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아, 너를 믿지 못하겠다
석필 지음 / 창해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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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잘 되겠지'라는 막연한 생각이 독처럼 다가올 때가 있다. 그럴 때면 부정적인 내 마음을 탓하곤 했는데, 세상 일은 그렇지만은 않았다. 잘 되다가도 안 되고, 하나같이 안 풀리는 듯하다가도 어느 순간 보면 상승세를 타고 있었다. 어쨌든 지금껏 긍정에 관한 책을 읽으며 움츠러든 나 자신을 채찍질하며 힘을 내어 박차를 가하기를 해왔지만, '긍정아, 너를 믿지 못하겠다'라면서 긍정을 부정하는 제목의 책이 출간되니 호기심이 생겼다. 이 책『긍정아, 너를 믿지 못하겠다』를 읽으며 긍정에 대해 다르게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보기로 했다.


 

 


이 책의 저자는 석필. 대중심리학을 연구한다.

이 책은 그동안 무조건 '좋은 것'인 줄로만 알았던 긍정적 사고가 왜 위험한지를 설명하고, 그 사고가 각종 인지적 오류와 결합할 때 어떤 부작용이 발생하는지를 경고하면서 현실을 냉철하게 바라볼 것을 주문하고 있다. 현실과 동떨어진 생각은 반드시 우리를 배신한다. (12쪽)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된다. 시작하는 글 '자연법칙은 가차 없다'를 시작으로, 1부 '긍정적 사고는 자기기만이다', 2부 '사람은 안정 편향적 동물이다', 3부 '긍정적 망상에서 탈출해야 산다'로 이어진다. 나는 긍정적 사고의 대표적인 실패 사례다, 우리는 믿고 싶은 것만 믿는다, 지나친 자신감은 자멸의 길이다, 인간은 극히 일부분만 본다, 목표를 높게 잡으면 죽도 밥도 안 된다,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다간 벼랑 끝으로 몰린다, 부정적 사고는 반드시 필요하다, 현실은 작은 것들로 이루어진다, 공부 잘하는 사람은 긍정적 망상을 품지 않는다, 더 부자가 되고 더 크게 되려는 꿈을 꾸다간 거지 된다, 기적은 없다 현실에 목숨을 바쳐라 등의 글이 담겨 있다.


이 책에는 무한긍정의 사고가 어떻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저자의 개인적인 경험을 토대로 설명해나가고 있다. 조금은 극단적인 예를 보게 되어 혼란스러운 마음은 있었다. 우리가 긍정적 사고를 할 때 얼마만큼의 목표를 세우는지, 긍정적 사고와 소망적 사고를 구분하지 않는 것인지, 좀더 세세하게 바라보며 이 책을 읽어나갔다. 특히 134쪽부터 이어지는 글에는 저자가 직접 경험한 안정화 편향의 결과를 뼈저리게 체험한 일화가 있으니 타산지석으로 삼을 만하다. 미래를 안정적으로만 예측하면서 과잉확신이 생기는 것에 대해 경계, 또 경계해야할 것이다. 또한 긍정적 망상이 종교적 믿음과 결합되면 사태는 수습할 수 없게 된다(231쪽)는 글을 꼭 기억해야할 것이다.  

 


저자는 수십 년간 긍정적 사고에 대한 책을 읽어왔다고 한다. 그 책들은 대부분 행동을 중요시하지 않거나 아예 언급도 하지 않은, 사실상 소망적 사고에 대한 것들이었다고 밝힌다. 소망적 사고에 행동을 더하면 긍정적 사고가 된다는데, 이 책에서는 통념에 따라 '긍정적 사고 = 소망적 사고'라는 전제 아래 이야기를 풀어나갔다고 한다. 70년 가까이 살아오면서 가장 후회되는 것이 중학교 2학년 때 '긍정적 사고'와 관련된 서적에 손을 댄 것이었다고 하며, '나는 긍정적 사고의 대표적인 실패 사례다'라고 고백하고 있으니, 어떤 내용을 들려줄지 궁금하다면 이 책을 읽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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