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머릿속 도마뱀 길들이기 - 그림 한 장에 담긴 자기 치유 심리학
단 카츠 지음, 허형은 옮김 / 책세상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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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그림이 인상적이다. 사람의 눈이 보이고, 그 위에 도마뱀이 혀를 낼름거리며 자리잡고 있다. 무슨 상황인 것일까. 먼저 이 책의 제목을 보며 '내 머릿속 도마뱀'이 무엇인가 궁금했다. 그 다음에는 그것을 어떻게 길들이는지 구체적인 내용을 알고 싶었다. 제목에 대한 궁금증을 더해 '그림 한 장에 담긴 자기 치유 심리학'이라는 설명에 대한 호기심으로 이 책을 읽어보기로 했다. 이 책『내 머릿속 도마뱀 길들이기』를 읽으며, 불안과 걱정에 마음 쉴 곳 없게 하는 당신의 뇌를 위한 32점의 그림과 은유에 담긴 치유의 힘을 배워보는 시간을 갖는다.


 

 


이 책의 저자는 단 카츠. 스웨덴의 심리학자이자 심리치료사다. 인지행동치료를 쉽고 재미있게 알려왔다.

이 책에는 살면서 한 번은 부딪히는 문제들을 묘사한 (대개는 은유적인) 그림이 32점 실려 있다. 개중에는 임상연구를 해오면서 직접 발굴해낸 그림도 있고, 오래전부터 심리학자와 상담심리사들이 말이나 글로 사용해온 은유를 그림으로 표현한 것도 더러 있다. 다만 내 그림 솜씨가 상을 받을 수준은 아니라서, 유명 일러스트레이터 이본 스벤손과 협업했다. 스벤손은 내 초안을 특유의 개성 강한 예술작품으로 재탄생시켜주었다. (19~20쪽)


이 책은 총 6장으로 구성된다. 1장 '당신 뇌 속에 도마뱀이 산다 - 심리상담실에서 만난 그림', 2장 '오늘도 삶에서 도망치고 만 당신에게 - 틈만 나면 도망치고 싶은 뇌 길들이는 그림', 3장 '방법이 안 먹힐 때 쓰는 방법이 있다 - 무작정 열심히 하는 뇌 길들이는 그림', 4장 '생각의 함정에 빠진 당신을 구하라 - 쉽게 상처받는 소심한 뇌 길들이는 그림', 5장 '제대로 사랑하고, 사랑받고 싶다면 - 나만 사랑하는 뇌 길들이는 그림', 6장 '뇌는 단순하고, 인생은 복잡하다 - 한 치 앞만 보는 뇌 길들이는 그림'으로 나뉜다.  


먼저 '내 머릿속 도마뱀'이 무엇일까 궁금했다. 연두색 종이에 이렇게 쓰여있다.

'내 머릿속 도마뱀'은 우리 두뇌 가장 안쪽에, 편도체가 내장된 '도마뱀 뇌'라고 불리는 원초적인 기관을 상징하는 말이다. (책 속에서)

일단 그것을 기억하고 읽어나가기 시작한다.


이 책에는 그림 32점이 실려있다. 그런데 저자가 하는 말이 이 책을 되도록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를 권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이 책이 독자들의 거실 커피 테이블에, 아니면 미용실 선반에 누구나 펼쳐볼 수 있게 아무렇게나 널려 있는 모습을 상상해본다는 것이다. '가벼운 마음으로 책을 집어 든 독자라면 아무 페이지나 펼쳐도 3분 안에 자신의 삶을 새로운 관점으로 보게 될 것이다. (20쪽)' 이런 느낌의 책, 정말 좋다는 생각을 하며 이 책에 대한 호감이 급상승했다. 

 


이 책은 읽어나가다보면 지금의 나에게 꼭 필요한 것이 눈에 확 들어온다. 지금 그것이 필요하다는 신호다. 내 마음에 담아본다. 특히 '무작정 열심히 하는 뇌 길들이는 그림' 중 그림 8 '작은 망치가 안 듣는다고 큰 망치를 쓰면 듣나?'는 그림도 내용도 인상적이었다. 안 통하는 전략을 전보다 더 열심히 쓰려고 하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알려주는 글과 그림이다. 어떻게 해야할지, 글을 읽으며 터득한다. 현재의 내 마음을 되짚어보는 시간이며, 무언가 깨달음을 얻는 듯한 시간이 유익하다.  

예를 들어, 아이가 잘못된 행동을 할 때마다 큰 소리로 혼을 내도 좀처럼 말을 듣지 않으면 부모는 언성을 높여 더 심하게 꾸짖는다. 채널을 바꾸려고 TV 리모컨을 눌렀는데 채널이 바뀌지 않으면 리모컨 버튼을 더 여러 번 더 세게 누른다. 그렇게 똑같은 해결법 하나로 문제를 해결하기를 수차례 시도하다가 결국에는 체념하고 포기한다. 그럴 때면 낙담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어쨌거나 문제를 해결해보려고 오랫동안 열심히 노력했으니 말이다. 문제는 똑같은 행동을 반복해서, 점점 더 강도만 높여가며 시도했다는 것이다.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해봤는데도 인생이 좀처럼 안 풀려서 제자리걸음만 하는 기분이 듣다면, 혹시 똑같은 행동을 되풀이하면서 더 열심히만 하려고 했던 것은 아닌지 돌아보라. 정말로 다른 방법을 써봤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가?

지금 필요한 건 몇 배의 노력이 아닌지도 모른다.

진정 필요한 건 전략을 바꾸는 것이다. (90~91쪽)


먼저 그림을 바라보며 거기에 대한 느낌을 떠올려본다. 그렇게 하고 나서 글을 읽으면 더 흥미롭게 다가온다. 특히 그림 32가지 작품 모두가 개성 넘치고 의미가 한 번에 와닿기에 신기한 느낌으로 이 책을 읽어나갔다. 처음부터 끝까지 한 번에 읽어나갈 책이 아니라, 틈틈이 하나씩 보면서 내 마음을 들여다보는 방편으로 삼으면 좋을 것이다. 그러다가 문득 현재 꼬여있는 매듭을 풀어나갈 열쇠를 만날 수도 있을 것이다. 겉표지보다 내용이 다채롭고 알찬 책이니 읽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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