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사 1 - 새롭게 밝혀진 문명사 : 문명의 출현에서 로마의 등장까지 신세계사 1
쑨룽지 지음, 이유진 옮김 / 흐름출판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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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기로 결심하는 데에는 솔직히 추천사의 영향이 컸다.

『총, 균, 쇠』와『사피엔스』를 합쳐 놓은 것처럼 거침없다!

생명의 기원에서 근대사까지, 진화사, 정치사, 전쟁사에서 종교사, 사상사, 문화사까지 경계를 무시하고 마구 넘나든다.

_최재천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석좌교수

이 말을 보고 어찌 이 책을 읽지 않을 수 있겠는가.


사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이토록 책 속에서 헤매는 것은, 기존의 고정관념을 깨며 나를 뒤흔들만한 무언가를 만나기 위함이다. 수많은 책들을 읽어나가는 것은 어쩌다 발견하는 보물같은 책을 만나기 위한 과정이다. 이 책처럼 말이다. 세상을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고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키며 두근거리는 시간을 갖기 위해 독서를 하는 것이고, 이 책은 그 목적에 부합했다. 동양의 역사학자가 집필한 새로운 세계사 패러다임『신세계사1』을 읽으며 서양 사관이 지배해온 문명사의 통념을 뒤흔들어보는 시간을 갖는다.


 

 


이 책의 저자는 쑨룽지. 1945년 충칭에서 태어나 홍콩에서 자랐으며, 타이완대학에서 역사학을 전공했다. 미국 미네소타대학에서 러시아사로 석사학위를, 스탠퍼드대학에서 동아시아사로 박사학위를 취득했고, 미국과 캐나다의 여러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이 책은 총 16장으로 구성된다. 1장 '지구의 역사와 선사시대의 인류', 2장 '4대 문명 고국이라는 기존의 틀을 깨다', 3장 '재차 기초를 다진 고대 인도 문명', 4장 '중국 문명의 기원에 관한 몇 가지 문제', 5장 '중남아메리카의 고대 문명', 6장 '오세아니아의 문명', 7장 '티그리스-유프라테스강 유역 고대 문명의 밝은 부분과 어두운 부분', 8장 '고대 이집트: 명계를 동경한 태양의 나라', 9장 '청동기시대 중후기의 고대 근동', 10장 '에게해의 고대 문명', 11장 '고대 근동이 철기시대로 진입하다', 12장 '페르시아제국과 페르시아 전쟁', 13장 '고전기의 그리스를 새롭게 정의 하다', 14장 '인류사의 축의 시대', 15장 '알렉산더와 헬레니즘 시대', 16장 '로마의 성장'으로 나뉜다.


저자는 '기존 역사학에 내재된 오류를 바로잡고자 한다'고 언급한다. 4대 문명 고국古國이라는 기존의 틀을 깨고, 아리아인의 인도 침입 가설은 이미 흔들린 지 오래라고 한다. 그 지식들도 하나하나 배우고 익히고 쌓아갔던 것들인데 그 모든 것이 혼란스러워진다. 이 책을 읽다보면 알게 될 것이다. 어떤 부분은 믿기지 않을 정도이며, 견고한 나의 고정관념이 송두리째 타격을 입는다. 그 모든 것을 망치로 깨부수며 재건하는 느낌으로 이 책을 읽어나간다.


세계사를 다시 한 번 걸러서 생각해볼 만한 시기에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내가 알던 역사는 과연 무엇이었는지, 역사는 승자의 관점에서 적어나간다는 것을 알고 어느 정도는 관점의 차이로 인해 다르게 다가온다는 것을 이제는 알만큼 알지만, 마음 단단히 먹고 읽어나가도 혼란은 피할 수 없고, 어떤 부분에서는 사기당한 듯한 느낌까지 든다. 이 책을 읽으며 역사의 진실을 다시 만나보는 시간을 갖는다. 방대한 지식으로 동서고금을 넘나들며 거침없이 리드하는 역사책을 읽어보고 싶다면 이 책이 도움을 줄 것이다. 

 


모처럼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켜주는 책을 만나게 되어 이 책을 읽는 내내, 내 마음은 두근두근 설레는 기분이었다. 대충 적당히 알아서는 이 책을 쓸 수 없을 것이다. 두껍지만 놓치고 싶지 않아서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바짝 집중하며 읽어나간다. 그동안 생각하던 세계사라는 것을 뒤엎어버리는 것은 물론, 굳어버린 나의 생각까지도 과감히 뒤바꿔버릴 힘이 있는 책이다. 조금씩 천천히 음미하며 읽어야 하고, 필요한 부분을 발췌독하기 위해서라도 곁에 두고 틈틈이 읽어볼 만하다. 소장 가치가 충분히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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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22 22:3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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