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을 찾아서 - 다음 생에 다시 만나고 싶은 이상 백석 윤동주에서 김기림 김수영 기형도까지
민윤기 지음 / 스타북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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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를 화장한 화장장은 어디일까? 이 상이 태어난 실제의 생가는 어디일까? 김수영 시인이 교통사고로 사망한 그날 어떤 일이 있었을까? 이상이 죽기 직전 먹고 싶어한 건 레몬이었을까 멜론이었을까? 요절한 기형도 시인이 생전 사랑하던 여자는 누구일까? 김종삼은 왜 구질구질하게 너무 오래 살았다고 말했을까? (책 뒷표지 中)

이거면 됐다. 나도 궁금하다. 격하게 알고 싶다. 호기심을 자아내기에 충분한 질문들이다. 나도 그 답이 알고 싶었다. 단순히 이 책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에서, 읽어보고야 말겠다는 강한 의지가 생겼다. 정말 탐나는 책이었고, 나의 호기심을 채우며 시인을 다시 보게 되는 계기를 준 책『시인을 찾아서』이다.


 

 


이 책의 저자는 민윤기. 월간 '시' 잡지를 만들고 있는 시인이자 저널리스트, 잡지편집자, 유튜버, 문화비평가로 활동하고 있다. (책날개 발췌)

저는, 여섯 해 동안 시인들의 생애 흔적을 찾는 취재를 해왔습니다. 월간 시 '한 편의 시를 위한 여행'에 싣기 위해서지요. 그 중 일부를 정리해 실었습니다. (중략) 이 책을 읽을 분들을 위해 - 한 분 한 분 시인들의 전 생애를 다루지는 않았습니다. 저널리스트적 관점에서 시인의 생애를 발견해내는 작업에 치중했습니다. (들어가기 전에 中)

이 책에는 백석, 윤동주, 이상, 김기림, 박인환, 김수용, 정지용, 노천명, 박목월, 한하운, 천상병, 기형도, 이상화, 이육사 등의 시인을 찾아서 떠난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다.


예전에 방송 <선을 넘는 녀석들>에서 윤동주 시인의 자취를 찾아가는 것을 본 적이 있다. 그들이 찾은 곳에는 정말 아무 것도 없다고 할 만큼 너무 초라한 흔적만이 남아 있었다. 하지만 이미 많은 것이 사라진 후라도 그 흔적을 찾아가며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만으로도 집중해서 볼 만한 가치가 있었다. 그때 생각했었다. 다른 시인들도 그렇게 스토리를 들려주며 직접 찾아가보면 어떨까. 물론 내가 직접 가겠다는 생각보다는 누군가가 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고, 이 책이 그때의 생각을 완성시켜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맨 처음에 백석 시인이 나온다. 사람살이 이야기에 시가 더해지니, 도통 이해할 수 없었던 작품이 어느 정도 윤곽이 잡히며 와닿는다. 아, 그 상황이라면 이 시가 이런 의미가 있었겠구나. 짐작해보며 폭넓게 이해해본다. 미술 작품을 감상할 때에도 전혀 이해할 수 없을 때 누군가가 한 마디 거들어주면 화가의 마음과 연관지으며 폭넓게 이해하는 계기가 된다. 이 책도 마찬가지다. 작가의 생애 중 어느 순간의 마음이 이런 시가 탄생할 수 있는 자양분이 되었겠구나 생각하며 이 책을 읽어나간다. 

 


'시인을 찾아서'라는 제목 앞에는 '다음 생에 다시 만나고 싶은'이라는 수식어가 붙어 있다. 이름만 들어도 아는 유명한 시인이지만 사실 그들에 대해 얄팍한 지식 말고는 아는 것이 없었다. 이 책을 통해 알아가는 시간을 보낸다. 각각 한 편의 영화 같기도 하고 몰랐던 이야기를 들으며 알아가는 시간을 보낸다. 특히 이상의 멜론 이야기에서는 속이 짠했다. 시인의 스토리와 시가 어우러져 깊은 맛이 느껴지는 책이다. 사진이 흑백이라는 것이 아쉽다면 아쉬운 느낌이지만 글의 힘으로 충분히 탄탄한 생동감을 준다. 시를 좋아하는 사람도, 시는 어렵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도, 이 책을 읽어보면 시인들에 대해 좀더 깊고 넓게 알아가는 시간이 될 것이고, 시가 새롭게 눈에 들어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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