에 꼭 쥐어지는 앙증맞은 크기의 책 속에 각종 커피와 차, 각국의 디저트가 알차게 들어있다. 이탈리아, 중국, 베트남, 홍콩, 터키, 마카오, 태국, 스페인 등지를 다니며, 그야말로 티테이블 위 세계정복을 하는 기분으로 읽어나간다.

가끔은 일상처럼 심심하고

때로는 인생처럼 쌉쌀하지만

끝은 언제나 디저트처럼 달콤한 여행의 맛 (책 뒷표지 中)

어쩌면 지금은 새로운 여행을 떠나는 것보다는 이미 한 여행을 떠올리는 색다른 방법을 찾아야 하는 때. 그렇다면 저자의 생각은 지금 시기에 딱 맞아떨어진다. 커피와 차, 각국의 디저트를 보통 관심으로 즐겨서는 이렇게 한 권의 책으로 엮기 힘들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렇게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니. 혼자, 사실은 고양이 감자와 함께 하며 여행의 추억을 떠올리기도 하고, 소중한 지인들과 함께 티타임을 하는 시간을 보내기에도 좋을 것이다. 여행, 고양이, 차, 디저트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특히 이 책이 달콤한 시간을 선물해줄 것이다. 읽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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