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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오는 그날까지
김종숙 지음 / 스노우폭스북스 / 2019년 10월
평점 :
다른 이의 안부를 묻는다는 것에 대해 진지할 필요가 있다. 대답하는 사람에게 아픔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너무 쉽게 상대방의 개인사를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있다. 나이는 어떻게 되는지, 결혼은 언제 하는지, 애는 언제 낳는지, 애가 있다면 둘째는 언제 낳을 것인지 등등 그렇게까지 궁금한 것도 아니면서 질문을 해댄다. 그렇게 툭툭 던지는 질문에 당황하고 상처입는 사람들도 있다. 이 책의 저자는 난임이다. 아마 아이에 대한 질문 앞에서 한없이 상처를 받았을 것이다. 돌아서서 남몰래 울었던 날들,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난임의 시간을 이 책『네가 오는 그날까지』에서 풀어내고 있다.


이 책의 저자는 김종숙. 어느 날 난임 판정을 받고난 후 난임이라서 겪게 된 수많은 상황과 감정에 상처를 받았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고, 나중이 아닌 지금 행복한 삶을 살기까지 그 모든 과정을 담은 이 책을 통해 저자는 지금 이 순간에도 난임으로 힘들어하고 있을 많은 부부와 예비 엄마에게 위로와 응원을 전한다. (책날개 발췌)
지금 난임의 시간을 보내는 분들에게 제 이야기를 나눠드리고 싶습니다. 당신만 힘든 것이 아니라고 말해 주고 싶습니다. 난임은 엄마가 될 준비 기간이 남들보다 조금 더 긴 것뿐입니다. 이 기다림의 시간을 아기를 맞이하는 준비의 시간으로 비혜롭게 변화시키면 어떨까요? 사랑의 힘으로 더 큰 사랑이 다가올 그날을 기다리면 어떨까요? 아기를 기다리는 시간, 난임의 시간 동안 마주했던 상황들과 감정들을 이 책에 담았습니다. 더 이상 혼자 자책하고 힘들어하지 마시길, 엄마가 될 그날까지 괴로움보다는 행복함이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우리는 잘 지내고 있씁니다. (7쪽_들어가며 中)
이 책은 총 5부로 구성된다. 1부 '가족이란 이름으로', 2부 '난임이라서', 3부 '선택하고 책임지는 마음', 4부 '나는 성장하기로 결심했다', 5부 '언젠가 새로운 생명이 온다면'으로 나뉜다. 행복한 시작, 불안한 임신, 산부인과와 난임 병원, 도돌이표, 온 세상이 캄캄한 날, 나만이 괴로운 나날, 보통의 엄마들처럼, 괜찮은 척, 그만 포기할까? 무시할 수 없는 비용 문제, 왜 아기를 가지려는가, 차곡차곡 하루를 쌓다, 지금만 할 수 있는 일들, 시간의 힘, 부모가 될 준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마음, 파도를 타는 시기, 진정으로 행복한 나, 너를 향해 배를 띄우며 등의 글이 담겨 있다.
프러포즈를 받고 결혼을 하고, 아직 이른 나이라는 생각에 임신은 1년 쯤 후에 하기로 했지만, 피임을 하지 않으면 바로 임신을 할 줄 알았던 그 마음과는 달리, 1년, 2년, 그리고 4년, 시간이 흘러도 자연 임신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얼마나 당황스러웠을까. 그 감정은 이루 말할 수 없이 두렵고 복잡했을 것이다. 저자는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니 스트레스는 극도로 쌓여 갔고, 마음이 가난한 사람처럼 별거 아닌 일에도 화를 냈다고 한다. 시댁에서 아기 이야기를 하면 예민하게 반응하면서 말이다. 저자는 자신의 경험담을 더하지도 빼지도 않고 진솔하게 들려준다. 이 이야기들이 난임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마음의 갈피를 잡게 도와줄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 더 일찍 깨달았다면 덜 괴로워했을 거란 아쉬움이 남아 있습니다. 만약 난임이라는 막연한 두려움의 감정과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분이 계신다면 지금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자세히 들여다보시면 좋겠습니다. 결코 한 번에 읽히지 않습니다. 매일 자신의 감정과 정면 승부를 해 보세요. 그러면 마침내 그 감정과 만나게 될 것입니다. 그 감정의 뿌리를 찾아보고 이해한다면 막연하기만 했던 그 두려움이 작아지거나 없어질 것입니다.
"인생에 두려워할 것은 아무것도 없다. 오로지 이해해야 하는 것이 있을 뿐이다."
제가 두려움이 찾아올 때마다 곱씹는 마리 퀴리의 명언입니다. 두려움이 다가올 때 도망치지 말고 딱 한 발자국만 물러서서 지켜보세요. 한결 편안해지실 겁니다. (31쪽)

우리가 행복하게 살고 그 삶 속에서 아이가 있다면 더 좋은 삶일 것입니다. 처음부터 잘못된 길을 가고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우리 부부는 인생에서 아기가 필수조건인가를 다시 진지하게 되돌아보았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아이의 존재가 우리 행복의 필수조건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더 이상 시간을 끌지 않고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방법만 남았습니다. (63쪽)
저자는 난임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위로를 주고 싶어서 이 책을 썼다고 한다. 나중에 아이를 낳고 나서 이 책을 쓴다고 결심했다면, 이 책 속의 글은 생동감이 덜할 것이다. 현재 난임의 어려운 난관을 거쳐 가고 있는 상태에서 글을 썼기에 이 책이 더욱 와닿는다는 생각이 든다. 난임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마음을 다잡을 수 있는 현실적인 글이 담겨 있는 에세이여서 읽어보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