룬샷 - 전쟁, 질병, 불황의 위기를 승리로 이끄는 설계의 힘
사피 바칼 지음, 이지연 옮김 / 흐름출판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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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많은 사람들이 '룬샷'이라는 다소 생소한 제목보다는 빌 게이츠의 추천사 "내 가방에 넣어 다니며 읽는 책"이라는 말에 솔깃해서 이 책에 관심을 가졌을 것이다. 사실 내가 그랬다는 것을 고백하고 싶다. 제목만 보아서는 무슨 뜻인지 모르겠지만, 도대체 무슨 내용의 책이길래 늘 소지하며 읽는다는 것인지 궁금해서 읽어보고 싶었다. 낯선 제목이지만 어떻게든 계기가 마련되어 이 책을 읽었다는 것이 의미 있는 일이었다.


먼저, 도대체 룬샷 LOONSHOT이 무엇인지 궁금하다면, 바로 그 다음 책 날개에 그 의미를 알려준다.

룬샷

1. 제안자를 나사 빠진 사람으로 취급하며 다들 무시하고 홀대하는 프로젝트

2. 그러나 전쟁, 의학, 비즈니스의 판을 바꾼 아이디어

저자 사피 바칼은 '미친'아이디어라고 손가락질 받던 '룬샷'이 어떻게 전쟁, 질병, 비즈니스의 위기를 성공으로 바꾸었는지 과학자와 경영자의 눈으로 탐구한다. (책날개)


의외의 뜻이다. 하지만 충분히 호기심이 생기고 구체적인 내용이 궁금해졌다. 이 설명만으로도 호기심 가득해져 이 책《룬샷》을 읽어나간다.


 


 


이 책의 저자는 사피 바칼. 물리학자, 바이오테크 기업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다. 경영과 과학, 모두에 정통한 전문가로서 매년 벨연구소, 하버드 대학교, 코넬 대학교를 비롯한 유수의 교육, 연구기관과 130곳이 넘는 금융, 투자, 의료 콘퍼런스에 초청받아 물리학과 비즈니스 현장을 접목한 경영 이론을 강의하고 있다. (책날개 발췌)

0도의 경계에서 물이 얼음으로, 얼음이 물로 자유롭게 순환하는 것처럼 창의성과 효율성의 동적 균형을 이룬 조직은, 창조적 해결책을 도출해 위기를 성공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이런 생각을 풀어내기 위해 물리학과 비즈니스, 역사를 결합하고, 자명한 원칙에서 출발한 방정식을 이 책에 담았습니다. 이는 지금까지 출간된 책 중에 최초이자 유일한 시도일지 모릅니다. (8쪽)

이 책에서 나는 여러분에게 상전이의 과학적 원리를 이용해 우리 주변의 세상에 대해, 그리고 집단 행동의 미스터리에 대해 완전히 새롭게 통찰하는 방법을 제시할 것이다. 훌륭한 팀들이 왜 위대한 아이디어를 사산시키려고 하는지, 많은 것이 걸려 있을 때 '군중의 지혜'는 왜 '군중의 폭정'이 되는지 보여줄 것이다. (14쪽)


이 책은 총 3부 9장으로 구성된다. 프롤로그 '주도자가 될 것인가, 희생자가 될 것인가'와 들어가며 '문화보다 구조, 혁신보다 설계가 중요하다'를 시작으로, 1부 '우연의 설계자들', 2부 '우연한 발견을 위대한 성공으로 이끄는 설계의 원리', 3부 '세계사의 흐름을 바꾼 룬샷들'로 나뉜다. 1부에는 1장 '룬샷, 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끌다', 2장 '세 번의 죽음 끝에 질병을 정복하다', 3장 '위대한 기업의 착각', 4장 '눈먼 선지자', 5장 '모세의 함정 탈출하기'가, 2부에는 6장 '결혼, 산불, 그리고 테러리스트: 상전이Ⅰ', 7장 '마법의 숫자 150: 상전이Ⅱ', 8장 '룬샷이 폭발하는 조직을 설계하라'가, 3부에는 9장 '왜 중국어가 아니라 영어인가'가 수록되어 있다. 에필로그 '처음에는 누구도 몰랐다'로 마무리 된다.  


