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역사문화사전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시리즈
민병덕 지음 / 노마드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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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이 책의 제목에 끌렸다. '알아두면 잘난 척 하기 딱 좋은'이라는 수식어에 눈길이 갔다. 그 다음에는 누구나 궁금해할 법한 옛날의 삶에 대해 질문을 던져서 호기심이 생겼다. 옛날에도 변호사가 있엇을까? 일요일이나 공휴일은? 조선시대 최고의 베스트셀러는? 등등 교과서나 역사책에서는 접하기 힘든 옛사람들의 생활사를 모두 담았다는 설명을 보고 나니, 이 책을 꼭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더욱 강렬해졌다. 교과서에서 알려주지 않는 그 시대의 삶을 들여다보고 싶어서 이 책《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우리 역사문화사전》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민병덕. 1990년부터 한국사 관련 저술을 기획했으며, 역사 소설가 이재운 작가와 함께 한국사 자료를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하고 있다. (책날개 발췌)

역사를 아는 것은 우리가 겪고 있는 다양한 문제들, 행동의 방식, 갈등을 해결하는 열쇠를 손에 넣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훗날 스스로를 돌아보았을 때 부끄럽지 않게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이정표가 되는 것이다. 하여 이 책이 한 치 앞도 예상할 수 없는 현대사회에서 미래의 삶을 모색할 수 있는 안내자가 되길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다. (머리말 中)


이 책은 총 7장으로 구성된다. 1장 '의식주, 풍속', 2장 '종교,예술,교육', 3장 '과학,기술,천문,의학', 4장 '제도,법률', 5장 '경제생활', 6장 '정치,군사,외교', 7장 '궁중 생활'로 나뉜다. 일본 도굴꾼이 만든 고려장, 집안에서 쫓겨난 사람들을 가리키던 거지, 어른 앞에선 벗어야 했던 안경, 옛날 여자들의 화장품, 조상들의 데이트와 연애결혼, 임금의 허락으로 이루어지는 양반가의 이혼, 화장실에서의 뒤처리, 한국인 성씨에 대한 충격적인 진실, 중국에서 유래된 보신탕, 조선을 세운 이성계가 미워서 만든 떡국, 귀족 음식인 잔치국수, '짐작'이 술과 관련 있는 말?, 옛날의 공소시효, 형벌에서 나온 말인 '도무지', 함부로 사용할 수 없었던 호칭인 '선생', 기상 오보는 바로 처벌, 최초의 은행 대출자의 담보는 당나귀, 내시의 거세, 매화틀 등의 내용을 볼 수 있다.


먼저 이 책은 네 번째 증보판으로 나왔다. 하루 아침에 나온 것이 아니라, 오랜 기간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재출간되며 알차게 이어진 것이다. 1996년 1월 20일에《옛날에도 일요일이 있었나요?》가 출간되었고, 지금까지 세 번의 증보판과《옛날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나요?》라는 제목의 만화까지 합하여 모두 30쇄를 인쇄했으니, 햇수로는 24년에 걸쳐 명맥이 이어져온 것이다.


차례를 찬찬히 살펴보다보면 알겠지만 궁금해서 해당 페이지를 찾아보고 싶어진다. 각각의 소제목에 해당되는 내용은 그리 길지 않으니 호기심을 채우는 데에 충분하다. 가장 먼저 궁금했던 것은 <'신체발부 수지부모'라 자르지 않았던 머리, 그렇다면 손발톱은?>이라는 글이었다. 왜 지금껏 궁금하다는 생각조차 못했을까? 답변이 궁금해서 바로 해당페이지를 찾아가 읽어보았다.

손발톱이 길면 일상생활을 하는 데 불편했으므로 잘라도 되었다. 효를 행한다하여 고지식하게 신체의 모든 부위를 보전만 한 것은 아니었던 것이다. 요즈음에는 손발톱을 잘라 아무 데나 버리는 경우가 많지만, 옜날에는 손발톱에도 원 소유자의 정기가 남아 있다고 여겨 소중히 취급했다. 함부로 버려서도 안 되었고, 아무 때나 깎아서도 안 되며 특히 밤에 깎지 못했으며, 손톱 쪼가리는 불에 태웠다. (27쪽)

이어서 서양의 경우 예를 들면 뉴질랜드의 마오리족과 파타고니아의 원주민은 어떻게 하는지, 그리고 가장 흥미로운 것은 마다가스카르섬의 베스틸레로족의 관습이라며 '라만고라는 직책에 있는 사람이 왕족의 손톱과 발톱을 먹어 없애게 한다'는 것까지 알려준다.


<귀양 간 코끼리> 이야기도 재미있다. 옛날에 코끼리, 원숭이, 낙타, 공작 등의 동물이 언제 들어왔고 어떤 일이 있었는지, 짤막하게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코끼리는 귀양갔다가 사면받았지만, 하루에 쌀 두 말과 콩 한 말을 먹어 치우는 엄청난 식성인데다 먹이를 주던 종을 발로 차 죽이자 또다시 섬으로 유배를 갔다고 한다. 일본 국왕이 바친 코끼리라는데 난감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야말로 다양한 지식을 채울 수 있으니, '알아두면 잘난 척 하기 딱 좋은 우리 역사 문화 사전'이라는 제목에도 충실한 책이다. 일단 집어들면 시간이 훅 지나가버린다. 제목을 보다가 궁금한 부분을 찾아 읽어도 좋고, 궁금증이 해소된 후에 다음 이야기들도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에 쉽게 손에서 놓기 힘든 책이다. 몰입도가 뛰어나고 특히 일반 역사책이나 교과서에서는 절대 다루지 않는 이야기들을 볼 수 있어서 흥미로운 책이다. 지식이 풍부해지는 듯해서 책장에 꺼내두고 틈틈이 꺼내 읽고 싶은 책이다. 혼자 읽어도, 함께 읽고 이야기를 나눠도 좋을 책이니 읽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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