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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아리 사회보험노무사 히나코
미즈키 히로미 지음, 민경욱 옮김 / 작가정신 / 2020년 3월
평점 :
절판
생활밀착 업무 미스터리(?!) 소설이라니. 풋, 하고 웃음이 났다. 왜 그런거 있지 않은가. 병아리라는 수식어도, 병아리를 떠올리는 샛노랑 표지도 궁금증을 자아냈다. 이거면 되었다는 생각이 들어 이 소설을 읽어보기 시작했다. 소설을 읽기 전에 너무 많은 정보를 보게 되면 소설의 재미가 반감하니 말이다. 이 소설『병아리 사회보험노무사 히나코』를 읽으며, 신참 노무사 아사쿠라 히나코의 귀염살벌한 성장분투기를 들여다보는 시간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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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는 미즈키 히로미. 출판사 근무와 만화가 생활을 거쳐 2005년 춘소프트소설대상 미스터리/호러 부문에서 동상을 수상, 2008년『소녀들의 나침반』으로 시마다 소지 선정 바라노마치 후쿠야마 미스터리 문학신인상 우수상을 수상하며 다음 해 데뷔했다. 미스터리 및 추리 장르에 청춘, 직장 등의 주제를 결합하여 자신만의 작가 세계를 구축해온 미즈키 히로미가『병아리 사회보험노무사 히나코』에서 선보이는 것은 스물여섯 살의 사회초년생 여성이 풀어가는 색다른 업무 미스터리다. (책날개 발췌)
이 책에는 다섯 번째 봄의 병아리, 솜사탕과 넥타이, 카나리아는 운다, 장식보다 불빛보다, 하늘에 별은 없어, 잡고 싶은 손은 등 여섯 가지 이야기가 담겨 있다. 감사의 말, 참고 자료, 옮긴이의 말로 마무리 된다.
*사회보험노무사란? 기업의 노동보험 및 사회보험 전반과 관련된 서류 작성이나 제출을 대행하고 노무 관련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는 직업
이 소설은 야마다노무사사무소에 이제 막 입사한 아사쿠라 히나코가 전화 응대를 하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병아리 씨라는 놀림에도 당당히 "병아리가 아니라 히나코예요. 아사쿠라 히나코"라 말한다. 손에 땀 같은 건 흘린 적 없는 표정으로 말이다. 바쁜 일상을 보내며 시간은 잘도 흐른다. 읽어나가다 보면 머릿속에 영상이 펼쳐진다. 그동안 보아온 드라마나 영화에서 등장 인물들, 실제 직장에서 벌어지는 일들, 어쩌면 지긋지긋한 현실이지만 한 발짝 떨어져서 보면 흥미진진한 소설이 되는 그런 것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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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신참 노무사 히나코가 종횡무진 현장을 누비며 해결하는 여섯 가지 사건들!
"쓰지 못한 연차만큼의 급여를 달라"고 요구하는 무단 퇴사자.
"SNS에 비난 글을 올린 종업원을 해고하고 싶다"는 프랜차이즈 선술집 전무.
"우리 회사에서 육아휴직은 가당치도 않다"고 얘기하는 IT기업의 대표.
간부의 중요 서류가 사라지자 파견직원을 의심하는 정사원.
직원이 자살 미수를 일으키자 "바보에 드는 약은 없다"고 모욕하는 상사.
"연장근로수당이 늘면 곤란하다"며 포괄임금제를 시행하는 의류제조회사의 총무부장 (띠지 中)
이 책은 사회초년생 사회보험노무사인 히나코가 업무 미스터리를 해결해가는 성장소설이다. 병아리라 불리우는 좌충우돌 사회초년생인 그가 성공할지 실패할지, 이 소설을 읽으며 그 과정을 지켜보는 재미가 있다. 또한 개인적으로는 등장인물 중 니와 씨가 신스틸러였다. 예전에 보았던 어느 드라마의 인물과 겹쳐보이며 한껏 흥미롭게 몰입할 수 있도록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자처한다. 니와 씨의 카리스마가 이 책에 몰두하는 데에 도움을 준 또다른 일등공신이다.
생활밀착 업무 미스터리(?!)라는 수식어가 귀여워서 읽어보게 되었는데, 제목과 표지에서 애초에 예상했던 것 이상으로 흥미로웠다. 새로운 세상을 엿보는 듯한 느낌에 읽는 맛이 느껴지는 소설이다. 사회보험노무사라는 직업도, 거기에서 일하는 병아리 노무사의 일화를 통해 들려주어 단순 관찰자에서 히나코에게 감정 이입을 하며 읽어나갈 수 있었다. 그나저나 사람살이는 왜 이렇게 복잡한 건지…. 특히 초보 직장인에게 더욱 실감나게 다가오는 소설이라 생각된다. 한 번 읽어보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