'지금까지 출간된 책 중에 최초이자 유일한 시도일지 모릅니다'라는 저자의 말에 자신감이 느껴져서 호감을 갖고 읽기 시작했다. 무엇이든 좋다. 일단 어떤 계기든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는 데에 의의를 두면, 이 책은 지적 호기심을 채워주는 역할을 충실히 해낼 것이다. 혹시 '물리학'이라는 단어만으로도 경기를 일으키는 사람이라면, 차라리 그 사실을 모른 채 읽어나가기를 권한다. 마치 '외국어인데 이게 해석이 되네'라는 느낌으로 읽을 수 있으니 말이다.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준다는 의미이다.   

특히 리더들에게 필독서로 추천하고 싶다. 이 책을 읽으며 지금과는 다른 경제경영서를 만난 듯할 것이고, 스스로 생각에 잠기며 앞으로 전진하기에 더없이 중요한 계기를 마련해주기 때문이다.

"언제 포기해야 하는지는 어떻게 알 수 있나요?" '호기심을 갖고 실패에 귀 기울이기'는 사업가를 비롯한 룬샷의 수호자들이 가장 괴로워하며 물어 오는 그 질문에 내가 제시하는 답변이기도 하다. 이 질문은 꼭 밤늦은 시간에 술이 몇 잔 들어간 뒤에야 등장하곤 한다. 일상적 어려움에 관한 이야기가 잦아들고 실존의 문제로 대화가 옮겨 갈 즈음, 수년간 쌓인 피로가 몸에서 서서히 빠져나갈 즈음 말이다. 과연 끈기와 고집은 어떻게 구분해야 할까? 내 경우에는 '호기심을 갖고 실패에 귀 기울이기'가 하나의 신호다. 내가 수년을 투자한 프로젝트에 누군가 이의를 제기할 때 분노하며 방어할 것인가, 아니면 진정한 호기심을 가지고 조사에 임할 것인가. 내가 알아낸 바로는, 스스로 더 이상 질문하지 않을 때가 가장 걱정해야 할 때다. (125쪽)


 


"경영서에서 '상전이'라니! 하지만 물리학자들은 안다. 상전이야말로 얼마든지 다양한 상태로 이동할 수 있는 자연의 가장 창조적인 혼돈상태라는 것을. 이곳에서 물리량들은 절묘한 균형을 통해 놀랍도록 경이로운 자연현상들을 만들어낸다는 것도. 저자는 상전이를 통해 창의적인 발상이 경영 환경에서 적절한 동적 균형을 이루며 결국 창조적인 결과물로 만들어지는 과정을 설명한다. 역사 속 현장에서 창조적인 상전이의 순간들을 종횡무진 포착하는 이 책에서 독자들은 쓸모없어 보이는 아이디어가 놀라운 발견으로 변모하는 상전이의 매력에 빠져들 것이다."

_정재승, 뇌를 연구하는 물리학자,《열두 발자국》《과학콘서트》저자


​이 책을 읽으려고 집어들었을 때, 물리학자 정재승의 추천사 첫 줄처럼 '경영서에서 '상전이'라니!'라는 반응이 나오게 마련이다. 하지만 일리 있는 설명에 자연스레 집중하며 읽어나가게 된다. 경영서에 이런 설명은 처음이어서 참신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중간중간 '핵심 정리'를 통해 이 책에서 전해주는 내용의 핵심을 복습하고 지나간다. 지금껏 이 책 저 책 방황하며 나의 고정관념을 과감하게 깨주는 힘이 있는 책을 늘 찾고 있는데 이 책《룬샷》이 그런 마음을 충족시켜주는 책 중 하나였다. 내가 생각하던 세상을 확장시키고 내 생각을 변화시키는 책이고, 물리학으로 인간의 조직을 변화시키는 방법을 제안하는 참신한 경제경영서다.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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