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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연한 고양이
최은영 외 지음 / 자음과모음 / 2019년 10월
평점 :
이 책은 고양이 시점 짧은 소설『공공연한 고양이』다. 소설가 10인이 들려주는 열 편의 짧은 소설이다. 평소 '고양이'라는 단어만 들어가도 호감을 가지고 책을 읽게 되는데, 이 책은 느낌이 좀 달랐다. 아마 '공공연한'이라는 단어가 주는 무게감 때문이었을 것이다. 출판사의 설명을 보면, '공공연한'은 우리의 삶에 없어서는 안 될 공공연한 존재가 되었다는 의미로도, 고양이와 인간이 맺고 있는 다양한 관계의 방식들을 공공연하게 드러낸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고 한다. 어떤 의미이든, 고양이에 대한 풍성한 이야기로 상상력을 자극하는 시간을 갖고 싶어서 이 책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은 10인 10색의 소설이다. 열 명의 소설가가 들려주는 열 가지 이야기이면서 아주 얇은 구성의 소설이라는 점에서 강한 여운이 남는다. 소설가 최은영의 '임보 일기', 조남주 '테라스가 있는 집', 정용준 '세상의 모든 바다', 이나경 '너를 부른다', 강지영 '덤덤한 식사', 박민정 '질주', 김선영 '식초 한 병', 김멜라 '유메노유메', 양원영 '묘령이백', 조예은 '유니버설 캣샵의 비밀' 등 열 편의 소설이 담겨 있다.
각각 소설의 시작에는 소설가에 대해 간단히 들려준다. 하지만 소설가가 고양이와 어떤 인연이 있는지를 먼저 설명하는 방식이 독특했다. 예를 들어, 첫 번째에 나오는 소설가 최은영은 소설집『쇼코의 미소』『내게 무해한 사람』등을 냈다는 것보다, 2003년 작은 고양이 레오를 만났고, 2012년 미오, 마리를 만났으며, 2013년 포터를 만났고, 네 마리 고양이를 만난 것이 인생의 가장 큰 행운이었다고 생각한다는 이야기가 가장 먼저 나온다. 그 점이 마음에 들었다.

『공공연한 고양이』속 이야기들은 고양이에 관한 당신의 상상력을 파고든다. 고양이는 사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고양이가 이 세상을 떠날 땐 고양이별로 돌아가는 것이 아닐까. 무지개다리를 건넌 고양이는 주인이 세상을 떠날 때 마중을 나오지 않을까……. 당신이 한 번쯤 해보았을 법한 상상들이 소설이 되어 찾아온다.
_안서현 (문학평론가)
앉은 자리에서 단숨에 읽어나가게 되는 소설이다. 각각의 소설은 고속도로를 달리는 듯 거침없었다. 놀이동산의 놀이기구를 타는 듯한 느낌이었다. 휘몰아치다가 너무 빨리 끝나는 그런 느낌 말이다. 고양이에 대한 편견이나 갖가지 상상을 총동원해서 자극적으로 독자를 단련시킨다. 때로는 주변에서 볼 법한, 소설이 아니라 에세이 같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고, 때로는 정말 말도 안되게 소설같은데도 고양이라면 아닐 수도 있겠다는 묘한 심리가 생기면서 나를 혼란스럽게 했다. 가을 밤, 깔끔하게 읽으며 모험을 즐긴 듯한 느낌으로 읽을 수 있는 소설이다. 고양이의 존재감에 한껏 묵직해지는 얇은 단편 소설 모음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