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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왕자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지음, 정명수 옮김 / 모모북스 / 2019년 10월
평점 :
주기적으로 읽고 싶은 명작 중 하나가 바로『어린왕자』다. 학창시절에 읽었던 기억도 있는 데다가 성인이 되어서 읽어도 손색이 없다. 잊을 만한 때 쯤에 다시 한 번씩 읽고 나면 항상 나에게 무언가를 선물처럼 건네는 책이다. 몇 년 전부터는 해마다 다른 출판사의 어린왕자를 읽어보고 있는데, 이번에는 모모북스 출판사의 어린왕자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어린왕자』를 읽어보며 오랜만에 어린왕자를 만나는 시간을 가져본다.


책과의 만남도 여러 색깔을 지닌다. 처음 만나는 것이어서 어떤 느낌일지 궁금해하면서 읽기도 하고, 이미 나에게 검증된 책이어서 설레며 읽게 되는 책도 있다. 어린왕자는 나에게 겨울 무렵의 시간을 떠올리게 한다. 이상하게도 이 책을 읽을 때는 쌀랑한 날씨지만 커피 한 잔 마셔가면서 소리내어 책을 읽는 이미지가 떠오른다. 양장본에 컬러 그림까지, 겉모습도 신경을 쓴 어린왕자를 이 책을 통해 만나본다.
아는 이야기이지만 오랜만에 읽는 이 책은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의 그림부터 양 한 마리 그려달라고 나타나는 어린왕자, 어린왕자의 별 이야기 등등 또다시 설레는 마음으로 이 책을 읽어나간다. 그리고 어린왕자가 만나는 사람들, 완전 이상하다고 생각되는 어른들을 바라본다. 예전에는 정말 이상하다고만 생각했는데, 나도 모르게 그런 어른이 되어버린 것은 아닌지, 특히 가로등지기를 보며 생각이 많아진다.
어떻게 그 시절에 이렇게 핵심적인 것을 잘 담아내어 글을 썼을까. 지금의 우리가 읽어도 전혀 손색이 없을 정도로 말이다. 그러니 오래 남는 명작인가보다. 이번에는 여우가 전해주는 '길들인다는 것'에 대해 마음에 담아본다. 사람들과의 만남에도 일종의 의식이 중요하다는 것을 요즘들어 더 느끼고 있으니 말이다.
네가 오후 4시에 온다면, 난 3시부터 행복해지기 시작할 거야. 그리고 시간이 갈수록 난 더 행복을 느끼다가 4시쯤 되면 안절부절못할 거야. 그래서 행복이 얼마나 소중한가를 깨닫게 되겠지! 그러나 네가 아무 때나 온다면 나는 몇 시에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할지 결코 알 수가 없어. 그러니 의식이 필요한거야. (103쪽)

이 책의 마지막에는 '생텍쥐페리의 생애와 작품 세계', '작품 줄거리 및 작품 해설'이 담겨 있다. 그는 1944년인 44세 때 프랑스 본토로 정찰을 떠난 후 독일 전투기에 격추되어 사망했다고 한다. 짧은 삶이지만 오래토록 수많은 나라의 언어로, 작품으로, 살아 숨쉬는 듯하다.
올해에도 어린왕자를 만났다. 한참동안 잊고 있다가 다시 꺼내들어 읽어도 여전히 내 마음을 흔들어놓는 나만의 명작이다. 다음에는 어떤 모습으로 어린왕자를 만날지 기대된다. 나와 일종의 의식처럼 겨울에 만나게 된다. 다음 겨울에 또다시 커피를 마시며 어린왕자를 낭독하는 시간을 가질 것이다. 이왕이면 이 책을 어린 시절부터 만나서 주기적으로 만나보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