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돌아가셨을 때 그 유골을 먹고 싶었다
미야가와 사토시 지음, 장민주 옮김 / 흐름출판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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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제목을 보았을 때, 너무 자극적이어서 놀랄 따름이었다. 경악했다고 해야할까. 무슨 의미로 이런 제목을 지었을까 의문이었다. 이 책의 '작가의 말'에서도 페이지를 할애해서 ''엄마가 돌아가셨을 때 그 유골을 먹고 싶었다'라는, 언뜻 엽기적으로 들리는 이 만화의 제목에 대해'라는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연재를 시작한 당시에는 "호러 만화인가요?"라거나, "처음엔 좀 무서워서 꺼려졌습니다"라는 의견도 많았습니다. 편집부에서도 서점에서 여성 독자들이 책을 집어 들기 주저할 거라는 의견이 있어서 다른 제목을 고민해보기도 했지만 다른 어떤 것도 이 이야기에 딱 들어맞지 않았습니다. (작가의 말 中) 


제목만 보고 이 책을 멀리했으면 아쉬울 뻔했다. 이 책은 제목보다 내용이 나를 뒤흔든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감정은 아니라는 걸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유골을 먹고 싶다'는 마음이 내 안의 가장 강렬한 감정이었다고 느꼈고, 제목으로는 이 이상의 것이 없다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너무 슬퍼서 견딜 수 없었던 기억이 떠오르는 것과 동시에 '이토록 근원적이고 궁극적인 사랑을 나도 누군가를 향해 품는 것이 가능했구나'라는, 그런 용기도 생겨나는 제목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작가의 말 中)

구체적인 내용을 알고 보니 이 제목이 다시 보였다. 다른 어떤 제목보다 이 제목이 주는 강렬한 느낌이 나에게도 전달이 된다. 누적 조회수 500만 뷰를 돌파한 화제의 만화 에세이『엄마가 돌아가셨을 때 그 유골을 먹고 싶었다』는 내 마음을 훅 치고 들어와 여운을 남기는 책이다.


 

 


이 책은 총 16화로 구성된다. 1화 '엄마가 돌아가셨을 때 그 유골을 먹고 싶었다', 2화 '아직 엄마의 휴대전화 번호를 지우지 못했다', 3화 '언제나 네 곁에 있을 테니까', 4화 '나의 자랑을 기쁘게 들어주는 사람', 5화 '그때 엄마는 근거 없는 자신감에 차 있었다', 6화 '100일 기도를 하는 나, 사진을 정리하는 엄마', 7화 '병실 결혼식', 8화 '갖아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 9화 '엄마의 유품을 갖고 싶어', 10화 '장례식', 11화 '지뢰 같은 추억', 12화 '집과 아버지', 13화 '묘비를 사러 간 날', 14화 '1주기', 15화 '하나에에게 - 1', 최종화 '하나에에게 - 2', 에필로그 '최후의 만찬 때 먹고 싶은 것', 작가의 말 '엄마가 돌아가셨을 때 그 유골을 먹고 싶었다'라는 언뜻 엽기적으로 들리는 이 만화의 제목에 대해, 특별편 '귀향'이 수록되어 있다.


우리는 누구나 언젠가는 엄마를 잃게 된다. 하지만 '내' 엄마라고 생각하는 데에는 꽤나 오랜 시간이 걸려서야 깨닫게 된다. 이 책에서도 말한다. '부모와 이별하는 날은 누구에게나 찾아옵니다'라고. 직접 경험한 작가의 글을 보며, 울컥하는 감정이 강렬하게 솟구쳐온다. 어쩌면 누군가는 이미 겪었고, 누군가는 전혀 짐작도 하지 못하는, 누군가는 한걸음 앞으로 다가온 그 시기를 담담하게 담아냈다.  

 



여운이 남는 책이다. 뭉클한 감정이 오래 가는 것은 엄마와 이별하고 싶지 않은 강렬한 마음 때문일 것이다. 눈물이 났다. 감정이 소용돌이쳤다. 이 책에서 특별히 감정을 자극하는 부분은 없었고, 오히려 담담하게 그려나갔는데, 내 마음은 파도를 친다. 다른 만화 에세이와 비교해도 더하거나 덜함 없이 적당함이 있어서 마음에 든다.


책의 완성은 독자가 한다고 했던가.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자신의 아버지를, 혹은 어머니를, 혹은 누군가를 떠올리며 이 책을 읽어나갈 것이다. 내가 투병 중인 엄마를 생각하며 읽는 것처럼 말이다. 작가는 자신에게 있었던 이야기를 담백하게 풀어나갔는데, 거기에 독자 자신의 이야기를 더해 풍성하게 받아들이는 것이다. 마치 다 같은 카레여도 작가의 어머니 카레는 고춧가루와 커피가루 약간 들어간 비법양념이 더해져 특별함이 있는 것처럼, 이 책을 읽는 사람들에게는 저마다의 비법양념같은 이야기가 있다. 


이 책을 읽으며 각자의 이야기를 써내려갈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혹시 제목 때문에 이 책을 멀리하는 일은 없기를 바란다. 내용을 읽다보면 제목이 그럴 수밖에 없었음을 격하게 공감하게 되니 말이다. 누구에게나 있는, 하지만 누구나 한 번은 잃게 되는, '엄마'에 대한 만화 에세이니 꼭 한 번 읽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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