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의 만찬 - 제9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서철원 지음 / 다산책방 / 2019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은 제9회 혼불문학상 수상작이다. '혼불문학상'은 한국의 혼을 일깨우는 우리시대 대표소설『혼불』의 작가 최명희의 문학정신을 기리며 전주문화방송이 제정한 문학상이다.『난설헌』을 비롯하여 『프린세스 바리』, 『홍도』 등 '혼불문학상 수상작'이라는 타이틀이 붙으니 한 번 더 눈여겨 보게 되는데, 이번에는 호기심을 자아내게 충분한 제목이다. 최후의 만찬이라. 표지의 그림을 보니 내가 아는 그 최후의 만찬이 맞다. 대한민국의 과거, 현재, 미래를 보여주는 역사소설이라는 점에 궁금증이 더해져 이 책『최후의 만찬』을 읽어보게 되었다.


『최후의 만찬』은 환상적인 소설이다. 작가는 자신이 선택한 역사 속의 인물들을 꿈꾸듯이 재창조하고 역사적인 시간을 재구성한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에 등장하는 인물, 시대를 초월하는 설정은 소설과 만나는 독자의 눈을 놀라게 한다. 화가 김홍도의 그림에 대한 이야기, 여주인공과 다산의 깊은 영육의 조우, 그녀가 꿑꾸는 세상은 무지개 같은 결과 무늬를 가지고 있다. 이 소설은 천천히 저작하듯 읽어야 한다. 역사소설은 역사의 몫과 작가의 몫이 있는데, 이 소설의 작가는 작가의 몫을 제대로 하고 있다.

_한승원 (소설가)


 

 

 

 



먼저 소설을 읽고자 페이지를 넘기면 '읽기 전 읽기'가 보인다. '이 소설은 오직 소설로만 읽히길 바란다' 라는 말이 눈에 들어온다. 사실 이런 문장은 소설 속 내용이 소설만은 아닌 느낌이 들 때, 그래서 소설이라는 장치를 사용해야만 할 때 나오기 마련이다. 그래서 내용에 대한 호기심이 더욱 거세졌다. 어디까지 현실이고, 어디가 가상인지, 읽다보면 종종 혼란스러운 느낌이다. 소설은 그 느낌을 알차게 잡아내어 독자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소설의 앞부분을 읽을 때에는 천주교 탄압 당시의 역사를 다룬 소설이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읽어갈수록 작가의 독특한 상상력이 돋보인다. 정약용, 박지원, 김홍도, 홍대용, 장영실, 허균, 정여립, 정조 대왕 등의 실존인물도 적절히 섞어가며 이야기를 생동감 있게 끌어내고 있다. 특히 장영실이 <최후의 만찬> 한곳에 남아있다며 김홍도가 임금에게 말하는 장면은 가히 압권이었다.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지?' 하며 다시 표지 그림을 펼쳐보니, 그런 것도 같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 다시 '읽기 전 읽기'의 경고가 떠오른다. '이 소설은 오직 소설로만 읽히길 바란다'는 것 말이다.

<최후의 만찬>에서 오른쪽 두 번째 유다 타데오란 인물의 인체 비례에 비추어볼 때 장영실의 초상에 그려진 이마와 눈매와 코와 입술의 위치에서 동일인으로 판명되고 있사옵니다. (347쪽)

장영실은 <최후의 만찬>뿐 아니라 다빈치가 그린 인체 해부와 황금분할의 비례에도 남아 있었사옵니다. 우람한 건축과 하늘을 날 수 있는 원반 모양의 설계에도 장영실의 흔적은 남아 있었사옵니다. (348쪽)



얼핏 보면 역사적 사건과 역사적 인물들을 다루고 있는 점에서 넓은 의미에서 역사소설, 혹은 가상 역사소설이라고 할 수 있을 테지만 이 작품은 통상적인 그런 범주로 규정하기엔 무척 어려운 작품이다. 보통 역사소설은 스토리 위주로 구성되어 있어 독자들은 작가가 재구성해 놓은 역사적인 사건이나 인물을 따라 가면 된다. 그런데『최후의 만찬』은 그렇게 호락호락 독자로 하여금 따라오기를 완강하게 거부하고 있다. (431쪽)

그동안 보아오던 역사소설과는 조금 다르다는 것이 이 소설의 장점이자 단점이었다. 그동안의 역사소설이라는 구성에 익숙하던 독자 중 한 명으로서는 읽다가 '엥?' 하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오호, 참신한데.', '특이하다.' 등의 감탄사를 나도 모르게 내뱉고 있었다. 하지만 여기저기에서 통통 튀는 작가의 상상력을 따라가며 생소한 느낌이 드는 것은 이 책이 역사소설이라는 편견 때문인지도 모른다.


톡톡 튀는 느낌의 소설이다. 앞부분만을 보았을 때에는 심각한 역사를 담은 역사소설만으로 생각되었는데, 그것보다는 포괄적으로 보아야할 소설이다. 때에 따라서는 역사적 사실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역사 속 뒷 이야기 혹은 숨겨진 이야기 같은 스토리이지만, 애석하게도 작가가 소설로만 읽히기를 바라는 소설이다. 어느 정도 믿고 볼 수 있는 '혼불문학상 수상작'이라는 점에서 소설 읽기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한 번 읽어보면 좋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