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에게 GPS를 달아 보았다 - 한밤중의 숲, 반경 2킬로미터의 대모험
다카하시 노라 지음, 양수현 옮김 / 하루(haru)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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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보니 막 궁금해졌다. '한밤중의 숲, 반경 2킬로미터의 대모험'이란다. 생각해보니 예전에 텔레비전 프로그램 <동물농장>에서 고양이가 머나먼 길을 밤새 달려 상당히 먼 거리에 있는 집에 다른 고양이를 보러 다니던 에피소드를 보았던 기억이 얼핏 난다. 이 책에서 들려주는 고양이에게는 어떤 사연이 있을지, 사람 모르게 어디를 돌아다녔을지 알고 싶었다. 직접 고양이에게 GPS를 달아보고 그에 대한 이야를 펼친다는 소재 자체에 궁금증이 극대화된다.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궁금해서 이 책『고양이에게 GPS를 달아 보았다』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다카하시 노라. 여섯 마리 고양이를 포함해 부부가 함께 열네 마리 고양이를 키워온 역사가 있다. (책날개 발췌)

고양이가 혼자 나갔다 길을 잃을까 걱정돼 이런저런 방법도 시도해 보았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고양이들의 행동반경이 궁금해져 GPS를 달아 보았다. 그 결과 녀석들이 매일 밤 4킬로미터씩 네 시간이나 돌아다닌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뿐만이 아니다. 집이 어느 방향에 있는지 알고, 나갈 때와 돌아올 때 각각 다른 길로 오고 간다. 심지어 지름길로 다니기도 한다. 그리고 늘 아침 식사 시간에 맞춰 귀가한다. 항상 잠만 자는 약한 존재인 줄만 알았던 고양이는, 이렇게나 유능하고 용감하다. 전에는 미처 몰랐던 자유로운 고양이들의 삶. 지금부터 여러분에게 소개하고자 한다. (프롤로그 中)


이 책은 총 3장으로 구성된다. 1장 '여섯 마리 고양이와 만나다', 2장 '매일 고양이와 산책을', 3장 '고양이에게 GPS를 달아 보았다'로 나뉜다. 들고양이와의 만남, 버려진 고양이를 줍다, 바깥 고양이들의 겨울나기, 사계절 속으로-밖으로 나간 고양이들, 매일 고양이와 산책하다, 고양이들의 하루, 산책 중에 볼 수 있는 고양이들의 모습, 고양이의 선물, 고양이들을 위해 벽에 구멍을 뚫다, GPS를 달게 된 계기, GPS로 알아본 고양이의 행동 범위, 한밤중에 4킬로미터를 걷다, 아침 식사 시간에 맞춰 돌아온다, 들고양이라고 해서 멀리 가진 않는다, 주택가에 사는 고양이의 행동반경은 50~100미터, 고양이는 용감하게 모험한다, 고양이는 왜 사람과 산책을 할까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저자는 도쿄에 살다가 예전에 귤 밭이었던 작은 산의 꼭대기집으로 이주했다. 경이로운 자연풍경에서 생활하는 것이 슬슬 적적해지던 차에 집 마당으로 들고양이 가족이 찾아왔다고 한다. 이 책은 거기서부터 시작된다. 고양이들에게 먹이를 챙겨주고 이름도 붙여주는 모습을 보며, 나또한 그랬던 나날이 떠올라 미소 지어진다. 우리집에 놀러왔던 고양이들은 특정 마트의 사료만 잘 먹고 다른 곳 사료는 쳐다도 안 보았는데… 나도 고양이들에게 특징에 맞게 이름을 붙여주고 먹이도 챙겨주었는데…. 그런 생각들을 떠올리며, 요즘은 중단해버린 과거의 시간을 떠올린다. 책속의 저자와 교차되는 추억을 떠올리며 이 책에 속도를 붙인다.  

 


고양이들의 사진과 일화를 읽으며 기분 좋은 미소가 떠나지 않는 책이다. 그리고 사실 궁금한 것은 '고양이에게 GPS를 달아 보았다'에 대한 이야기였는데, 고양이와의 만남부터 소소한 에피소드들을 거쳐서 한참 후에야 그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궁금한 마음으로 읽어나가다 보면, 왜 GPS를 달게 되었는지, 고양이들은 어디를 돌아다녔는지 드디어 속시원하게 풀어놓는다. 그런데 고양이에게 GPS를 달아준 것에 대해서는 이 고양이들의 이름과 에피소드 등을 알고 나서 보는 것이 더 괜찮았다는 생각이 든다. 아는 고양이를 대하는 듯한 느낌이어서 그런지 남 얘기 같지 않다는 마음으로 읽어나갈 수 있으니 말이다.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 길고양이들의 이야기가 궁금한 사람, 특히 GPS 기록이 말해주는 고양이들의 행적이 궁금하다면 이 책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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