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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정약용의 인생강의 - 다산은 아들을 이렇게 가르쳤다
정약용 지음, 오세진 옮김 / 홍익 / 2020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의 표지를 보면 눈에 들어오는 말이 있다. '다산은 아들을 이렇게 가르쳤다'라고 말이다. 다산은 아들에게 어떤 교육을 했을까 궁금해진다. 이 책은 다산 정약용이 유배지에서 아들에게 보낸 편지를 담은 책이다. '인간 정약용의 고뇌가 담긴 최고의 잠언집'이라는 설명에 이 책이 더욱 호기심이 생겼다. 지금의 우리에게도 금과옥조와 같은 가르침이 되리라는 생각이 들어 이 책『아버지 정약용의 인생강의』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편역은 오세진. 조선과 중국의 역사와 사상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지고 현재 관련 서적을 집필하며 강의하고 있다.
이 책은 다산의 문집 중에서 자식들에게 보낸 편지, 가계(가훈)를 가지고 주제별로 나누고 해설을 붙였다. 한 편의 편지글이 여러 가지 상이한 주제에 대해 서술하고 있기에 주제별로 쪼개어 해설을 달았다. 따라서 누구나 읽기에 쉽고 다산이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금방 알아낼 수 있을 것이다. 같은 내용을 다룬 책들이 이미 출판되어 있지만, 별도로 해설이 없어 읽기가 어려운 것이 단점이었다. 이번 기회에 알기 쉽게 새로 번역을 하고, 역사적인 지식과 비하인드 스토리를 붙여 책을 쓰면 다산을 더 심도 있고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잇으리라 생각했다. 무엇보다 딸아이의 아버지 입장에서, 아직 어린 딸이 훗날 다산의 자식들과 같은 나이가 되었을 때 교육용으로 읽히고 싶은 바람으로 이 책을 썼다.(7쪽)
이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된다. 1장 '집안을 일으킬 수 있는 방법은 공부뿐이다', 2장 '자식들에게 경제 생활을 이야기하다', 3장 '남에게 도움을 주지 않았다면 바라지도 마라', 4장 '제사상을 차리기보다 나의 책을 읽어다오'로 나뉜다. 글 짓는 전통을 계승하여 자존감을 회복하거라, 단지 읽기만 한다고 해서 공부라고 부를 수 없다, 먼저 독서의 근본이 무엇인지 고민해라, 재물을 오래 지키는 방법에 대하여, 술 마시는 법을 제대로 배워라, 친구를 가려서 사귀어라, 소중한 것을 잃었다고 너무 슬퍼하지 마라, 세상에 영원한 비밀은 없다, 옳지 못한 일을 하려는 아들에게 보내는 충고, 부모도 잘못하면 비판해야 한다, 인간으로서의 본분을 잊지 마라, 예법을 가식적으로 지키지 마라, 제사상을 차리기보다 나의 책을 읽어다오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조선 후기의 대표적인 실학자인 다산 정약용은 나이 40세에 유배를 가게 되었는데, 그 때 큰아들 학연은 19세, 둘째 아들 학유는 16세, 막내딸은 9세였다. 성공적인 궤도를 발았던 그는 하루아침에 죄인으로 전락하여 유배를 떠나게 되었다. 한순간 양반 신분에서 몰락한 집안의 자식이 되었으니 막막했을 것이다. 다산은 그의 자식들에게 유배지에서 편지를 썼다. 그 편지글들 중에서 주제별로 나누고 해설을 붙여서 이 책이 출간된 것이다.

술술 읽히는 책이어서 부담없이 흥미롭게 읽어나간다. 그러면서 괜찮은 말은 마음에 담아본다. 이 책을 읽는다는 것은 의외의 발견이기도 했고, 고정관념을 깨는 듯한 느낌이었다. 생각과 다른 부분을 만나면 신선했다. 특히 '제사상을 차리기보다 나의 책을 읽어다오' 같은 말은 마음에 남는다. '내가 죽은 후에는 아무리 훌륭하고 정갈한 제사상을 차려준다고 해도, 그보다 내가 더 즐거워 할 일은 너희들이 나의 책 한 편을 읽고 나의 문장을 옮겨 적는 일이다. 너희들은 늘 이 점을 명심하여라.(237쪽)'
이 책은 시대나 언어의 장벽을 허물고, 자식을 생각하는 부모의 마음을 눈 앞에서 볼 수 있는 책이다. 다른 집은 자식 교육을 어떻게 하며, 어떤 생각으로 그런 말을 하는 것일까 궁금할 때가 있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정약용의 경우에는 자식들에게 어떤 생각을 전하고 어떻게 말을 했는지 시대를 거슬러올라가서 살펴보는 시간을 갖는다. '자식들에게 참삶의 길을 가르치는 인간 정약용의 목소리'를 담은 책이어서 부모의 마음으로, 혹은 자식의 마음으로, 이 책을 읽어보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