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꽃을 심다 - 흰벌의 들꽃 탐행기
백승훈 지음, 장예령 캘리그래피 / 매직하우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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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으로 봄 느낌이 물씬 풍기는 계절이 왔다. 햇살도 좋고, 산책을 하기에 좋은 시간이다. 하지만 길가다 만나는 들꽃에 대해 잘 모르고 지나갔다. 이 책에 대해 호기심이 생긴 것은 '흰벌의 들꽃 탐행기'라는 소제목을 보고서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 들어서였다. 이름모를 꽃이라도 앞으로는 이름 '아는' 꽃으로 만들고 싶었다. 숲해설사의 글을 읽으며 꽃에 대해 하나씩 알아가는 시간을 갖고자 이 책『마음에 꽃을 심다』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백승훈. 시인, 숲해설가, 칼럼니스트다.

꽃 이야기를 또 한 권의 책으로 묶는다. 2011년『꽃에게 말을 걸다』를 시작으로 2014년『들꽃 편지』에 이은 세 번째 야생화 에세이집이다. 그동안 170만 사색의향기 회원에게 향기메일로 띄웠던 꽃에 대한 시와 지난 1년여 간 글로벌 이코노믹 신문에 실었던 들꽃 칼럼을 한데 모은 것이다. 꽃에 관한 책을 연이어 내는 것은 살아오는 동안 꽃에게 진 마음의 빚을 조금이나마 덜어보려는 나만의 빚 탕감 방식인 셈이다. (7쪽_프롤로그 中)


이 책은 총 4부로 구성된다. 1부 '봄이 온다', 2부 '5월의 정원', 3부 '한여름 밤의 꿈', 4부 '누군가 그리우면 가을이다'로 나뉜다. 1부 '봄이 온다'에는 복수초, 벚꽃, 수선화, 자목련, 노랑제비꽃, 족두리풀, 산수유 꽃, 광대나물 등이, 2부 '5월의 정원'에는 명자나무꽃, 백모란, 영산홍, 이팝나무, 불두화, 산딸나무, 인동꽃 등이 3부 '한여름 밤의 꿈'에는 석류꽃, 배롱나무꽃, 자귀나무 꽃, 접시꽃, 능소화, 수련, 나리꽃 등이, 4부 '누군가 그리우면 가을이다'에는 물매화, 노랑상사화, 코스모스, 용담꽃, 털머위꽃, 꽃무릇 등이 수록되어 있다.


저자가 시인이자 숲해설사, 칼럼니스트여서인지 이 책은 꽃 사진과 시와 이야기가 어우러져 있다. 펼쳐들면 꽃에 대해 알차게 다방면으로 알아가는 시간을 갖는다. 야생화도 많이 나오는데, 꽃말, 원산지를 기록해서 꽃의 출처를 알게 되어 의미 있는 책이다. 꽃의 효능과 약효, 한의학적인 지식까지 알려주니 여러모로 도움이 되는 책이다. 지금껏 꽃에 대한 지식을 얻는 책 따로, 꽃에 대한 감상을 따로따로 읽어나갔다면, 이 책에서는 알고 싶은 꽃에 대해 흥미롭게 구성해서 읽는 재미도 놓치지 않았다.


남도의 어느 절집에서 얻어온 부채엔 '아침에 일어나면 꽃을 생각하세요'란 글귀가 적혀 있다. 본래 마음속에 들어있는 지혜의 꽃, 자비의 꽃, 청정의 꽃을 생각하란 의미이겠지만 그냥 액면 그대로 아침에 일어나 꽃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하루는 행복할 수 있다. 꽃을 보는 것만으로도 우리를 기쁘게 하고 마음을 향기롭게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290쪽)


이 책에 나오는 글 중 '숲은 살아 있는,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도서관이다. (68쪽)'라는 말이 마음에 맴돈다. 길가에 핀 꽃을 보며 봄을 알고 세상을 배운다. 이 책을 읽고 난 후 꽃에 대한 나의 지식과 관심이 풍성해져서 무엇보다 의미 있는 독서를 했다는 생각이 든다. 나도 매일 아침에 일어나면 꽃을 생각하게 될 것 같다. 특히 이 계절에, 이 책을 읽으며 꽃을 마음에 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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