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무엇을 하든, 누가 뭐라 하든, 나는 네가 옳다 - 나의 삶이 너희들과 닮았다 한쪽 다리가 조금 ‘짧은’ 선생님이 아이들과 함께한 ‘길고 긴 동행’, 그 놀라운 기적
황정미 지음 / 치읓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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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라는 존재, 어쩌면 삶을 송두리째 바꿔버릴 수 있도록 힘이 되어주는 사람일 것이다. 누군가의 아픔을 지속적으로 들어주고 공감하며 치유해주는 일을 한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인데, 저자는 30년 동안 이어왔다고 한다. 이야기해 줄 것이 다양하고 풍부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이 책의 제목이 마음에 들었다. 아이의 이야기를 들으며 판단하고 재단하는 것이 아니라, 무조건적으로 응원해줄 수 있는 마음을 보여준다는 것이 얼마나 힘이 될까. 구체적인 내용을 들어보고 싶어서 이 책『네가 무엇을 하든, 누가 뭐라 하든, 나는 네가 옳다』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황정미. 고개를 숙여야만 제대로 걸을 수 있는 장애인의 삶을 살아왔다. 한쪽 다리가 조금 짧은 이유로, 조금 기다란 마음을 가진 그녀는, 아이들의 아픔을 들어 주고 치유해주는 일을 30년 동안 이어왔다. '몸이 아픈 사람은 의술의 힘으로 나을 수 있지만, 마음이 아픈 사람은 한자리에서 같은 마음으로 꾸준히 들어 주는 사람이 필요하다'라고 말하는 그녀는, 아이들과 24시간 동고동락하는 선생님으로서 작지만 커다란 공동체를 운영하고 있다. (책날개 발췌)

저는 공부를 가르치며 밥을 주는 공부방 선생님으로 수년을 살았고 그 아이들에 대한 기록을 노트에 빼곡히 적어갔습니다. 이제 그 노트를 열어봅니다. 천천히 호흡하며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학부모의 입장, 아이의 입장, 그리고 장애인 선생님의 입장에서 따옴표 안의 글을 낭독하듯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마지막 장을 덮을 땐, '이렇게 사는 사람도 있구나' 고개 끄덕여주며, 위로의 마음 보태주시면 좋겠습니다. 바란다면, 나의 기록이 왜곡되지 않고 제대로 읽혀지는 진심이 묻어나는 글이 되길 소원합니다... [네가 무엇을 하든, 누가 뭐라 하든, 나는 네가 옳다] 라는 전폭적인 믿음을 표출하는 부모님으로 인해 '가족이니까 알겠지'라는 표현하지 않는 쓸쓸함이 매일 웃음꽃 피어나는 기적으로 바뀌기를 축복합니다. (9쪽_프롤로그 中)


이 책은 총 5장으로 구성된다. 프롤로그 '아이들의 따옴표에 귀 기울이며'와 작가의 말 마음을 읽지 못해 힘든 이들에게'를 시작으로, 1장 '한쪽 다리가 '조금 짧은' 선생님', 2장 '엄마는 몰라도 선생님은 아는 이야기', 3장 '경력과 연륜이 주는 도약', 4장 '네가 무엇을 하든, 누가 뭐라 하든, 나는 네가 옳다', 5장 '앞으로도 '길고 긴' 동행을 하고 싶다'로 이어지며, 에필로그 '50대, 나는 여전히 팝과 발라드에 취해 있다'로 마무리 된다.


생각을 해보니, 아이들의 세계가 따로 있고, 어른들의 세계가 따로 있다. 그 세계들은 도무지 섞일 수가 없고 서로를 바라볼 수도 없다. 아이들은 아무 데에서나 자신의 마음을 드러내지는 않는다. 믿을 만한 사람을 눈여겨 보다가 마음이 천천히 열리곤 한다. 수가 틀리면 아예 입을 다물어버리기도 한다. 아인이의 경우처럼 말이다. '이유를 제대로 물어보지 않는 어른들'을 읽으며, 이들의 삶이 안쓰러워 마음이 묵직한 느낌이다. 아인이도, 아인이의 부모도, 그렇게 서로 멀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저자는 그것을 해결하고 간격을 좁혀주는 역할을 한다. 

 


아픔이 켜켜이 쌓여서 고개 숙여야 했던 10대

그 아픔을 치유하는 방법을 모르는 학부모

그리고 아이들을 위해 심리학을 공부한 과외선생님 (책 뒷표지 中)

이 책을 읽다보면 마음이 아프다. 속이 아려온다. 인생의 무게, 소통의 부재, 살아가는 것이 고통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는 것이다. 특히 요즘 아이들은 예전보다도 더 치열함을 감내하며 살아가야하지 않나. 읽다보면 그 중에서도 버겁고 힘든 상황에 마음이 아리다. 저자의 이야기도, 아이들의 이야기도, 가슴에 턱 하니 돌덩이 하나 얹어놓은 듯 묵직하기만 하다.


저자는 이 책이 세 명의 시점으로 구성된 심리에세이라고 언급한다. 이 책을 펼쳐들면 저절로 집중하게 될 것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자신의 이야기를 고백하고, 아이들과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풀어나가는데, 스토리텔링을 통해 구체적으로 독자에게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기 때문에 마음에 쏙 와닿는다. 구체적인 상황에서 이야기를 들려주니 집중해서 읽어나갈 수 있다.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다시 제목을 보니 다르게 느껴진다. '네가 무엇을 하든, 누가 뭐라 하든, 나는 네가 옳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 존재, 어쩌면 가까이 있는 가족이 더 그러기 힘든 듯한 사회에서 살아가기에 저자가 더욱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의 심리에 대해 모르겠다고 생각하는 부모라면 이 책을 통해 도움을 많이 받을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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