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 사랑에 미치다
이동연 지음 / 씨앗을뿌리는사람 / 2019년 11월
평점 :
품절


처음 이 책의 제목을 보았을 때에는 '미치다'라는 단어를 중점적으로 보았나보다. 특히 예술가라면 제정신이 아닌, 광기를 품은 사랑 이야기가 더 많겠거니 짐작했다. 하지만 일단 이 책의 여는글을 보니 제목에 있는 단어 중 '사랑'에 집중하게 된다. 이 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우리에게는 순애보와 카사노바의 기질이 모두 있다. 그래서 이 책에서 예술가가 들려주는 다양한 색깔의 사랑에 눈길이 갈 것이다. 이 책『예술, 사랑에 미치다』를 읽으며, 어쩌면 더 특별하고, 어쩌면 상처와 광기를 품은 이들 예술가들의 사랑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갖는다.


 

 


본서의 내용은 지난 3여 년간 KBS 라디오의 <그곳에 사랑이 있었네>에서 방송한 대본을 중심으로 명화 등을 보완하여 재구성한 것이다. 누구나 다 사랑할 때는 미친다. 사랑의 대상이 누구이든 무엇이든, 서로 미쳐 있는 사랑이라면 어떤 모양이든 그대로 고운 것이다. 당신은 누구인가? 아니, 누가 가장 마음에 와 닿는가? 슈베르트인가 괴테인가? 아니면, 뭉크, 위고, 쇼팽……? 사람은 가도 사랑은 남는 것처럼, 이들의 벌인 사랑의 흔적이 명작 속에 스며 우리의 깊은 내면을 비쳐주고 있다. (7쪽)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된다. 1부 '그대 나의 그림이어라', 2부 '플롯에 스민 로망', 3부 '선율에 흐르는 뮤즈'로 나뉜다. 에드바르 뭉크 '상처 받은 나를 만나는 시간', 오귀스트 로댕 '카미유여, 우리 키스는 지옥보다 더 뜨거웠소', 알폰스 무하 '내 마음의 보석상자', 버지니아 울프 '나만 혼자 달라져 있다', 요한 볼프강 괴테 '그대의 개성이 그대의 행복이라오', 헤르만 헤세 '나는 순수한 방랑자요', 빅토르 위고 '바람 불어 맞바람이 일다', 구스타프 말러 '눈 나리는 들판을 거니는 방랑자', 프란츠 슈베르트 '달빛에 물든 서정시인', 프란츠 리스트 '영혼을 담아 연주하는 작곡가', 프레데리크 쇼팽 '가슴으로 듣는 언어'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에드바르 뭉크, 오귀스트 로댕, 알폰스 무하, 버지니아 울프, 요한 볼프강 괴테, 헤르만 헤세, 빅토르 위고, 구스타프 말러, 프란츠 슈베르트, 프란츠 리스트, 프레데리크 쇼팽……

예술계 거장들이 나눈 사랑

그들의 사랑은 그림과 음악, 시, 소설이 되어 명작이라는 이름으로 기나긴 세월을 견디며 우리의 가슴을 울린다.

때로는 상처였고, 때로는 진주였으며, 누군가에겐 슬픔이었고, 누군가에겐 비할 데 없는 쾌락을 선사한 사랑.

그들의 화폭과 선율, 글에 깃든 사랑의 흔적을 찾으며 감상과 낭만에 젖어보자. (책 뒷표지 中)

기대 이상의 책이었다. 글도 덜함이나 더함 없이 알맞은 무게와 속도로 시선을 집중시키고, 이 적당함이 겉도는 것이 아니라 마음에 들어와 깊은 울림을 준다. 특히 사진과 그림이 함께 해서 더욱 풍성한 느낌을 받으며 읽어나간다.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라고 할까. 몰입도가 뛰어나다. 예술가들의 남다른 사랑 이야기여서 파란만장하며 송곳처럼 찌르기도 하지만, 일단 이 책을 읽고자 손에 쥐면 이야기 하나에 사로잡혀버리는 것을 알게 된다. 어느 순간, 시간이 뭉텅이로 흘러가버렸음을 인지한다. 어쩌면 이렇게 술술 읽힐까. 어쩌면 이렇게 예사롭지 않은 일생일까. 생각이 많아진다. 예술가들의 사랑에 관해, 특히 이 책에 실린 이들에 대해 알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기를 권한다. 기대 이상의 만족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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