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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버그 - 보이지 않는 적과의 전쟁
맷 매카시 지음, 김미정 옮김 / 흐름출판 / 2020년 2월
평점 :
'슈퍼버그'라니! 요즘처럼 이 책의 제목이 와닿는 때도 없을 것이다. 뉴스를 보려고 해도, 심각해서 외면하려고 해도, 매일매일 늘어나는 감염자와 사망자 숫자를 보며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고 인간 존재가 한없이 초라해진다. 이 책의 표지에 있는 에릭 토너 미국 존스홉킨스 공중보건대 의학박사의 말이 눈에 들어온다. "우리는 전염병의 시대에 살고 있다!"는 것 말이다. 현 상황에 경각심을 가지며 이 책《슈퍼버그》를 읽어보기로 했다.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뉴욕 프레스비테리안 병원의 의사인 맷 매카시는 '슈퍼버그'와 전쟁 중이다. '슈퍼버그'는 강력한 항생제로도 치료되지 않는 변이된 박테리아를 의미한다. 맷 매카시 박사와 그의 동료들은 인류의 생명을 위협하는 슈퍼버그에 맞설 새로운 항생제 임상시험의 최전선에 서 있다. 이 임상시험의 과정은 그야말로 인류의 미래를 좌우하는 숨가쁜 순간이다. 이 책은 그 여정의 충실한 기록이자, 생과 사의 순간을 오가며 치열하게 싸우는 한 의사의 솔직한 고백이다. (책낼개 中)
이 책의 저자는 맷 매카시. 웨일 코넬 의과대학 조교수, 뉴욕 프레스비테리안 병원의 의사이자 이 병원의 윤리위원회 위원이기도 하다.
이 책은 총 5부로 구성된다. 1부 '우연한 관찰', 2부 '제1원칙', 3부 '달바 임상시험 지원자들', 4부 '수면 아래의 연구들', 5부 '슈퍼버그 치료제를 찾아서'로 나뉜다. 전쟁의 혼란 속에서, 항생제 개발의 황금기, 행운의 척탄병, 터스키기 생체 실험, 임상시험의 안전장치, 변수들, 임상시험의 지연, 항생제의 관리 및 감독, 항생제 연구의 정체, 조용한 혁명, 결정의 순간들, 슈퍼 곰팡이 치료제, '트로이 목마' 슈퍼 항생제, 임상시험의 장애물들, 달바 최초 투여자, 항생제 발견의 어려움, 의료 윤리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프롤로그부터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 시작된다. 총상을 입은 환자가 응급실에 들어왔는데, 그는 항생제에 내성이 있던 것이다. 가장 독성이 강한 항생제인 콜리스틴만이 유일한 선택지였다. 미국에서는 매년 2만 명 이상이 항생제 내성 감염으로 인해 사망하는데 과연 그는 어떻게 해야할까. 그런데 그날 아침, 동료가 달바반신이라는 신약을 개발 중이고 임상시험을 맡아주었으면 하고 연락을 했었다. 이제 선택지는 두 가지다. 과연 어떻게 할 것인가.
슈퍼버그는 1960년대 이전에는 사실상 존재하지 않았고, 1990년대까지도 산발적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의사들의 잘못된 항생제 처방 관행과 함께 항생제를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상업적 농업이 박테리아들에게 우리의 소중한 약품들을 노출시켰고, 그 결과 박테리아들은 그 약효를 무력화시키는 법을 알아냈다. 이제 슈퍼버그는 퀸스 지역의 유탄에도 숨어 있다. 다시 말해, 인간에게 치명적인 감염의 주요인인 슈퍼버그가 어디에나 존재하고 있다는 뜻이다. (11쪽)
저자는 약물 내성을 지켜보기만 하던 수동적 관찰자에서 능동적인 참여자로 변신하며 벌어진 일을 이 책에 담아냈다.
이 책은 프롤로그부터 몰입해서 읽게 되는 책이다. 과학책이 아니라 소설이나 영화같은 느낌으로 긴박하게 다가왔다. 박테리아와 항생제 개발의 역사를 살피기도 하고, 달바 임상시험 과정도 짚어보는데 전혀 거리낌 없이 읽어나가게 된다.
우리가 어떻게 이런 갈림길에 서게 되었는지 인식하려면 그리고 왜 퀸스에 사는 정비사 잭슨이 감염으로 죽을 수도 있는지 이해하려면 항생제가 처음 어떻게 사용되었으며, 더 중요하게는 어떻게 오용되었는지 알아야 한다. 인체실험의 역사는 불안하기도 하고 불유쾌하기도 하지만, 오늘날 임상 연구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알려주는 동시에 내 달바 임상시험이 왜 그렇게 어려운지 설명해줄 것이다. (44~45쪽)
묘하게 설득되며, 알고 싶다고, 알아야겠다고 생각한다. 더이상 남의 일이 아니라 그의 고민이 나의 고민인양 몰입해서 읽어나간다. 저자는 소재 자체의 난해함에도 불구하고 독자를 이끌어가는 추진력 있는 글을 쓰는 사람이다. 그가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의사라는 점을 다시 인식해본다. 이건 정말 기대 이상이다.
현대의학에서 가장 절박한 도전 중 하나인 항생제 내성 감염의 치료법을 찾기 위한 경주를 바라보는 한 의사의 매혹적인 시선! 매카시의 스토리텔링은 시급한 현실을 깨우쳐주는 동시에 미래를 낙관하게 하는 데 충분하다. 그의 이야기는 통찰력 있고 정직하다! 이 책은 항생제 연구의 현주소와 앞으로의 진보에 대한 유용한 정보로 가득하다.
_《커커스》
역자의 글을 보면, 지금 세상을 들썩이고 있는 코로나바이러스보다 훨씬 많은 사망자를 낳는 미생물이 바로 슈퍼버그라고 한다. 세계보건기구는 2017년 슈퍼버그 12종을 발표하면서 매년 70만 명이 이로 인해 사망하고 있고 2050년에는 연간 1,000만 명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는 것이다. 이 책을 읽어야만 하고 알아야만 하는 이유다. 경각심을 가지고 슈퍼버그 문제를 인식하는 시간을 갖는다. 또한 이 책에는 슈퍼버그 치료제에 관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매카시 박사의 열정과 고뇌도 야무지게 담겨 있으니 몰입해서 읽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일독을 권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