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 연인 로망 컬렉션 Roman Collection 13
전경린 지음 / 나무옆의자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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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 연인'이라는 제목에 대해 생각에 잠기기 전, 먼저 표지의 그림이 눈에 들어왔다. 언뜻 낙서같은 거친 선 속에서 세 명의 사람이 보여주는 어긋나는 눈빛이 파고든다. 갑자기 쌀쌀해진 날씨 마냥, 사랑은 아름답고 포근하고 부드러운 것만이 아니라 씁쓸함이 남는 감정이라는 듯, 이들의 눈빛이 애처롭게 다가온다. 특히 소설가 전경린은 연애소설을 잘 쓰는 작가라고 하니 이 소설이 더욱 기대되었다. 가을이 깊어가는 어느 날, 이 책『이중 연인』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전경린. 1995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중편「사막의 달」이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페이지를 넘기니 바로 본론으로 들어간다. 헉, 처음 시작부터? 라는 생각으로 당황한 것도 잠시, 어쩌면 사랑이라는 것은 이렇게 갑작스러운 것이겠거니 생각해본다. 수완과 이열이 함께 있는 장면에서 시작한다는 것은 이들이 묘하게 어긋나는 것을 본격적으로 다룬다는 뜻일 거다.


내 인생에 유리 조각처럼 박힌 이중 약속, 그런 일은 어떤 여자에겐 한 번도 일어나지 않았을 수도 있고 어떤 여자에겐 예사로운 일인지 모른다. 내겐 단 한 번 일어난 사건이었다. 교활한 의도가 있었던 건 아니었다. 부주의했던 게 이유였다. 마음을 열고 한 사람을 받아들이면 다른 사람이 동시에 다가온다. 동시성의 법칙은 연애 월드에서 꽤 알려진 징크스이다. 오랫동안 아무도 없다가, 저 먼 천체에 별자리들이 이동하듯 남자들이 한꺼번에 밀려드는 식이다. (98쪽)

'이중 연인'이라는 제목의 단어는 그냥 단순하고 밋밋했지만, 이것이 구체적인 사람들의 이야기 즉, 수완, 이열, 황경오라는 세 인물의 일이라고 생각하니 다르게 다가온다. 무언가 묵직하게 짓누르는 느낌이 들면서, 인생이 무엇인지, 사랑이 도대체 무엇인데 스쳐가는 시간 속에서 커다란 흔적을 남기는 것인지 생각이 많아진다.

 


비스듬히 어긋난 연인 사이에 사랑을 담아 보았다. 서로에 대한 막연한 호감과 삶에 대한 관심, 끊을 수 없는 그리움과 특별한 관대함이 테두리를 이어 가지만 중심은 비어있는 사랑. 그 중힘은 폐허일까, 시원일까. (207쪽_작가의 말)

이 소설을 읽고 나서 만나게 되는 작가의 말 맨 첫 문단이다. 사랑이 다양한 빛깔로 우리 삶을 물들인다면, 비스듬히 어긋난 연인 사이에 흐른 것도 사랑이리라. 경쾌하진 않지만 생각보다 무겁지는 않고, 약간 흐리면서 음산한 듯도 한 계절에 읽기에 적당한 소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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